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부터 70대까지, 나이/직업 다양한 일상의 발명가들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지난 14일 서울 63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는,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하는 '제 57회 발명의 날' 기념식 행사가 열렸다.

발명의 날은 1441년(세종 23년) 5월 19일(음력 4월 29일) 세종대왕이 측우기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날은 기념해, 발명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발명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1957년부터 기념일로 제정됐다.

이에 발명의 날 기념식은 특허청(청장 이인실)이 주최하고 한국발명진흥회(회장 권오현)가 주관하는 연내 국가 행사로, 이번 기념식에서는 발명유공자 총 79명을 선정해, 훈/포상을 시상했다.

올해 기념식에서는 산업훈장과 산업포장, 대통령표창 등 산업훈장, 산업포장, 대통령표창 등 총 발명품 79점에 대한 시상과 '올해의 발명왕' 1인 선정이 이뤄졌다. 수상자들 중 화제가 됐던 부분은 최고령 수상자와 최연소 수상자의 나이 차이다. 최고령 수상자는 74세, 최연소 수상자는 16세로 무려 58년 차이다.

제공=한국발명진흥회
제공=한국발명진흥회

학생발명가로 이름을 올린 학생 3명 모두 10대 여학생으로, 몸이 불편하고 힘든 이웃을 돕기 위한 창의적인 발명활동을 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진주 문산중학교 3학년인 장슬기 학생은 올해 최연소 수상자다. 초등학교 때부터 교내외 학생발명 특허에 대한 관심이 많아 발명 활동을 계속 해오고 있다. 사용이 편리한 독서대를 비롯해, 버스 승하차 사고 예방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등 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하려 노력해 경제인연합회회장상, 중소기업중앙회회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버스 출입문에 옷이나 가방 등이 끼어도 쉽게 빠질 수 있도록 버스 출입문을 새로 고안했고, 버스 승하차 시 조심/경고 문구를 비추는 고보라이트를 개발한 바 있다. 또한 촉각과 청각만으로 바둑돌의 색을 구분하고, 바둑돌을 어디에 두었는지 알 수 있는 ‘흩어지지 않는 시각장애인용 바둑’을 발명하고 특허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수원 매원고등학교 3학년 이연희 학생은 아동 돌보기 봉사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와 관련된 다양한 발명품 제작에 기여한 공로로 수상자가 됐다. 탁구대 상판 4면 모서리 부분에 종이컵 크기의 구멍을 만들고 그 안에 탁구공을 넣게 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장소의 제한 없이 신체 활동량을 늘릴 수 있는 제품을 발명했다. 칫솔 손잡이 부분에 모니터를 부착해, 칫솔모 속 내장 센서를 통해 입속의 산도와 충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발명품을 만들기도 했다.

익산 함열여자고등학교 3학년 오소연 학생은 국내의 다수 발명대회에 참가해 학생발명가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발명인재다. 노약자 및 장애인들이 재활치료나 이동 시에 평지가 아니라도 원활하게 오갈 수 있도록, 4개의 다리 길이를 각각 조절 가능한 보행보조기를 발명했다.

또한 노약자가 사용하는 지팡이를 변형해, 관절이 꺾이면 보조 지지대가 나오도록 설계한 지팡이는 특허 출원 등록도 진행했다. 특히 특허 출원과 관련해 '학생 무료 변리 서비스'를 자신의 사례로 학생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 준 공로도 인정받았다.

오소연 학생의 보조보행 발명품, '계단 타는 워커' (제공=한국발명진흥회)
오소연 학생의 보조보행 발명품, '계단 타는 워커' (제공=한국발명진흥회)

한편 올해 최고령 수상자는 박남주(74세) 씨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을 수상했다. 그 동안 발명특허대전에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특허청장상 수상은 물론, 제네바 국제발명전시회 금상, 월드 패키징 대전, 아시아 패키징대전,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등을 수상한 천생 발명가다. 기업의 위상과 국가경쟁력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금번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원터치 분사구조 및 용기 재사용을 위한 원터치 리필 구조의 휴대용 미스트 제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올해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는 이색 직업의 수상자도 눈에 띄었다.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이덕규 경사(42세)는 경찰청 내에서도 발명왕으로 통한다. 특히 치안 현장의 아이디어를 선발하는 국민안전 발명 챌린지를 통해 4년 연속 수상하며 국민안전과 치안발전에 이바지해왔다.

이덕규 경사의 폭발물 처리 로봇 발명품 (제공=한국발명진흥회)
이덕규 경사의 폭발물 처리 로봇 발명품 (제공=한국발명진흥회)

그는 다기능 폭발물 처리 로봇과 방폭 블록, 휴대용 방폭 장비, 텅스텐 소재의 인명구조용 휴대장비 '레스큐 펜' 등을 발명했다. 중국 어선들의 범법행위를 막고 우리 어족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안전하게 와이어를 절단하는 와이어 절단장비도 국민안전과 치안을 위한 그의 발명품이다. 이 경사는 수상 상금을 21년, 22년 연속 전액 인명구조 업무 중 순직한 동료 유가족에게 기부해 주위에 감동을 전했다.

환자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기능성 제과제빵 제품 개발로, 특수영역의 식품 다양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은 권순만 씨는 현직 제빵사다.

환자가 먹으면 안되는 재료를 넣지 않고도 충분히 맛있는 빵과 과자류를 개발했으며, 환자에 따라 적합 또는 부적합한 재료를 선택할 수 있는 개인별 맞춤 제작 시스템과 전국의 환자들이 택배 배송으로 편리하고 안전하게 제품을 구매하는 시스템을 발명해 지식재산권을 획득했다.

한국발명진흥회 손용욱 상근부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발명가가 존경 받고 산업과 시대를 이끌 수 있는 토대와 인프라가 구축되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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