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00인치급 TV를 내 집으로? 초단초점 프로젝터, 엡손 EH-LS300W
[IT동아 김영우 기자] 한때 프로젝터는 기업이나 교육기관, 공공기관에서나 쓰는 영상 장비라는 인식이 있었다. 대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는 건 매력적이지만 이용하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넓은 공간이 필요하고, 주변 빛을 다 차단해야 하는 등, 가정에서 이용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엡손(Epson)의 초단초점 프로젝터인 ‘EH-LS300W’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깰 만한 제품이다. 벽으로부터 불과 26cm 떨어진 곳에서 100인치의 대화면을 투사할 수 있으며, 3,600lm의 컬러 밝기와 백색 밝기, 레이저 광원을 갖추고 있어 어느정도 밝은 곳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색감이 뛰어난 3LCD 기술, 이미지의 표현능력을 향상시키는 HDR 기술과 더불어, 외부 스피커 없이도 자체적으로 고음질을 구현하는 야마하의 음향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또한 안드로이드TV 운영체제를 내장하고 있어 다양한 콘텐츠를 자체 구동할 수 있다. 마치 TV를 대체하기 위해 나온 듯한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일반 프로젝터와 확연히 다른 외형
엡손 EH-LS300W의 외부 디자인은 일반적인 프로젝터와 확연하게 다르다. 영상을 출력하는 렌즈가 제품 전면이 아닌 상단 후면에 달려 있는데, 이는 짧은 거리에서도 대화면을 구현하는 초단초점 프로젝터의 특징이기도 하다. 본체 크기는 467x149x400mm로 상당히 큰 편인데, 대신 초점거리가 짧기 때문에 다른 프로젝터에 비해 설치 편의성은 훨씬 우수하다. 벽면 근처의 테이블이나 탁자 위에 본체를 두면 간단히 설치가 완료되기 때문이다.
본체 좌측면에는 전원 버튼, 일시적으로 영상을 켜거나 끌 수 있는 공백 버튼, 블루투스 스피커 모드 전환 버튼, 그리고 음량 +/-버튼이 달려있다. 물론 본체 버튼만으로는 다양한 조작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조작은 무선 리모컨을 통해 이루어진다. 조작 버튼 하단의 커버를 열면 영상 초점 조절 레버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동할 일이 드문 제품의 특성 상, 초점 레버를 자주 조작할 일은 없을 것이다.
본체 전면에는 각종 외부 연결 인터페이스가 달려있다. USB 저장장치나 키보드와 같은 액세서리를 연결하기 위한 USB-A 포트 1개, 영상 소스 기기 연결을 위한 HDMI 포트 2개, 그리고 홈씨어터용 오디오와 연결하기 위한 광출력 포트가 1개 달려있다. 그 외에 미니 USB 포트가 1개 달려 있는데, 이는 A/S를 위한 서비스용 포트이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그 외에 내부적으로 네트워크 연결을 위한 와이파이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함께 제공되는 무선 리모컨은 디자인이 상당히 간결하다. EH-LS300W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인지 버튼의 구성 역시 마치 안드로이드 셋톱박스용 리모컨을 연상시킨다. 특히 홈 버튼이나 뒤로 가기 버튼, 유튜브 버튼, 앱 목록 버튼, 그리고 음성 명령을 위한 구글 어시스턴트 버튼 등을 갖추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38.6cm 거리에서 120인치 구현 가능, 밝기도 충분
앞서 말한 것처럼 일반적인 프로젝터는 제대로 된 화면을 보기 위해서는 스크린에서 최소 3~5미터 정도의 거리를 뒤야 하고 주변 조명을 완전히 차단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EH-LS300W의 경우, 본체와 스크린 사이의 거리가 38.6cm 정도만 되어도 무려 120인치의 대화면을 구현할 수 있으며, 26.6cm에서도 100인치를 구현한다. 그리고 3.2cm 밖에 되지 않는 거리에서도 61인치의 화면을 띄울 수 있어 공간 활용성이 높다.
