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친환경’에 고민 큰 중소기업들, 돌파구는 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고자 하는 건 모든 기업의 소망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일정수준 이상의 품질을 갖춘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어야 하고,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마케팅 능력도 갖춰야 한다.
그런데 요즘은 여기에 또 하나의 조건이 추가되었다. 바로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이다. 단순한 재무적 성과를 넘어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개선까지 반영한 ‘착한’ 기업이 되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특히 친환경 분야의 경우, 이를 실천하지 않는 기업이 실질적인 불이익을 볼 수도 있는 상황이 구체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RE100(Renewable Energy 100)’이다. 이는 기업에서 소비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자 하는 국제적 규모의 기업 협약이다. 여기에 참여한 기업은 직접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거나 재생에너지 생산자로부터 공급인증서를 구매해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다.
이미 세계 주요 기업이 RE100에 참여 중이며, 구글이나 애플, BMW 등의 일부 기업은 협력사에도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친환경 행보에 동참하지 않는 기업은 산업 생태계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의미다. KDI 정책대학원과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21년에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 기업들이 2040년까지 RE100에 가입하지 않으면 반도체 수출이 30%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분위기가 일부 기업, 특히 중소기업들에게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친환경을 추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이득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비용이나 인력의 추가적인 투입이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친환경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는지, 어디와 협력해야 하는지를 몰라 어려움을 겪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최근에는 중소기업의 친환경 행보를 돕는 제도 및 프로그램이 정부나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으며, 친환경 비즈니스를 좀 더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나 서비스를 출시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작년 1월,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형 RE100 제도를 발표했다. 이는 국내 전기이용자가 공급인증서 구매나 자가 발전, 제3자와의 협력 등의 방법으로 재생에너지 이용에 참여하면 한국에너지공단을 통해 재생에너지사용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제도다. 해외 기관을 통하지 않고도 국내에서 RE100을 달성할 수 있어 중소기업의 친환경 행보에 큰 도움이 된다.
친환경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대기업들의 행보도 눈에 띈다. 이달 초, 포스코, 현대제철, 한국철강협회, IBK기업은행은 ‘철강 ESG 상생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 철강업계 중견·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이들의 ESG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펀드다. 총 1500억원 규모이며, 기존의 포스코, 현대제철 협력사가 아니어도 해당 펀드를 이용할 수 있다.
전통적 산업 기반을 가진 기업에 친환경 비즈니스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생산된 친환경 솔루션을 수요 기업에 공급하는 플랫폼도 주목받고 있다. 맞춤형 친환경 포장재 플랫폼 ‘칼렛스토어’가 대표적인 사례다.
칼렛스토어를 운영하는 ‘칼렛바이오’는 다양한 포장재 생산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플라스틱 테이프 사용이 필요 없는 친환경 포장재 ‘에코날개박스’, 재활용성이 우수한 보냉/보온/완충 포장재 ‘칼렛에어’등의 제품을 선보였다. 친환경 포장재를 원하는 수요 기업은 칼렛스토어를 통해 필요한 맞춤형 제품을 온라인으로 비대면 주문할 수 있다.
칼렛바이오의 권영삼 대표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ESG 경영은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만큼, 친환경 관련 컨설팅이나 아이디어 공유를 원하는 중소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생산 시설은 있으나 친환경 제품의 디자인이나 판로가 마땅치 않은 전통적 기업, 그리고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적용하기에 적합한 맞춤형 친환경 솔루션을 원하는 중소기업을 서로 연결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역시 한층 각광받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