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 열풍 코로나19 이후도 끝나지 않아".. 관건은 맞춤형 교육
[IT동아 정연호 기자] 코로나19 이후로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못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학습의 공백은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던 기존의 수업을 온라인 공간으로 끌어온 것이다. 다만, 기존의 교육을 온라인으로 그대로 진행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수업 내용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은 선생님에게 질문을 하지 못해 도움을 받기 어렵게 됐다. 원격 수업에 적합한 환경을 갖춘 학생이 적으며, 자기주도학습에 능숙한 학생도 많지 않다는 점도 상황을 악화시켰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교육의 디지털전환은 전통적인 교육 방식에 스마트 디바이스를 단순히 접목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중요한 것은 쌍방향 소통을 가능하게끔 하는 것이다. 나아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자에게 맞춤 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삼정KPMG의 보고서 ‘2025 교육산업의 미래 : 기술혁신과 플랫폼, 공유경제를 중심으로’는 에듀테크의 미래 트렌드를 실감화, 연결화, 지능화, 융합화로 분석했다.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따라서, 교육의 모든 것은 학생을 중심으로 연결되고, 보다 지능적으로 변화하며, 서로 융합하며 나아가는 혁명을 맞이할 것으로 예측된다.
ICT 기술이 발전해 교육 도구의 제한이 사라지면서 학생의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형 원격 교육, 실감형 교육이 가능해졌다. 영상, 3D 프린터, 4D 가상현실 등의 새로운 수단은 텍스트와 이미지 중심이었던 교육을 더 생생하게 만든다. 이용자를 연결하는 공유경제 역시 에듀테크의 미래 트렌드 중 하나로 꼽힌다. 삼정 KPMG는 개인을 개인 혹은 기관, 기관과 기관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통해 학생은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에듀테크의 또 다른 강점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개인에게 적합한 교육을 설계할 수 있단 점이다. 학생별 학습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면 필요한 학습만 집중해서 전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언제 어디서나 맞춤형 학습을 가능하도록 하는 교육 서비스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처럼 교육은 거대한 플랫폼 비즈니스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이 점차 확산되면서 인공 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기반 기술이 적극 도입되고, 이는 다시 산업 간 융합화의 추세를 가속할 것이다.
앞으로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데이터연구기업 홀론아이큐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은 1530억 달러 규모로 전 세계 교육 시장의 약 2.5%를 차지했다. 2025년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은 약 342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며, 글로벌 교육 시장 점유율의 4.2%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스프레소의 수학문제 풀이 앱 ‘콴다’는 학생이 수학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AI가 축적된 풀이를 검색해서 5초 안에 답변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빛을 이용해 문자를 인식하는 QCR 기술로 사진 속 문제를 인식하고, 자연어 처리기술을 통해 글씨 정보를 추출해 문제풀이, 같은 유형의 문제, 개념 강의와 연관된 콘텐츠를 추천한다. 문제 풀이를 보고도 이해가 안 된다면 콴다 선생님에게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전체 가입자 수는 5천 만 명에 달하며, 전 세계 7개 국가에서 하루 평균 500만 개의 질문이 올라오고 누적 문제 해결 수는 31억을 넘었다.
매스프레소는 ‘콴다에서 AI 기술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요?’는 글을 통해서 “학생이 질문을 올리면 데이터가 쌓여서 개개인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학생 데이터를 분석해 점수를 가장 잘 높여줄 문제와 개념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에듀테크 기업 아이스크림에듀는 초중등 학습 서비스인 ‘아이스크림 홈런’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과목 특성에 따른 맞춤형 학습과 전문 집필진이 제작한 학습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AI 튜터인 ‘아이뚜루’는 개인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추천하며 학습 시작과 마무리에 동기 부여와 성찰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오답노트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아이뚜루가 수시로 학생을 챙겨준다. 아이스크림에듀는 학생이 학습기를 바라보는 시선을 분석할 수 있는 비주얼캠프의 시선추적기술이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선을 분석해 집중도와 학습 패턴을 파악한 뒤, AI튜터가 맞춤형 학습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웅진그룹의 학습지 업체 웅진씽크빅도 AI를 활용한 에듀테크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40년의 교육 경험으로 쌓은 500억 건의 데이터를 학습해 최적의 맞춤형 학습을 설계하고자 한다. 데이터 분석을 위해서 실리콘밸리의 키댑티브와 머신러닝 AI학습 솔루션을 공동 개발했다. 웅진씽크빅의 AI는 아이의 평균 점수와 정답률, 부족한 부분을 분석해 학습방법과 난이도, 문제의 양을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다.
웅진씽크빅은 검증된 맞춤 학습을 제공하기 위해서 카이스트 연구팀과 AI 학습 코치의 성능을 공동으로 검증한 바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AI 학습코칭 적용 시 월별 학습 완료율은 14% 증가했고, 학생은 16개의 문제를 더 많이 풀었으며, 정답률은 10.5% 올라갔다.
