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크리에이터 눈높이에 맞춘 노트북, 에이수스 젠북 X14 OLED
[IT동아 남시현 기자] 노트북 프로세서의 소비전력은 노트북의 성능과 배터리 효율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소비전력이 높으면 성능은 향상되지만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고, 소비전력이 낮으면 그 반대다. 10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까지는 노트북 프로세서의 소비전력이 15W 수준이었지만, 작업 환경의 변화와 전력 효율의 향상 덕분에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부터는 28W로 열 설계 전력(TDP)이 변경됐다.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부터는 15W급 U 시리즈와 28W급 P 시리즈로 라인업을 이원화해 소비자 선택권을 늘렸다.
두 라인업 중에서도 핵심이 되는 제품군은 28W급 P 시리즈다. P 시리즈는 얇고 가벼운 노트북 조건을 충족하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하는 환경을 위한 제품군이다. 최근 노트북 작업 환경이 단순 문서 작업을 넘어서 사진이나 영상 편집, 3D 렌더링 등 더 많은 프로세서 자원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12세대 인텔 코어 i5-1240P를 탑재한 에이수스 젠북 14X OLED(모델명: UX5400)를 기반으로 최신 노트북의 성능과 활용도를 짚어본다.
인텔 i5-1240P 기반의 고효율 노트북, 에이수스 젠북 14X OLED
에이수스 젠북 14X OLED는 28W급 12세대 인텔 코어 i5-1240P 프로세서가 탑재된 에이수스의 프리미엄 급 비즈니스 노트북이다. 프로세서는 4개의 성능 코어와 8개의 효율 코어가 조합돼 고성능과 저전력 환경에 맞춰 동작하며, 인텔 아이리스 Xe 그래픽과 엔비디아 지포스 MX550을 조합해 휴대성과 3D 성능을 적절히 챙겼다. 메모리는 16GB LPDDR5 모델이 BGA(보드 부착)식으로 탑재돼있고, 저장공간은 마이크론 3400 512GB NVMe SSD가 탑재된다.
프리미엄 급 제품인 만큼 외관 및 디자인은 내구성이 좋은 금속 재질이 대거 사용됐고, 색상은 진한 회색인 파인 그레이와 연한 계열의 라일락 미스트를 선택할 수 있다. 상단은 에이수스 로고를 중심으로 원형 브러시 패턴이 적용돼있으며, 노트북 하단과 상판 팜레스트도 모두 금속 재질이 사용됐다. 그러면서도 테두리는 깔끔하게 마감 처리돼 유격이 없고 부드럽게 만져진다. 또한 화면을 젖힐 때 하판이 들리면서 흡기 효율과 키보드 각도를 모두 잡아주는 에르고 리프트도 적용돼있다. 크기는 14인치 디스플레이지만 화면대 본체 비율이 92%로 높아서 13.3인치에 가까운 느낌이고, 무게는 1.4kg으로 휴대하기에 부담 없는 수준이다.
디스플레이는 각 소자가 개별적으로 발광하는 OLED 패널이 사용됐다. OLED는 암부를 표현할 때 소자가 꺼지기 때문에 검은색을 완전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일반 LCD 모니터는 백라이트가 계속 켜진 상태를 유지해서 검은색을 봐도 하얗게 뜬 느낌이 난다. 또한 응답 속도가 극도로 빠르며, 두께도 얇게 만들 수 있어 고성능 노트북에 제한적으로 활용된다. 리뷰용으로 사용된 에이수스 젠북 14X OLED에 사용된 패널은 16:10 비율의 14인치 2.8K(2880x1880) 해상도가 사용됐으며, 주사율도 90Hz로 저사양 제품보다 30Hz 더 높다.
휘도는 최대 550니트에 달하며, 색재현력은 미국 영화산업 표준인 DCI-P3를 100% 충족해 전문가용 영상 편집에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VESA 디스플레이 HDR 500 트루 블랙 인증과 팬톤 교정, TUV 라인란드로부터 아이 케어 디스플레이 인증을 취득했으므로 일반 사무용 제품보다 조금 더 디스플레이 신뢰성이 높다.
또 하나의 특징은 터치패드에 탑재된 스크린 패드다. 원래 트랙패드는 마우스 조작 용도로만 활용되지만, 에이수스 젠북 14X OLED는 이 부분에 디스플레이를 넣어 활용도를 조금 더 끌어올렸다. 스크린 패드는 일반 마우스 기능은 물론 손 글씨나 넘버 패드, 앱 바로가기 등을 지정할 수 있으며, 밝기나 배경, 해상도까지도 조절할 수 있다. 해상도는 1000x500 혹은 2160x1080의 높은 해상도도 적용할 수 있다. 확장 디스플레이로 취급되는 만큼 일반 모니터 화면을 동일하게 구현할 수 있으며, 유튜브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 화면을 축소시켜 적용하는 등으로 응용할 수 있다.
