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자동 축 잠금에 1.8인치 OLED가 핵심, DJI 로닌 RS 3 프로
[IT동아 남시현 기자] 짐벌(Gimbal)은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할 때 결과의 흔들림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로, 전자식으로 제어되는 물리적 자세 보정장치가 탑재된다. 최근 출시되는 대다수 카메라나 스마트폰은 광학식 이미지 안정장치(OIS)가 장착돼 미세한 떨림은 충분히 잡아내고, 전자식 보정을 동영상에서의 큰 흔들림도 잡지만 여전히 완벽하진 않다. 특히 카메라를 들고 달리거나 구도를 극적으로 바꾸는 경우까지 보정되진 않는다. 이런 상황에 사용되는 장치가 짐벌로, X축과 Y축, Z축을 모두 보정해 높낮이나 회전, 각도 등이 변하더라도 구도를 유지한다.
대중적으로는 스마트폰에 연결해서 쓰는 짐벌이 잘 알려져 있지만, 영상 전문가들 역시 짐벌을 활용한다. 스마트폰용 짐벌과의 차이점이라면 거치 중량이 영상용 카메라를 거치할 수 있도록 kg 단위며, 자세 제어나 안정성 등의 수준도 차원이 다르다. 또한 촬영에 필요한 다양한 부가 기능이나 액세서리 등을 장착할 수 있는 호환성도 갖춘다. 현재 이 시장에서는 DJI만이 제대로 된 영상 전문가용 짐벌을 제작하고 있는데, 지난 16일에 세 번째 고성능 짐벌인 DJI RS 3 및 RS 3 프로, 그리고 영상 무선 전송 및 원격 짐벌 제어를 지원하는 DJI 트랜스미션(Transmission)을 함께 공개했다. 새롭게 고성능 짐벌의 자리를 꿰찬 DJI 로닌 RS 3 시리즈를 직접 활용해봤다.
자동 축 잠금에 3세대 RS 안정화 알고리즘 지원
DJI RS 3 및 RS 3 프로는 미러리스부터 소형 시네 카메라까지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용 짐벌이다. 전작인 RS 2 시리즈의 경우 최대 하중 4.5kg인 RS 2와 3.0kg인 RSC 2로 각각 나뉘었는데, 이번 RS 3 프로와 RS 3 역시 동일하게 각각 하중이 4.5kg과 3.0kg이다. 최대 하중이 4.5kg인 RS 3 프로는 레드 코모도에 RF 24-70mm F2.8 혹은 BMPCC 6K PRO에 EF 24-70mm f2/8, 소니 FX6에 24-70mm f2.8정도까지 권장된다. 또 3.0kg인 RS 3는 A7M4에 FE 24-70mm F2.8 혹은 캐논 R5/6에 RF 24-70mm F2.8 정도가 권장된다. 하지만 기존 RSC 2의 경우 미세 교정을 지원하지 않는다거나 블루투스 셔터 등이 지원되지 않는 등 보급형에 가까운 제품이었지만, RS 3는 하중만 3.0kg이며 구체적인 성능과 재원은 RS 3 프로와 마찬가지로 고급 하드웨어를 채용하고 있다.
고성능 버전인 DJI RS 3 프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RS 3 프로는 짐벌과 배터리 그립, 퀵 릴리즈 플레이를 포함한 무게가 1.5kg의 짐벌로, 전작보다 더 가볍고 강성이 좋아진 탄소 섬유 소재와 1.8인치 OLED 풀 컬러 터치스크린을 채택했다. 또한 RS 3 및 RS 3 프로 모두 전작에 없었던 자동화 축 잠금장치 해제 기능이 지원되며, 블루투스 셔터와 짐벌 모드 스위치가 추가됐다. 안정화 기능인 RS 안정화 시스템 알고리즘은 한 단계 더 상승했으며, 퀵 릴리즈 플레이트의 위치를 자동으로 인식해 빠른 초기 촬영을 지원한다.
처음 RS 3 프로를 손에 쥐고 시동을 걸었을 때 느끼는 기능은 바로 자동화 축 잠금장치 해제 기능이다. RS 2를 포함한 이전 세대 짐벌들은 사용 후 자세 고정을 위해 수동으로 각 축의 잠금장치를 해제해줘야 했고, 사용이 끝나면 다시 체결해야 했다. 따라서 촬영 중 전원을 껐다 켰다를 반복하면 계속 잠금장치를 걸어야했다. 하지만 RS 3와 RS 3 프로 모두 잠금장치가 자동으로 해제되고 체결된다. 사용자가 전원을 넣으면 자동으로 모든 축 잠금이 해제되며 안정 자세를 취하며, 전원을 끄면 자동으로 짐벌이 접히며 잠금장치가 체결된다. 덕분에 촬영의 연속성과 기동성이 크게 향상됐고, 체결 중 카메라나 부속이 걸리면 걸린 상태로 꺼지기 때문에 따로 파손 위험도 없다.
