앱으로 버스 하차벨 누르고 지하철 통과하는 '태그리스 시대' 임박
[IT동아 김동진 기자] 자동차의 하이패스처럼, 지하철 게이트를 지나가기만 해도 자동으로 교통비가 결제되는 태그리스(Tagless) 시스템이 최근 서울 경전철 우이신설선 일부 역과 인천지하철 2호선 주안역에 시범 도입됐다. 앞서 경기도도 올해 초 공공버스 일부 노선에 태그리스 페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단말기 접촉이 필요 없는 태그리스 결제 시스템이 대중교통에 전면 도입되면, 소비자의 편의성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양 손에 짐을 든 일반인은 물론,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의 편의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티머니는 최근 서울 우이신설선 삼양사거리역과 북한산우이역, 인천2호선 주안역에 태그리스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인천교통공사는 1년간 해당 시스템을 시범 운영 후 전 역사에 확대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시도 하반기 지하철역 1~2개 노선과 서울 공공버스 20~30대에 태그리스 시스템을 추가할 계획이다.
시민체험단이 지하철 태그리스 시스템 테스트 중
단, 시민들은 아직 태그리스 기능을 활용할 수 없다. 지금은 테스트 기간이라 30여 명의 시민 체험단만 태그리스 기능을 활성화한 티머니페이 앱을 설치해 오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티머니 측은 피드백을 충분히 수렴해 오류 가능성을 제로에 가깝게 만든 후 시민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 체험단이 티머니 태그리스 결제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살펴봤다. 먼저 URL을 통해 태그리스 기능이 포함된 ‘티머니페이’ 앱을 설치 후 기존에 이용하던 교통카드를 ‘티머니페이’에 등록한다. 이후 시스템에 설치된 센서가 인식할 수 있도록 지하철 게이트를 통과하기 전 휴대폰 위치정보와 블루투스 기능을 켠다. 그러면 위 이미지처럼 '태그리스 사용 중'이라는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후 스마트폰을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은 채로 통과하면 결제된다.
티머니 관계자는 “아직 시민 체험단이 인식이나 결제 오류를 보고한 적은 없다”며 “중복 결제 우려를 제기하는 이들도 많은데, 지하철 게이트 안쪽에 센서를 달아 이곳을 통과해야만 결제가 이뤄지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시민 체험단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문제가 발견되면 개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경기도, 도내 일부 버스에 태그리스페이 도입…”인식률 개선, 시스템 홍보 필요” 의견도 나와
경기도는 태그리스 시스템 실증을 지난해 6월부터 3개 노선에서 시작했다. 이후 올해 1월부터 전체 경기도 공공버스 노선 중 총 212개 노선, 1760대의 버스에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도입했다.
경기도를 달리는 버스 중 태그리스 시스템을 도입한 버스의 차량 외부에는 태그리스(Tagless) 스티커가 붙는다. 2층 버스와 양문형 차량은 태그리스 시스템을 지원하지 않는다. 태그리스 버스 노선을 확인하려면, 태그리스페이 앱에 있는 노선 검색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태그리스버스의 현재 위치 정보는 경기버스정보 앱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 버스에서 태그리스 결제를 사용하는 방법은?
먼저 ‘태그리스페이’ 앱을 다운받아 후불 또는 선불 교통카드를 등록한다. 다음으로 스마트폰의 모바일 데이터와 블루투스, 위치정보 설정을 켜고, 태그리스페이 앱에 대한 위치와 전화, 신체활동 권한을 ‘항상 허용’으로 설정한다.
이후 앱에서 태그리스 설정을 ON으로 바꾸고 탑승하면 된다. 아이폰의 경우 단말기에 스티커카드를 부착한 후 탑승 전 태그리스 버튼을 누르고 탑승해야 한다. 태그리스 시스템이 장착된 버스라면 앱으로 하차 벨을 누를 수도 있다. 버스에 사람이 가득해 하차벨을 누르기 어려울 경우, 이 기능을 활용하면 유용하다.
단점도 보였다. 먼저 환승할 때 태그리스 시스템을 탑재한 버스와 버스로 환승하면 그대로 태그 없이 이용 가능하다. 하지만 태그리스 시스템이 없는 버스로 환승할 때에는 반드시 태그해야 환승 처리가 된다. 경기도 버스가 약 1만대 이상인데, 현재 운행 중인 태그리스 버스가 1760대 정도라는 것을 고려하면 환승 시 이용객의 불편이 예상된다.
아직 인식률이 낮고 버스 기사들이 태그리스 시스템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것 같다는 지적도 나왔다. 앱스토어에 게시된 태그리스페이 앱에 대한 최근 사용자 리뷰를 살펴보면 '오류가 발생했을 때 버스 기사에게 문의해도 태그리스 시스템에 관해 잘 몰랐다', '기능이 고장 난 차량을 제보하는 시스템을 추가해야 한다', '인식률을 개선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앱 사용 시 위치와 전화, 신체 활동 정보를 꼭 '항상 허용'으로 설정해야 하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경기도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어떤 버스가 어디에서 기능 고장을 일으켰는지 구체적으로 작성할 경우 빠짐없이 현장에 나가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태그리스 시스템이 탑재되지 않은 버스인데 탑재된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앱 리뷰를 포함한 모든 피드백을 수렴해 지속적으로 시스템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