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의 ESG 금융] RE100을 알아보자(2) RE100을 달성하는 방법은?
E(Environment)·S(Social)·G(Governance). ESG가 화제입니다.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새로 생기는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자와 매출을 관리하기 위해 ESG 경영 전략은 꼭 세워야 합니다. 그러려면 ESG의 범위와 개념을 명확히 하고, 평가 방식과 사례도 철저히 연구해야 합니다.
새로운 분야가 자리 잡을 무렵이면 여러 이익 집단이 난립해 잘못된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왜곡하는 일이 많이 생깁니다. ESG 분야도 그렇습니다. 아직 EGS의 영역과 관련 단어의 뜻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생긴 폐해입니다.
필자는 지난 4년간 국내외 금융, ESG 관련 기관 여러 곳과 일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홍기훈의 ESG금융] 칼럼을 마련해 독자와 소통하려 합니다. 금융 관점에서 경영자가 알아야 할 ESG 이론을 사례 중심으로 소개하겠습니다.
RE100을 알아보자(2) RE100을 달성하는 방법은?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줄임말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로 충당한다는 캠페인입니다. 자료를 찾아보면 2021년 기준으로 구글과 애플, 레고와 메타 등 세계 굴지의 기업 61곳이 RE100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RE100은 모든 전력을 재생 에너지로 충당하자는 캠페인인데, 이를 이미 달성한 위의 기업 61곳은 '재생 에너지만 써서 RE100을 달성한 것'은 아닙니다. 다른 방법으로도 RE100을 달성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현실상 재생 에너지를 100% 쓰기 어려운 우리나라 기업에게는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과연, 우리나라 기업은 RE100을 어떻게 달성 가능할까요?
첫번째. ‘녹색프리미엄’을 지불하는 방법입니다. 전기의 사용자(기업)가 자발적으로 한국전력에 ‘재생 에너지로 생산한 전기의 가격’과 그렇지 않은 ‘전기의 가격’의 차액을 지불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재생 에너지로 생산한 전기의 단가는 그렇지 않은 전기의 단가보다 높습니다. 그래서 사용하려면 추가 요금이 발생합니다. 녹색프리미엄을 지불한 기업은 한국전력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확인서를 발급 받아 RE100의 인증 수단으로 활용 가능합니다.
두번째. ‘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 Renewable Energy Certificate)’를 사는 방법입니다. RE100을 달성하려는 기업은 REC를 REC 거래 플랫폼(한국에너지공단이 운영합니다)에서 사서 K-RE100 등록 시스템에 등록 가능합니다. REC를 등록하면 한국에너지공단이 검토해 재생 에너지 사용확인서를 발급합니다. 이 재생 에너지 사용확인서를 RE100 인증 수단으로 활용하면 됩니다.
세번째. 전력수급계약 ‘PPA(Power Purchase Agreement)’를 체결하는 방법입니다. PPA는 전기를 사려는 기업이 일정 기간 동안 미리 합의한 가격으로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계약을 의미합니다.
이전에도 한국전력이 중개하는 제3자 PPA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2021년 10월부터는 한국전력 중개 없이 발전사와 기업간 직접 PPA가 가능합니다. 직접 PPA로 맞춤형 계약을 하게 된 셈입니다.
네번째. ‘재생 에너지 발전 사업에 대한 지분 참여’입니다. 재생 에너지가 필요한 기업은 재생 에너지 발전 사업에 일부 지분을 투자하고, 해당 사업을 진행하는 발전사와 REC를 계약하거나 PPA를 체결합니다.
이들 REC 계약이나 PPA로 확보한 재생 에너지의 사용 내역은 K-RE100 등록시스템에 등록할 수 있습니다. 등록된 REC를 한국에너지공단이 검토해 재생 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하면, 이를 RE100의 인증 수단으로 활용하면 됩니다. 마지막 다섯번째. RE100 달성을 위해 기업이 ‘재생 에너지를 직접 생산해서 쓰는 것’입니다. 이 역시 재생 에너지 발전 설비를 이용해 생산한 전기를 사용한 후 사용 내역을 K-RE100 등록시스템에 등록하는 원리입니다. 이후 한국에너지공단의 검토와 재생 에너지 사용 확인서 발급, 이 확인서를 RE100 인증 수단으로 활용하는 절차는 앞서 설명한 방법과 같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RE100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지, 달성 방안 다섯 가지를 알아봤습니다. 이어갈 칼럼에서 RE100의 다양한 측면을 더 구체적으로 논의하면서 이해를 도우려 합니다.
글 /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대 교수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학교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이자 메타버스금융랩 소장입니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습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 위험관리, ESG금융, 대체투자입니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적으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리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