그리고 3,600lm의 높은 광량을 발휘하는 레이저 광원을 내장하고 있어 조명을 켠 상태에서도 제법 만족스러운 화면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엡손 EH-LS300W에 탑재된 레이저 광원은 일반적인 환경에서 2만 시간에 달하는 수명을 발휘하므로 주기적으로 램프를 교체해야 하는 일반 프로젝터와 달리, 본체 수명이 다할 때까지 거의 반영구적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엡손 프로젝터 특유의 3-LCD 기술을 탑재한 것도 눈에 띈다. 타사 프로젝터에 주로 적용되는 1칩 DLP 방식 대비 컬러 표현능력이나 밝기 면에서 이점이 있으며, 깜박이는 레인보우 현상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상대적으로 편하게 영상 감상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지원하는 최대 출력 해상도는 풀HD급(1920 x 1080)이다. 최근 보급이 본격화된 4K급(3840x2160) 해상도를 출력하지 못하는 점은 다소 아쉽지만 그러자면 제품 가격이 훨씬 비싸 졌을 것이다. 대신 4K급(30Hz) 해상도의 입력은 지원한다. 4K급 영상을 받아 풀HD급으로 변환해 출력할 수 있어, 화면 감상 자체는 가능하다. 만약 4K 출력이 꼭 필요하다면 상위 제품인 ‘EH-LS500W’를 선택하자.
이와 더불어 화면 전반의 명암비(밝은 곳과 어두운 곳을 구분하는 능력)와 컬러 표현능력을 향상시켜 한층 풍부한 색감을 감상할 수 있는 HDR(High Dynamic Range) 기술도 지원한다. 구체적으로는 범용성이 높은 HDR10 및 HLG 규격을 지원한다. HDR 지원 소스기기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이용해 볼 만하다.
안드로이드TV 운영체제 내장으로 다양한 콘텐츠 자체 구동
EH-LS300W의 또 한가지 특징이라면 TV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전원을 켜면 최근의 스마트TV와 유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구글 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앱을 설치할 수 있어 외부 기기 연결 없이도 자체적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콘텐츠 감상에 유용한 앱으로는 유튜브, 왓챠, 애플TV, 티빙,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아프리카TV 등을 지원한다. 다만, 아쉽게도 넷플릭스는 지원하지 않는다. 웹브라우저를 통한 넷플릭스 구동도 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크롬(Chrome)과 같이 넷플릭스 인증을 받은 웹브라우저 역시 EH-LS300W에선 지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EH-LS300W에서 넷플릭스를 감상하려면 PC나 셋톱박스 등을 EH-LS300W의 HDMI 포트에 직접 연결하거나, 크롬캐스트와 같이 모바일 기기의 영상과 음성을 미러링 할 수 있는 주변기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뛰어난 영상 품질 이상으로 인상적인 것이 음향이다. EH-LS300W에는 유명 오디오 브랜드인 야마하의 오디오엔진이 탑재된 스피커를 내장하고 있다. 2.1 채널에 출력이 20(10+10)W로 상당히 높은 데다 깔끔한 음질을 제공하므로, 별도의 외부 스피커 없이도 만족스러운 감상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본체나 리모컨의 모드 변환 버튼을 누르면 EH-LS300W를 블루투스 스피커 모드로 구동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무선 연결해 음악 감상을 하고자 한다면 요긴한 기능이다.
‘120인치 TV’ 같은 감각으로 이용 가능한 가정용 프로젝터
엡손 EH-LS300W는 프로젝터가 사무실이나 강당에서나 쓰는 제품이라고 생각했던 편견을 깰 만한 제품이다. 매우 짧은 초점거리 덕분에 거실이나 안방의 TV스탠드에 두고 100인치 이상의 화면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며, 안드로이드 TV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있어 다양한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구동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높은 광량과 우수한 스피커까지 갖추고 있어 다양한 환경 및 다양한 콘텐츠를 문제없이 소화한다. 이 정도면 프로젝터라기 보다는 대형 TV의 일종이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일부 앱(넷플릭스 등)을 내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나 4K 출력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옥에 티이긴 하지만 그 외에는 장점이 훨씬 많은 제품이라 구매해도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다. 엡손 EH-LS300W는 2022년 3월 온라인 판매가 기준, 200만원 초반의 가격대에 팔리고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