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in 과기대] 김브로스소프트 "단단한 친환경 빨대, 마음놓고 쓰세요"
[스타트업 in 과기대]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스타트업 발굴·육성 사업인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되어 2022년도 역시 그린경제 분야 스타트업을 모집·지원합니다. 이와 관련해 취재진은 예비창업자들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하기 위해 2021년에 지원받은 스타트업 56여 개의 기업 중 20개 기업을 소개하는 인터뷰 시리즈, ‘스타트업 in 과기대’를 기획했습니다.
미래 그린경제 분야를 이끌어갈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변화를 꿈꾸는 스타트업입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지원 보내주세요.
[IT동아 정연호 기자] 국내 플라스틱 빨대 폐기량은 연간 100억 개로 추산된다. 대부분 재활용이 가능한 폴리프로필렌(PP) 재질임에도, 폐플라스틱 선별 공정에서 잘 분류되지 않아 일반 쓰레기로 버려진다고 한다. 플라스틱 빨대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양 생물이 섭취하는 경우도 있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종이빨대를 제공하는 커피숍도 생겼다. 하지만, 종이빨대는 물에 젖은 채로 버려지고 크기가 작아서 재활용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일회용 제품이며, 종이 빨대를 만들 때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플라스틱 빨대의 3배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번에 만난 김브로스소프트(대표 김민석)는 보릿대로 친환경 빨대를 만드는 기업이다. 김 대표와 함께 친환경적인 빨대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다.
ㅡ기업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김브로스소프트는 친환경 빨대를 만드는 기업이다. 플라스틱 빨대의 대안으로 기존에 버려지고 있던 보릿대(보리마디)를 통해 빨대를 만든다. 보릿대는 대부분 소각되거나 땅에 매립되는데, 소각을 하면 오염물질이 배출돼 환경이 오염된다. 이 보릿대를 활용해서 빨대를 만들 수 있다”
ㅡ보릿대로 빨대를 만들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보릿대는 플라스틱 빨대와 유사한 두께를 갖고 있으면서, 속이 비어 있는 식물이다. 그래서 빨대로 만들기 편하다. 커피숍에서 활용하는 종이빨대는 물에 오래 있으면 풀어지는데, 보릿대 빨대는 계속 단단하게 유지된다. 풀빨대 같은 건 풀을 갈아서 만드는데 냄새가 심하다. 또, 보리빨대는 식량자원을 쓰는 게 아니라서 다른 재료에 비해 자원을 가장 적게 쓴다. 단가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현재 공정도 자동화 단계를 끝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어서 플라스틱 빨대와 가격 경쟁에서 별 차이가 없다”
ㅡ평소에 친환경에 관심이 많았나?
“어렴풋이 친환경에 대한 개념만 알고 있었다. 종이 빨대를 사용하면서 불편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때부터 ‘왜 종이빨대가 사용됐지?’ 이유를 찾아보니 친환경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더라. 친환경을 위해서 더 편한 방법이 뭐가 있을지를 고민하다 보릿대를 알게 됐다”
ㅡ플라스틱 빨대는 환경에 얼마나 유해한 영향을 주는 건지 궁금하다.
“크기가 큰 플라스틱 제품보단 덜하다. 하지만, 해양생물이 가장 많이 먹는 게 이 플라스틱 빨대다. 연간 100만 마리의 바닷새와 10만 마리의 해양생물이 플라스틱 빨대를 먹고 죽는다. 자연분해까지 500년이나 시간이 걸린다. 분해되지 않은 미세플라스틱을 생물이 먹으면, 다시 사람이 그 생물을 먹어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게 된다”
ㅡ한번 쓴 보릿대 빨대는 어떻게 처리할 수 있나?
“쓰레기봉투에 넣으면 된다. 이 제품은 흙에 들어가도 생분해가 되기 때문에 매립돼도 환경오염 문제가 없다. 재활용을 하려면 집에서 삶아서 다시 쓸 수도 있다. 지금 단계에선 카페에서 우리 빨대를 모아서 주면, 세척해서 다시 제공하는 방식도 고민 중이다”
ㅡ전공이 컴퓨터 공학이고, 그전엔 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일을 했다. 어떻게 사업을 하게 된 건가?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곳엔 친환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많다. 친환경 이야기를 듣다 보니 사업까지 하게 됐다. 공대 출신이라서 사람을 설득하는 건 조금 어렵다. 또, 사업 전반에 걸쳐서 대표로서 비용을 관리하는 등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쉽지 않다”
ㅡ빨대를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사람들이 많이 공감하는 편인가?
“어떤 사람은 “더 큰 플라스틱 제품을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야지(플라스틱 빨대는 크기가 크지 않으니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거란 뜻)” 이런 말을 한다. 하지만,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빨대를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이유에 공감할 것이다. 운전할 때 병에 입을 대고 마시는 건 조금 힘들지 않나?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운전 중에 빨대를 쓰면서 음료를 마신다. 어떤 자리에 발표를 하러 갈 때도 많은 사람들이 플라스틱 빨대를 쓰는 걸 보게 된다. 사람들에게 빨대는 익숙해서, 그게 없으면 불편함을 느낄 만한 상황이 됐다”
ㅡ김브로스소프트는 어떤 기업이 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사람들이 친환경적인 삶을 사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돕는 기업이 되고 싶다. 요즘 그린워싱 (기업이 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광고 등을 통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내세우는 행위)이 문제이지 않은가. 친환경 제품을 샀으니 당연히 환경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게 김브로스소프트가 바라는 목표다. 지금은 보릿대 빨대에서 시작했지만, 앞으로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우리 플랫폼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믿음을 주는 기업이 되고 싶다. 여기에 더해 현재 친환경적 삶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친환경 플랫폼이 되고 싶다”
ㅡ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이 됐다. 어떤 지원이 가장 도움이 됐나?
“사업을 하면 혼자서 계획을 짜고 실행을 하게 된다. 그럼, 내 생각에만 갇혀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또, 워낙 친환경에 호의적인 분들도 많으니 우리 기업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도 많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멘토링을 받으면 새로운 시각과 사업 전략들을 만나게 된다. 멘토분들이 객관적으로 우리 사업을 판단해준다는 것이 좋았다. 사업성이 어떻고, 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런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