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카우, 급제동 대신 제도권 연착륙 기회 받았다
[IT동아 권택경 기자] 증권성 여부를 놓고 논란에 휩싸였던 뮤직카우의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이 증권이 맞는다는 금융당국의 최종 결론이 나왔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는 지난 20일 정례회의에서 뮤직카우의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이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이하 청구권)은 뮤직카우가 처음 고안한 개념이다. 뮤직카우가 자회사 뮤직카우에셋이 저권자로부터 사들인 지식재산권, 저작인접권 등을 바탕으로 발행한 청구권을 1주 단위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개인 투자자들이 쉽게 사고팔 수 있게 한 것이다.
증선위는 이 청구권이 투자계약증권의 법령상 요건에 해당하며, 법령해석심의위원회에서도 위원 10인 모두가 청구권이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법령에 따르면 특정 투자자가 그 투자자와 타인 간의 공동사업에 금전 등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의 결과에 따라 손익을 귀속받는 계약상의 권리가 표시된 것을 투자계약증권으로 본다.
청구권이 증권으로 결론 내려짐에 따라 그동안의 뮤직카우의 영업은 자본시장법상 공시규제를 위반한 게 됐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증권을 모집할 때는 증권신고서 및 소액공모 공시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증선위는 뮤직카우에 대한 제재절차는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발행된 청구권의 유통시장도 이전과 동일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뮤직카우의 위법 인식과 고의성이 낮았고, 다수 투자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서비스 중단 등 조치가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또한 뮤직카우가 음악 창작자의 자금조달 수단을 늘리며, 저작권 유통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도 반영했다.
다만 증선위는 뮤직카우가 현행 사업구조를 변경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할 것을 제재절차 보류에 대한 조건으로 내걸었다. 구체적으로는 회사가 도산하더라도 투자자 권리와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하고, 투자자 예치금을 외부 금융기관 투자자 명의 계좌에 별도 예치할 것 등을 주문했다. 뮤직카우는 의결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합법성을 갖춘 뒤 이를 금융감독원에 보고하여야 한다.
금융당국은 뮤직카우 외 다른 조각투자 사례 또한 살펴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금융위는 “시장에 자본시장법규 적용 가능성을 안내하여 법령해석과 관련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투자자를 보다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조각투자 등 신종증권 사업 관련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마련·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투자자들에게는 “본인이 투자한 자산의 법적 구조 및 관련 위험 등을 충분히 검토한 후 신중한 투자 결정을 내리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금융감독원도 이날 조각투자에 대한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투자자가 해당 자산을 직접 소유하지 않거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뮤직카우는 증선위의 검토 결과에 따른 사업 재편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뮤직카우 관계자는 "건강한 거래 환경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해 유예기간 내 신속히 모든 기준 조건을 완비할 것"이라며 "서비스 전반에 걸쳐 금융당국의 원칙을 준수하여 이용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 음악 IP 거래 시장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뮤직카우는 증선위 결과 발표 이전에 이미 고객 실명거래 계좌 도입, 회계감사 기업정보전자공시시스템 공시, 자문위원단 발족 등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조치를 앞서 도입한 바 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