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커머스 경쟁력, 콘텐츠·상품만큼 '기술력'도 챙겨야
[IT동아 남시현 기자] 라이브 커머스는 온라인 기반 실시간 방송 기술인 라이브 스트리밍과 전자상거래를 합친 새로운 전자상거래 방식이다. 기존 전자상거래가 단방향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것과 다르게, 라이브 커머스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송출 수수료나 콜센터, 물류 등이 간소화되므로 제품을 조금 더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고, 또 방송 채널이나 진행 방식 등에서도 자유로워 일반 홈쇼핑보다 흥미로운 구성을 갖춘다.
덕분에 우리나라의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제품 판매 채널로는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교보생명 리서치 센터에서 조사한 우리나라 라이브 커머스 시장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는 약 4천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2023년까지 1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코로나 19로 비대면 경제가 성장하면서 소비자들이 라이브 커머스에 빠르게 적응했고,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탑승하는 덕분이다. 특히 시장 점유율 경쟁뿐만 아니라 기술 경쟁도 격화되는 상황이다.
라이브커머스, 점유율 경쟁에서 품질 경쟁으로
지난 14일, 네이버는 돌비 래버러토리스(Dolby Laboratories, 이하 돌비)와 손을 잡고, 라이브 커머스에 세계 최초로 돌비의 첨단 영상 기술인 ‘돌비 비전’을 적용한 네이버 쇼핑 라이브 콘텐츠를 선보였다. 돌비 비전은 기존의 TV보다 최대 40배 더 높은 밝기를 구현하는 기술로, 일반 영상 대비 더욱 확장된 컬러와 최대 100배 더 넓은 밝기 범위를 지원해 고품질 디스플레이의 표준으로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LG전자의 올레드 TV 라인업이 돌비 비전을 공식 지원한다.
네이버 라이브커머스에 돌비 비전이 적용됨으로써 거둘 수 있는 효과는 상품에 대한 보다 나은 경험이다. 판매자와 브랜드는 돌비 비전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상에서 제대로 표현하기 어려운 색상, 질감, 원단 등을 더욱더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으며, 시청자는 고품질 화상으로 기존 라이브 커머스보다 더 많은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돌비 비전으로 진행된 라이브 커머스 영상을 돌비 비전 디스플레이로 시청할 경우, 제품의 외관이 판매자가 의도한 대로 전달될 수 있어 제품의 색상이 다르게 느껴진다거나 하는 등의 문제가 줄어든다.
11번가의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LIVE 11’은 지난해 8월,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AWS의 인터랙티브 비디오 서비스(Amazon IVS)를 도입해 동영상 스트리밍 지연 시간을 최대 85% 줄인 초저지연 환경을 구축했다. 아마존 IVS는 아마존웹서비스 기반의 체계에서 신속하고 간편하게 대화형 동영상 환경을 구성하기 위한 관리 솔루션이다. 기존의 라이브 커머스 경쟁력은 콘텐츠나 상품에서 나오지만, 소비자와의 원활한 소통과 시청환경 개선을 통해 소비자 경험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11번가가 아마존 IVS로 서비스 환경을 개선한 결과는 즉시 나타났다. 아마존 IVS 개선인 2021년 1월에서 8월 사이의 라이브 방송의 회당 월평균 시청자 수는 5만 명이었는데, 서비스를 도입한 2021년 9월에서 22년 2월 사이의 월평균 시청자 수는 4배 증가한 21만 명으로 대폭 상승했다. 특히 방송 중 ‘좋아요 수’는 이전보다 4배 늘어난 평균 2만여 건 정도며, 방송 1시간 동안의 평균 거래액은 약 7배 급증할 정도로 효과를 거뒀다.
빅데이터와 독점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크리에이터의 성장을 돕는 젤리스맥도 지난 12일에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젤리스맥은 2천40억 건 이상의 조회수와 6억4700만 이상의 분류된 비디오 등 5년 이상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크리에이터들이 시행 착오를 최소화하면서 여러 플랫폼에 최적화된 비디오 포맷으로 콘텐츠를 게시할 수 있도록 관리 운영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 세계 최초로 유튜브 구독자 1억 명을 달성한 게임 유튜버 ‘퓨디파이(PewDiePie)’나 현실판 오징어게임 영상을 제작해 전 세계의 관심을 모은 유튜버 ‘미스터 비스트’, 슬라임 만들기로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버 ‘카리나 가르시아’ 등 유명 크리에이터들이 젤리스맥의 도움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내 1위 범죄 장르 크리에이터인 디바제시카, 유튜브 구독자 600만 명을 돌파한 푸드 크리에이터 야미보이, 해산물 콘텐츠로 젊은 세대의 인기를 끌고 있는 수빙수tv 등의 크리에이터를 지원하고 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라이브 커머스 모두 1인 미디어 시장으로 엮여있는 만큼,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서도 성공 공식을 기술적으로 전파할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