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계획이 곧 신뢰도'··· 전문가일수록 나스(NAS)를 써야 하는 이유는?
[IT동아 남시현 기자] 디지털 콘텐츠의 저장 매체는 크게 세 가지다. 하드디스크와 SSD, 그다음이 클라우드다. 하드디스크는 투자 대비 저장공간이 많은 대신, 속도가 느리고 공유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 SSD는 속도는 빠르지만 투자 대비 저장공간이 적고, 또 오류를 일으켰을 때 복구가 아예 불가능한 게 단점이다. 클라우드는 공유가 간편하고, 안전하게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지만 정기적으로 비용이 투입되고, 또 인터넷이 연결돼있어야만 활용할 수 있다. 투자 대비 저장공간도 적다.
디지털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면 이 세 매체 중 하나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을 텐데, 문제는 백업 방식이다.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추가적인 수단을 마련했느냐다. 만약 백업 계획도 없이 데이터를 저장했다가 중요한 자료라도 소실되는 경우에는 금전적인 피해는 물론, 사업의 신뢰성까지 흔들리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전문가일수록 문제가 생겨도 복구 가능성이 있는 하드디스크를 사용하면서, 이를 네트워크와 연결해 관리와 공유를 동시에 해결하는 NAS(Network Attached Storage)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콘텐츠 크리에이터일수록 NAS를 활용해야 하는 이유를 짚어본다.
네트워크로 자료 공유, 백업 플랜도 다채로워
NAS(이하 나스)는 네트워크를 활용한 저장장치로, 외장 하드디스크에 LAN 케이블을 꽂아 활용하는 방식이다. 구성에 따라 최소 한 개에서 열댓 개의 하드디스크를 장착하는데, 개인 혹은 소규모 사업 수준에서는 2개~6개의 나스가 주로 활용된다. 나스는 앞서 하드디스크의 장점인 투자 대비 저장공간이 많은 점을 그대로 살리면서, 클라우드와 마찬가지로 네트워크로 데이터를 저장 및 공유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전송 속도가 느린 점은 어쩔 수 없지만, SSD처럼 데이터가 증발하는 등의 문제는 없으므로 일반적으로 쓸 수 있는 저장 수단 중 가장 안전하고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콘텐츠 크리에이터 역시 나스를 활용했을 때 데이터의 확장성이 극대화한다. 나스를 활용하게 되면 네트워크를 통해 노트북, 스마트폰을 활용해 데이터에 즉시 접촉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를 소개한다거나, 데이터 중 일부분을 즉석에서 찾아서 보여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운영체제로 동작하기 때문에 일반 저장장치보다 보안 문제에 있어서 훨씬 안전하다. 특히나 대용량의 자료를 공유할 때에도 네트워크 접근 권한만 부여하면 되고, 저장공간도 하드디스크만 추가로 장착하면 된다.
나스 전용 하드 선택하고, 레이드 구성도 고려해야
나스를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가장 먼저 나스 제조사를 선택해야 한다. 나스 역시 컴퓨터고, 운영체제를 탑재한다. 어떤 나스를 고르는 가에 따라 데이터 관리의 편의성과 보안의 레벨이 다르다. 국내에서는 시놀로지(Synology)의 나스가 한글 호환성, 운영체제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하드디스크의 슬롯인 베이 수도 중요하다. 베이가 늘수록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에 1~2 베이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처음에 베이가 적은 제품을 고르면 추후에 여러 개의 저장 장치를 묶어 데이터를 보호하는 ‘레이드(RAID)’ 설정에 제약이 생긴다. 가능하면 4 베이 정도는 고르는 게 좋다.
아울러 나스에 장착할 저장 장치도 나스 전용 하드디스크를 선택해야 한다. 나스용 하드디스크는 상시 동작하는 환경이므로 일반 하드디스크보다 회전 수가 느리고, 보증도 3년에서 5년으로 길게 잡는다. 반대로 일반 하드디스크를 장착하면 초기 비용은 저렴할지 몰라도, 고장 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 또한 SSD를 활용하는 건 금물이다. 네트워크 특성상 SSD의 빠른 속도를 모두 활용할 수 없는 데다가, 장시간 부하가 가해 지므로 SSD가 고장 날 가능성도 높다. 특히나 데이터가 손상되면 복구가 불가능한 점도 감안해야 한다.