인터페이스에 변화, 실사용 시간은 3~4시간 정도
디스플레이와 인터페이스에서도 변경점이 있다. RS 3와 RS 3 프로 모두 새롭게 1.8인치 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며, 터치 방식으로 제어된다. 전작에서는 1.4인치 LCD 혹은 1인치 흑백 디스플레이였다. 덕분에 터치 기능을 활용해 액티브트래킹이나 타임랩스 등의 주요 기능을 실행하기 편리해졌다. 게다가 디스플레이와 짐벌을 연결하면 1.8인치 디스플레이로 화면을 볼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또한 안정적인 자세를 돕는 새로운 브리프케이스 핸들이 기본으로 제공돼 이전 세대보다 훨씬 더 안정적으로 카메라를 운반할 수 있다. 이중 RS 3 프로는 차량용 마운트와 스테디 캠, 슬라이더, 케이블 캠, 지브 크레인과 연동해서 쓸 수 있다.
배터리는 RS 3 프로와 RS 3의 용량과 크기가 각각 다르다. RS 3 프로의 최대 작동 시간은 12시간이며, 충전 시간은 24W 충전기 사용 시 1.5시간이다. 반면 RS 3의 동작 시간은 동일하게 12시간이지만 충전 시간은 18W 기준 약 2.5시간으로 더 길다. 두 장치 모두 충전 중 촬영을 지원하며, 배터리 하단에 USB C형 단자가 있어 걸리지 않고 충전하며 쓸 수 있다. 다만 실제 사용 시간은 이보다 짧다.
무게가 각각 660g과 700g인 캐논 EOS R과 RF 24-105mm F4L IS USM을 장착하고 활용한 결과에서는 약 세 시간이 지났을 때 배터리가 30% 정도 남았다. 이때 카메라의 무게 중심을 세밀하게 교정하지 않아 계속 부하가 걸려있었던 점, 촬영 중 트랜스미터나 LiDAR 포커스 시스템, 레이븐아이 등을 모두 활용하고 계속 켜진 상태로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사용 시간은 기종에 따라 2시간에서 6시간까지 다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 눈높이에 맞게 더 다양해진 주변 기기
짐벌 주변 기기는 DJI RS 3 프로의 핵심이자 최대 업그레이드 요소다. RS 3 프로는 기존에 있던 스마트폰 무선 화상 전송 장치인 레이븐아이와 포커스 모터를 지원하는 건 물론, LiDAR 포커스 시스템과 DJI 트랜스미션을 지원한다. LiDAR 포커스 시스템은 로닌 4D에 탑재된 거리 측정기를 외장형으로 옮긴 장치로, 14m 이내에서 4만 3200개의 포인트로 측정한다. 여기에 최대 토크는 3배 강해지고 가청 소음은 50% 감소한 신형 포커스 모터와 조합하면 수동 모드를 정밀한 자동 초점 렌즈로 쓸 수 있다.
아울러 최대 50Mbps의 비트 전송률로 1080p 60프레임 영상 전송을 지원하는 O3 프로 기술을 채택해 원격으로 화상 전송과 짐벌 제어를 모두 수행할 수 있다. 짐벌 하단에 비디오 트랜스미터를 장착한 다음 짐벌과 연결하고, 디스플레이와 무선으로 연결하면 짐벌을 직접 들지 않고도 장치를 제어할 수 있다. 측면에는 로닌 4D와 동일한 핸들을 장착할 수 있어서 조그 다이얼이나 모드 기능도 무선으로 수행할 수 있다. 모니터는 마이크로 SD 슬롯이 있어서 현장에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의 메뉴를 원격으로 제어하는 기능도 제공된다.
최고의 짐벌을 원하는 전문가를 위한 제품
초창기 짐벌은 영상 촬영에 있어서 가히 혁신적인 물건이었다. 카메라의 손떨림 방지 기능이 떨어지더라도 완성도 높은 영상을 만들 수 있고, 원래라면 정상적인 촬영이 어려운 역동적인 상황도 촬영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그런데 짐벌 기술 자체는 대단한 기술이 아니다 보니, 새 제품이 출시되더라도 처음과 같이 혁신적이라는 반응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결국 제조사들은 고성능보다는 접근성이 좋은 제품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마저도 출시 주기가 길어지고 있다. 하지만 DJI만큼은 달랐다. DJI는 일반 소비자용 짐벌이나 드론은 물론, 산업용 드론이나 시네마 카메라 등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으며, 전문가용 짐벌 역시 제대로 만들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DJI 로닌 RS 3와 RS 3 프로, 그리고 디지털 트랜스미터만 봐도 그렇다. 기존의 RS 2 역시 좋은 제품이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높은 안정성과 기능, 새로운 액세서리와 호환성 확보 등을 추구한 제품이다. 게다가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하도록 RS 3는 63만 원대에 출시하고, 탄소 섬유와 고성능 하드웨어가 포함된 RS 3 프로는 116만 원대에 출시한다. 전작과 비교하면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기동성과 활용도를 생각하면 납득할만한 수준이다. DJI 트랜스미션은 오는 9월부터 주문할 수 있으며, 전문가용 제품인 까닭에 가격은 284만 원으로 비싸다. 짐벌은 브이로그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물론, 독립 영화부터 극장가까지 폭넓게 쓰이는 물건이다. 꾸준히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제품을 내놓는다는 점 자체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