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엑스박스 용량 고민 덜어주는 외장 하드, 씨게이트 게임 드라이브 포 엑스박스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엑스박스 시리즈 X, 플레이스테이션5 등 9세대 콘솔 게임기는 이전 세대와 달리 하드디스크가 아닌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저장장치로 채택했다. 빠른 로딩으로 쾌적한 게임 환경을 제공하지만, 저장공간의 넉넉함 면에서는 오히려 약점이 되기도 한다. 하드디스크와 비교하면 용량에 비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9세대 콘솔은 기본 저장공간도 1TB를 넘지 않는다. 확장을 하려고 해도 가격 부담이 적지 않은 편이다. 요구 성능에만 부합한다면 자유롭게 SSD를 구매해서 장착할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5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엑스박스 시리즈 X는 반드시 전용 제품을 장착하도록 하고 있는데, 가격이 시중에 있는 다른 SSD와 비교했을 때 저렴한 편은 아니다.

씨게이트 게임 드라이브 포 엑스박스
씨게이트 게임 드라이브 포 엑스박스

이렇게 용량 확장 비용이 부담될 때, 대안으로 고려해볼 수 있는 게 외장 하드디스크다. 하드디스크에는 9세대 콘솔 전용 게임을 설치하지는 못 하지만 이전 세대 게임은 문제없이 설치할 수 있다. 엑스박스는 이전 세대 게임에 대한 지원, 이른바 ‘하위 호환’이 매우 충실한 기기이므로 특히나 하드디스크의 활용도가 낮지 않은 편이다.

내장 SSD에는 최신 게임을 설치하고, 외장 하드디스크에는 이전 세대 게임을 설치하는 식으로 저장공간을 구분하면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용량 확장이 가능하다. 이를 위한 외장 하드디스크로 고려해볼 만한 제품이 ‘씨게이트 게임 드라이브 포 엑스박스(Seagate Game Drive for Xbox)’다.

제품 구성. 하드디스크, 연결 케이블, 설명서와 함께 '게임 패스 얼티밋' 1개월 이용권이 들어있다
제품 구성. 하드디스크, 연결 케이블, 설명서와 함께 '게임 패스 얼티밋' 1개월 이용권이 들어있다

‘게임 드라이브 포 엑스박스’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엑스박스를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다. 디자인도 엑스박스와 한몸인 것처럼 유사하다. 엑스박스의 상징 색상인 검은색과 녹색을 그대로 채택했다. 검은색은 무광 검은색 재질 케이스로, 녹색은 작동 시 은은하게 빛을 발하는 LED 조명으로 재현했다. 엑스박스 본체와 함께 놓아두었을 때 이질감없이 그대로 동화되는 디자인이다.

판매 모델은 용량에 따라 2TB와 4TB 두 가지로 나뉜다. 같은 디자인이지만 용량에 따른 크기 차이가 존재한다. 4TB가 2TB보다 1.5배 더 두껍다.

엑스박스 본체와 함께 놔뒀을 때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는 디자인이다
엑스박스 본체와 함께 놔뒀을 때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는 디자인이다

엑스박스와 연결할 때는 USB 3.2 Gen 1(USB 3.0)을 활용한다. 최대 5Gbps의 대역폭을 지원하므로 외장 하드디스크에는 충분한 수준이다. 하드디스크 쪽에는 과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USB 3.0 마이크로 B 단자가 탑재돼 있고, 엑스박스에 연결할 때는 A타입 단자를 이용한다.

엑스박스용으로 나온 제품이긴 하지만 PC에 연결해 일반적인 PC용 외장 하드디스크로 사용할 수도 있다. 외장 HDD로서 기본적인 성능도 준수한 편이다. 리뷰에 사용한 4TB 제품을 하드디스크 속도 측정에 흔히 쓰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크리스탈디스크마크’로 테스트한 결과 순차 단일 읽기에서 약 약 141MB/s, 순차 단일 쓰기에서 약 139MB/s의 속도가 측정됐다.

크리스탈디스크마크 테스트 결과
크리스탈디스크마크 테스트 결과

물론 SSD와 비교하면 수치 상으로나, 체감 상으로나 속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특히 바로 직전 세대인 엑스박스 원 게임을 설치하면 SSD에 설치했을 때와 비교해 어느 정도 체감되는 로딩 속도 차이가 느껴진다. 다만 그보다 이전 세대인 엑스박스 360 게임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따라서 게임 드라이브를 활용 할 때는 로딩이 잦은 게임이나 아주 무거운 직전 세대 게임을 설치하기 보다는 이전 세대 게임이나 비교적 가벼운 게임, 로딩이 잦지 않은 게임을 설치하는 걸 추천한다.

LED에서 엑스박스 상징색 중 하나인 초록색 불빛이 나온다
LED에서 엑스박스 상징색 중 하나인 초록색 불빛이 나온다

또한 비록 실행은 불가능하다지만 9세대 전용 게임을 단순히 보관하는 용도라면 문제가 없다. 10기가 이상의 고속 인터넷을 사용하는 게 아닌 이상, 대용량 게임을 매번 다시 내려받는 것보단 외장 하드디스크에 저장해뒀다 옮기는 편이 훨씬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이 제품은 ‘레스큐 데이터 복구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레스큐 데이터 복구 서비스’는 이 제품처럼 정식 제품명에 ‘데이터복구’란 단어가 표기된 씨게이트 제품군에 제공되는 데이터 복구 서비스다. 3년 보장기간 동안 제품이 고장났을 때,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건 물론이고 손상된 데이터까지 복구해준다. 단, 데이터 복구는 3년 내 1회에 한해 제공된다. 씨게이트 측에 따르면 복구 성공률은 90% 이상이다.

씨게이트의 '레스큐 데이터 복구 서비스'를 지원하는 제품이다
씨게이트의 '레스큐 데이터 복구 서비스'를 지원하는 제품이다

사실 현재 시중에 출시되는 외장 하드디스크들은 기능이나 성능이 거의 평준화되어 있다. ‘씨게이트 게임 드라이브 포 엑스박스’도 기능이나 성능 면에서는 크게 눈에 띄는 차별점이 있지는 않다. 결국 그밖의 작은 차이들이 제품을 구매하는 데 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이 제품은 엑스박스와 ‘깔맞춤’이 가능한 디자인, 데이터 복구 서비스와 같이 뚜렷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구독형 게임 서비스인 ‘게임 패스 얼티밋’ 1개월 이용권도 작지만 반가운 선물이다. 만약 게임 패스를 이용하면서 엑스박스에 여러 게임을 잔뜩 설치해두고 즐기려는 게이머라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용량 확장이 가능한 이 제품을 고려해볼 만하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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