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in 과기대] 탄소중립원, “모든 탄소를 찾아내겠습니다”
[스타트업 in 과기대]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스타트업 발굴·육성 사업인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되어 2022년도 역시 그린경제 분야 스타트업을 모집·지원합니다. 이와 관련해 취재진은 예비창업자들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하기 위해 2021년에 지원받은 스타트업 56여 개의 기업 중 20개 기업을 소개하는 인터뷰 시리즈, ‘스타트업 in 과기대’를 기획했습니다.
미래 그린경제 분야를 이끌어갈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변화를 꿈꾸는 스타트업입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지원 보내주세요.
[IT동아 권명관 기자]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 지난 2020년 12월 7일, 정부가 발표한 방안으로, ‘경제구조의 저탄소화’, ‘신유망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 ‘탄소중립 사회로의 공정전환’ 등 3대 정책방향에 '탄소중립 제도적 기반 강화'를 더한 '3+1' 전략이다.
탄소중립은 개인·회사·단체 등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2016년 발효한 파리협정 이후 121개 국가가 '2050 탄소중립 목표 기후동맹'에 가입했다. 이후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확대,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 UN 제출 등에 따라 주요국의 탄소중립 선언은 가속화했다.
탄소중립을 향한 정부의 목표에 따라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민간기업(사업장)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제도는 크게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이하 목표관리제)’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GHG Emissions Trading Scheme, 이하 배출권거래제)’다. 목표관리제는 정부로부터 배출량을 할당받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벌금을 내야 하는 직접 규제 성격이다. 배출권거래제는 할당보다 배출량이 많으면 초과분만큼 배출권거래소에서 돈을 주고 사야 하고, 할당보다 배출량이 적으면 절약분만큼 내다팔아 이익을 낼 수 있는 시장형 규제다.
두 제도의 근간은 사업장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즉, 탄소배출량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탄소중립원 이민 대표는 여기에 집중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모든 탄소를 찾아내는 데(Every Carbon Matters)’ 있다. 그게 바로 탄소중립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한다.
"탄소중립의 시작은, 배출량 측정부터 필요합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먼저 탄소중립원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한다.
이민 대표(이하 이 대표): 우리의 비전은 모든 탄소를 찾아내는 데 있다. 지구 온난화 등 온실가스로 인한 문제는 전세계가 풀어야 하는 숙제다. 산업혁명 이후 축적된 온실가스 속 탄소로 인해 인류는 많은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전세계가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나. 범지구적인 합의인 셈이다.
탄소를 찾는 것은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한 시작점이다.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말은 탄소배출량을 줄이자는 것과 같다. 하지만, 줄이자는 목표 설정 이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현재 얼마나 배출하고 있는지, 그 정확한 양부터 측정해야 한다. 목표관리제와 배출권거래제도 마찬가지다. 각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탄소량 측정부터 진행해야 한다.
IT동아: 아.. 이해했다. 물통에서 넘치는 물의 양부터 파악해야 얼마나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인가.
이 대표: 맞다. 2021년 7월 2일 기준 관리업체 고시 현황(한국환경공단 자료)은 관장기관별로 국토교통부 93개, 산업통상자원부 201개, 농림축산식품부 26개, 해양수산부 8개, 환경부 22개 등 총 350개다. 그리고 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NGMS)의 통계에 따르면, 목표관리 대상업체 수는 2,960개로 늘어난다.
그리고 한가지 더 소개하고 싶은 자료가 있다. 국가통계포털이 공개한 2019년 기준 국내 제조업체 수는 6만 9,639개다. 목표관리 대상으로 지정되지 않은 업체 또는 사업장은 훨씬 더 많다는 뜻이다. 국내 사업체의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은 아직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IT동아: 아직 준비할 것이 많다는 뜻으로 들린다.
이 대표: 맞다. 국내 제조업체로만 한정해도 6만 개 이상의 업체가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다. 보다 쉽고 정확하게 각 업체가 생산하는 온실가스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렇게 고민한 결과가 ‘탄소중립원’이다.
IT동아: 일단 관리 차원에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업체부터 관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대표: 인식의 차이다. 국내 대기업 S사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S사와 같은 대기업은 당연히 목표관리제 관리 업체다. 내부에 이를 관리하는 팀과 직원이 있다. 하지만, 관계사, 협력사는 어떨까. 관리 대상에서 아예 빠져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해당 업체의 온실가스는 측정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뜻일까?
아직 국내 가이드라인에는 없지만, 국제 가이드라인에는 협력사의 온실가스도 측정하도록 되어 있다. 보다 완벽한 탄소중립 ‘0’에 다가서려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사업체 모두가 스스로 배출량을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탄소중립원이 바라는 목표이기도 하고.
이에 온실가스 산정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B2B SaaS 형태로 제공해 웹 기반으로 접근하기 편하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온실가스 DB를 개발해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한다. 초기에는 제조 대기업이 협력사를 통합 관리하는데 편리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고, 점차 대상을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철강, 석유/화학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IT동아: 아직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학부생으로 알고 있는데, 창업을 선택한 계기가 궁금하다.
이 대표: 항상 ‘제일 잘 하는 것을 하고 싶다’라고 생각했었다. 없던 것을 만들어 내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고…, 내가 나를 평가했을 때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 가치있는 - 일을 하고 싶었다. 2020년 1월부터 7월까지 휴학하면서 바이오 의료 스타트업에 합류해 일했었는데, 그 시간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이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즐기며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도전이다. 그리고 이제 시작이다. 아직 탄소중립원이 가고자 하는 길은 더 남았다. 서울과기대 예비창업패키지를 통해 방향을 잡을 수 있었고, 지원을 받아 사업화의 길을 열었다. 모든 탄소를 찾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 탄소중립원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