나스와 전용 하드디스크를 조합했다면, 본격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할 차례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데이터 보호 전략은 여러 개의 하드디스크를 묶어서 데이터 안전을 확보하는 레이드다. 레이드는 RAID(Redundant Array of Independent Disks: 복수 배열 독립 디스크)의 약자로, 드라이브 여러 개를 단일 저장소처럼 결합해서 활용한다. 유형에 따라 성능과 안정성은 다르지만, 하나의 하드디스크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 대표적으로 레이드 1과 레이드 5, 레이드 6, 그리고 시놀로지 하이브리드 레이드(SHR)가 활용된다.
레이드 1은 두 개 이상의 드라이브를 활용하며,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이다. 동일한 데이터가 두 개의 드라이브에 똑같이 저장되는 방식이므로, 둘 중 하나가 고장 나더라도 데이터는 보호된다. 대신 저장공간은 두 개의 하드가 합친 만큼이 아니라, 하나로 계산된다. 즉 1TB 하드디스크 두 개로 레이드 1을 활용하면 2TB가 아닌 1TB만 쓸 수 있다. 레이드 5는 세 개 이상의 드라이브를 활용해 데이터를 보호한다. 백업용 하드디스크 하나를 제외한 다른 디스크는 모두 통합하고, 문제가 생길 경우에 백업용 디스크로 데이터를 보낸다. 레이드 5는 백업용 디스크의 공간까지만 데이터를 보호하므로 한계가 있다.
레이드 5에서 백업 성능을 더욱 강화한 게 레이드 6다. 레이드 6은 네 개 이상의 저장 장치를 사용하며, 이중 두 개의 하드디스크를 백업 용도로 활용한다. 덕분에 다른 하드디스크에 오류가 나더라도 훨씬 안전하게 데이터가 보호된다. 아울러 SHR은 시놀로지 나스에 포함된 고유의 레이드 기능으로, 저장소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사용자들에게 적합하다. SHR은 크기가 다른 여러 드라이브를 결합해 저장 공간을 확보하며, 특히 저장 공간이 다른 하드디스크를 묶었을 때 가용 공간이 없도록 조합한다.
레이드에 클라우드 백업까지 갖추면 걱정 없어
하지만 레이드 구성은 어디까지나 하드디스크 자체를 활용한 백업이고, 특정한 데이터를 겨냥해서 백업하진 않는다. 또 나스 본체가 화재나 침수되는 등의 천재지변까지 대응할 순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놀로지는 3개의 복사본과 2개의 저장소 미디어, 1개의 오프사이트(클라우드나 서버 등 외부 요소에 백업)를 확보하는 3-2-1 백업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시놀로지 나스의 경우 하이퍼 백업과 스냅샷 리플리케이션, USB 복사 및 클라우드 싱크를 포함한 다양한 3-2-1 백업 전략을 조합해서 쓸 수 있다.
백업 자체는 시놀로지 ‘하이퍼 백업’ 소프트웨어가 기본이다. 하이퍼 백업은 나스 내부 데이터뿐만 아니라 연결된 장치, 원격 나스, 클라우드 데이터 등 다양한 대상을 백업하는 도구다. 데이터는 특정 파일이나 저장 장치를 나스 내부 혹은 외부 저장장치, 클라우드에 백업할 수도 있고, rsync, HTTP, WebDAV, OpenStack 및 S3 프로토콜을 활용해 데이터를 다른 파일 서버에 보내서 백업할 수 있다. 또한 시놀로지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클라우드 C2 스토리지나 다른 공용 클라우드 서비스의 자료를 백업하거나, 백업을 내보낼 수 있어서 특정 중요 데이터를 이중으로 보호할 수 있다.
데이터 백업, 콘텐츠 크리에이터에겐 생명
업계 전문가일수록 데이터 백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데이터를 이중, 삼중으로 백업할 정도의 전문가라면 그만큼 고가의 가치를 다루고 있다는 의미이며, 그 정도의 데이터가 소실됐을 때 발생하는 문제는 감당하기 힘들다. 전문가용 디지털 카메라가 두 개의 메모리 슬롯을 장착하고, 워크스테이션 노트북이 두세 개의 저장 장치 공간을 제공하며, 저장 장치 세네 개를 묶어서 활용하는 레이드, 그리고 클라우드 백업 등 이 모든 절차가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한 여정이다.
디지털 콘텐츠 크리에이터에게 있어서 데이터는 실력만큼 중요한 자산이다. 특히나 단독으로 일하는 게 아니라면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공유하는 것도 실력으로 평가받는다. 아직까지 백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백업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데이터를 완벽하게 관리하는 것도 전문가의 몫인 만큼, 철저한 전략을 세워보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