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신상공개] 드라이하며 잔머리 잡는다, 다이슨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가전 제품의 가격이 가장 높은 시점은 원래 신제품으로 출시됐을 때다. 이후부터는 연식이나 기술력 등이 노화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대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특별한 기술력이 담겨있거나,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품귀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가격에 변동이 없거나 오르기도 한다. 그래서 일부 제품은 돈주고도 못구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고, 종종 권장 소비자 가격보다 소매가가 훨씬 비싸게 형성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다이슨의 에어랩 스타일러가 대표적인 사례다. 2018년 출시된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는 곡면의 접선 방향으로 분사된 제트 기류는 표면에 밀착되어 흐르는 현상인 코안다 현상을 응용한 헤어 스타일링 기기로, 기존의 헤어 드라이어나 고데기와 다르게 모발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머리 볼륨이나 컬을 간단하게 만들 수 있어 출시 직후부터 꾸준히 인기를 얻은 제품이다. 하지만 특별한 기술을 활용하다보니 대체재가 없고, 또 공급 대비 수요가 넘치면서 출시 이후 소매 가격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코로나 19로 인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에 정체가 생긴 이후부터는 공급 불안이 더욱 심화됐고, 이로 인해 다이슨은 출시 4년만에 에어랩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기존 59만 9천 원대에서 64만 9천 원대로 조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식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재고가 없는 상황이여서 이를 악용한 소매점들이 웃돈을 얹거나, 결제부터 받고 파는 등 잡음을 일으켜왔다. 다이슨 데모 스토어가 개점하는 시간에 맞춰 에어랩을 사기 위해 달려가는 소위 ‘오픈런’도 자주 일어났다.

다이슨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 컴플리트(좌)와 다이슨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 컴플리트 롱(우). 출처=다이슨
다이슨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 컴플리트(좌)와 다이슨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 컴플리트 롱(우). 출처=다이슨

다행히 다이슨이 에어랩의 공급 문제를 잠깐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해법을 내놨다. 기존 다이슨 에어랩의 스타일링 툴을 재설계한 2세대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출시된 다이슨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는 기존 에어랩의 스타일링 툴에 적용된 코안다 효과를 강화하고, 더 기능적인 면을 강조한다. 일단 기존 에어랩에 있던 프리 스타일링 드라이어가 코안다 스무딩 드라이어로 교체된다. 기존의 프리 스타일링 드라이어는 스타일링 전 준비 및 건조 용도로 사용됐지만, 코안다 스무딩 드라이어는 코안다 효과를 활용해 드라이는 물론 잔머리를 감춰주는 기능이 통합돼있다.

코안다 스무딩 드라이어를 프리스타일 모드로 설정하면 기존의 다이슨 에어랩보다 젖은 모발을 더 빠르게 말릴 수 있다. 또한 스무딩 모드를 활용하면 잔머리와 부스스함을 최대 58%까지 줄여 매끄럽고 윤기 있는 스타일로 마무리할 수 있다. 잔머리는 건조한 스트레이트 헤어의 한 섹션이 1회 사용 시를 비교한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머리를 정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새로 출시된 멀티 스타일러 코안다 스무딩 드라이어의 기능 설명. 출처=다이슨
새로 출시된 멀티 스타일러 코안다 스무딩 드라이어의 기능 설명. 출처=다이슨

또한 양쪽 스타일링을 위해 방향을 바꿔 끼워야 했던 에어랩 배럴도 교체 없이 하나로 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배럴로 교체된다. 새 배럴에는 회전 가능한 팁이 삽입돼있어 방향을 바꿔서 사용할 때마다 배기 방향을 바꿔서 쓰면 된다. 처지는 모발에 볼륨감을 주는 소프트 스무딩 브러시와 굵고 곱실거리는 모발을 정리하는 하드 스무딩 브러시도 코안다 효과가 더욱 강하게 적용된다. 말아서 볼륨감을 주는 라운드 볼륨 브러시는 기존과 동일하다.

다이슨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는 6월 21일부터 다이슨 공식 홈페이지와 데모 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권장 소비자 가격은 69만 원대로 책정됐다. 색상은 니켈/코퍼와 푸시아/니켈, 코퍼/니켈, 블루/코퍼 중 선택할 수 있다.

품귀 현상 겪은 에어랩,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듯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 1세대 제품은 몇년간 꾸준히 품귀 현상을 빚었다. 그러다보니 웃돈을 주고 구하거나 소매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등의 일이 많았다. 출처=다나와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 1세대 제품은 몇년간 꾸준히 품귀 현상을 빚었다. 그러다보니 웃돈을 주고 구하거나 소매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등의 일이 많았다. 출처=다나와

2세대인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의 출시로 인해 그간 정체돼왔던 에어랩 품귀 현상은 잠시나마 해소될 전망이다. 특히 신제품으로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구형 제품의 가격이 자연스레 떨어지는 경우도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신제품 효과도 잠깐일 뿐,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 역시 1세대 제품과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일단 1세대 제품조차 재고가 없어서 웃돈을 주고 구매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해당 수요가 모두 2세대 제품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2세대 제품의 공급이 원활해서 수요를 모두 해소한다면 모를까, 지금의 시장 상황으로써는 그럴 가능성이 적다. 그러다 보면 품절이 반복되고, 또다시 소매점에서 웃돈을 주고 판매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미 오픈마켓에서는 해외 구매대행으로 다이슨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를 110만 원대에 팔고 있다.

다이슨 에어랩 시리즈는 다이슨 고유의 기술로 제작된 제품이라 시장에 대체제가 없다. 수백 가지 선택권이 주어지는 헤어 드라이어 등과 다르게 다이슨 제품만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에어랩 스타일러를 손해보지 않고 구매하고 싶다면 가급적 신제품 출시 효과로 재고가 있는 시점에 구매하는 게 좋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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