외부 입력 인터페이스는 사무 작업에 필요한 최소 수준으로 맞춰져 있다. 좌측에 USB 3.2 단자가 하나 배치돼있고, 우측에 HDMI 2.0 단자와 오디오 단자, 2개의 썬더볼트 4 단자, 마이크로 SD 슬롯이 있다. 이중 썬더볼트 4 단자는 노트북 충전을 비롯해 디스플레이, 외부 저장 장치, 고속 인터넷 연결 등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만능 단자다. 즉, 인터페이스의 확장성은 충분하지만 기본 단자만 놓고 본다면 조금 부족하다. 필요할 경우 USB-C형 허브를 같이 휴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
12세대 인텔 코어 i5-1240P의 성능 자체는 휴대용으로 부족함이 없다. CPU의 성능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 블랜더 3.1과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를 각각 실행해 점수를 수치로 확인해봤다. 블랜더 3.1에서 에이수스 젠북 14X OLED가 분당 처리한 프레임은 몬스터 46.71프레임, 정크숍 26.29프레임, 클래스룸 23.44프레임으로 총합 96.44다. 3D 렌더링 시 성능은 AMD 라이젠 5 3500X와 비슷하고, 인텔 코어 i7-6700K보다는 확실히 좋다. 물론 테스트 자체는 단 시간에 이뤄졌으므로 장시간에 걸친 작업 시에는 이보다 성능을 낮게 보아야 한다.
게이밍 성능을 테스트하는 파이어 스트라이크에서는 그래픽 점수 5543점, 물리 점수 8309점을 획득했는데, 인텔 코어 i5-7600과 비슷하고 라이젠 5 2400G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2016년 출시된 라이즈 오브 더 툼 레이더를 실행한 결과에서는 1080p 해상도 높음 옵션에서 33.09프레임을 유지했다. 옵션을 더 낮춘다면 40~50프레임까지도 가능한 수준이다. 최신 게임은 아니므로 무난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는데, 비교적 출시가 지난 게임이나 사양이 높지 않은 온라인 게임 정도까지는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동급의 프로세서를 갖춘 14인치 노트북들과 비교해 배터리가 상당히 짧다. 에이수스 젠북 14X OLED는 14인치로는 크지 않은 63W 배터리가 장착돼있는데, 여기에 최대 밝기 시 소비전력이 높은 OLED 패널에 28W 프로세서, 외장 그래픽인 MX550까지 합쳐졌기 때문이다. 테스트는 웹서핑, 화상회의, 문서 작업, 3D 렌더링 등을 반복적으로 수행해 실사용 시간을 측정하는 PC마크: 모던 오피스를 실행했고, 밝기는 50%에 배터리 효율을 ‘균형잡힌’으로 설정했다. 이 상태에서 에이수스 젠북 14X OLED의 사용 시간은 4시간 56분으로 기대보다 짧은 편이다. 대신 밝기를 조금 더 낮추고, ‘최고의 전원 효율성’ 상태로 운용한다면 8시간 정도는 쓸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 사무용보다 한 단계 높은 성능을 원한다면
에이수스 젠북 14X OLED는 일반 사무용 노트북으로는 성능의 한계를 느끼는 작업환경을 위한 제품이다. 때문에 배터리 성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경우가 아니라, 사진이나 영상 편집, 일러스트레이트, 3D 작업 등을 동반하는 사용자에게 적절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디스플레이부터 DCI-P3 100%를 지원하는 OLED 패널이 사용됐고, 프로세서와 그래픽 카드도 i5-1240P에 지포스 MX550으로 15W급 초경량 모델보다는 성능이 좀 더 좋다. 배터리 성능이 짧다는 단점은 있지만 배터리 안배 시 한나절 이상은 버티니 크게 문제 되진 않는다.
주목할만한 점은 가격이다. 에이수스 젠북 14X OLED의 가격은 158만 원대로, 윈도우 11과 최신 프로세서 및 외장 그래픽, 금속제 디자인과 스크린 패드, 썬더볼트 4 단자 등을 고려하면 저렴한 가격대다. 12세대 인텔 코어 i5 P 시리즈에 윈도우만 포함된 보급형 제품도 112만 원대인데, 프리미엄 급 구성에 160만 원을 넘지 않으니 말이다. 문서 작업보다 조금 더 높은 성능과 우수한 디스플레이를 갖춘 제품이 필요하다면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