프리윌린의 매쓰플랫은 AI기반 수학 문제은행 솔루션을 제공한다. 총 1268개의 시중교재와 교과서를 연동해 유사문제를 출제하며, 학생별 학습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화된 단계별 학습지를 생성한다. 지금까지 매쓰플랫에서 제작한 문제는 7억 4천 개가 넘는다. 자동으로 생성되는 입학 테스트, 단원 평가, 월별 보고서 등의 분석 리포트는 앱을 통해 부모에게 전달된다. 이를 통해 학생의 성취 수준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프리윌린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매쓰플랫의 누적 고객은 75만 명에 이르며, 재구매율은 97.4%에 달한다. 매쓰플랫에서 유료 고객 천 명을 확보하는 데 걸린 시간은 경쟁사 대비 2.8배 빠르다고 프리윌린 측은 설명했다. 그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매쓰플랫을 실제로 사용한 학원은 “매쓰플랫 사용 후 1년 동안 원생이 약 267% 이상 증가했다. 과거의 모든 학습 결과가 자동으로 누적되는 덕택에 학생마다 학습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주는 것 또한 장점이다”고 후기를 남겼다.
에듀테크 기업 아키핀은 게임 기반의 영어학습 프로그램을 만든다. 영미권 환경을 360도로 촬영한 뒤 이를 통해 실제 현장처럼 구현한 아키핀의 ‘잉글리시핀’으로 이용자는 다양한 상황을 체험하며 영어를 학습할 수 있다.
아키핀은 올해 12월 출시를 목표로 게임 기반 영어학습 프로그램 ‘헬로루디’를 개발 중이다. 헬로루디는 AI기반 교육용 RPG로, 3D 가상환경에서 펼쳐지는 스토리기반 체험으로 영어를 익히도록 한다.
아키핀 관계자는 “아키핀은 맥락과 상황에 맞는 영어를 생생하게 체험하면서 학습하도록 하는 게임을 목표로 한다. 단순 롤플레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상 환경에서 진행되는 스토리가 기반이기 때문에 몰입도를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헬로루디의 AI 아바타는 자연어 처리 기술이 적용돼 이용자가 하는 말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상황마다 정해진 답변을 설정한 게 아니라, 학습자의 말을 이해하고 소통하도록 해 자연스러운 게임 진행이 가능하다.
데이원컴퍼니는 성인을 대상으로 평생학습용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기존 교육산업은 20세 이하의 고객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 집단의 인구수가 줄어들면서 교육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데이원컴퍼니는 빠르게 성장하는 25세에서 50세 사이의 인구를 타깃으로 교육을 제공한다. 기술발전으로 변하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현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실무 위주로 설계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데이터 사이언스, 프로그래밍, 마케팅, 크리에이티브, 파이낸스, 비즈니스, 외국어 등 성인 실무교육 전 분야를 커버하는 에듀테크 기업이다. 데이원컴퍼니는 “풀타임 교육을 수료한 수강생의 81.64%가 6개월 이내에 원하는 직장과 직업에 자리를 잡았다”고 했다.
현재 데이원컴퍼니엔 프로그래밍·데이터분석·마케팅 실무 교육을 담당하는 ‘패스트캠퍼스’, 가벼운 학습지·1대1 영어회화 패스트원을 운영하는 ‘레모네이드’, 도제식 교육을 제공하는 ‘콜로소’, 네카라쿠배 등의 개발자 양성 교육을 담당하는 ‘스노우볼’ 총 4개의 사내독립기업(CIC)이 있다. 온라인 강의 특성상 완주율이 낮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전략이 활용되고 있다. 제로베이스 온라인 완주반이 대표적인 사례다. 온라인 강의를 끝까지 수강하도록 동기부여 프로그램과 1대1 관리, 환급제도를 더한 서비스다. 프론트엔드 완주반과 전체 강의의 평균 완강률은 각각 54%와 40%에 달한다. 온라인 강의 완강률이 평균 3~7%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수치다(미국의 벤처 캐피탈 앤드리슨 호로위츠 조사).
뤼이드는 AI를 활용한 토익교육 서비스 ‘뤼이드토익(구 산타토익)’을 제공하고 있다. 3억 건 이상의 토익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학습자의 취약한 부분을 파악하므로, 토익교육이 맞춤형으로 이뤄진다. 기존의 토익 학습은 학습자에게 단순히 많은 양의 문제를 제공하는 것에 그쳤다. 뤼이드토익을 이용하는 학습자는 취약점을 집중 공략하면서 학습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뤼이드는 “토익에서 더 빠른 성취를 이루려면, 이미 익숙하거나 숙달된 부분보다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틀릴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