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파란색... 그것이 문제로다" 크로마키 스크린 어떤 색이 좋을까?

정연호 hoho@itdonga.com

[IT동아 정연호 기자]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마블 영화나 해리포터 시리즈 등의 할리우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사진이 익숙할 것이다. 촬영 현장 사진과 영상을 보면 연기 중인 배우들 뒤에 있는 배경이 초록색 스크린으로 구성되는 일이 많다. 심지어 얼굴까지 가리는 초록색 전신 타이즈를 입은 사람이 배우들 근처에 있는 장면도 볼 수 있다. 이렇게 찍은 영상에 CG를 입히는 건 알겠는데, 초록색 스크린과 전신 타이즈를 입은 사람은 왜 영상 속에 포함된 걸까?

이를 이해하려면 ‘크로마키(Chroma Key)’를 알아야 한다. 크로마키란 색조(Chroma)의 차이(key)를 이용해 영상 속 피사체를 뽑아낸 뒤 다른 화면에 끼워 넣는 방식이다. 합성할 인물을 단색 판을 배경으로 촬영한 뒤, 그 화면에서 배경색을 제거해 거기에 다른 영상을 집어넣는 것이다. 예를 들면, 뉴스 일기 예보도 배경을 제거한 뒤, 이에 날씨 예보와 관련된 배경을 합성한 영상이다. 지금은 영화나 일기 예보뿐 아니라 1인 크리에이터들도 크로마키 기술을 쓸 수 있는 스크린과 조명을 구매하면서, 이 방식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출처=반디캠
출처=반디캠

크로마키를 사용하기 위해서 스크린을 구매한다면 어떤 색상으로 사야 할까?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크로마키 스크린의 색상은 초록색과 파란색이다. 물론, 크로마키 스크린을 꼭 두 가지 색으로 쓸 필요는 없다. 초록색과 파란색을 쓰는 이유는 우리 피부색과 보색 관계이기 때문이다. 피부에 초록색이나 청색 비중이 적다고 생각하면 된다. 노란색과 빨간색은 잘 쓰지 않는데, 피부에 있는 붉은기와 노란기 때문에 영상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다. 붉은색 크로마키 스크린을 두고 붉은색을 뺀 뒤 영상을 합성하면, 피부가 투명해지거나 얼룩이 생길 수 있다.

파란색 크로마키 스크린을 쓰고 파란색 넥타이를 맸다고 하자. 그럼, 파란 넥타이가 사라지고 거기에 배경화면이 나타나는 기이한 현상이 생긴다. 서양에선 파란색 동공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주로 초록색 스크린을 쓴다고 한다. 또, 디지털카메라에선 조명 없이도 녹색을 더 선명하게 잡을 수 있고, 사람의 눈동자나 옷차림이 블루 계열이 많아 최근엔 녹색 스크린을 많이 쓴다.

크로마키를 활용할 땐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배경색과 비슷한 색의 옷을 입으면 옷에 구멍이 뚫려 다른 배경과 합성이 될 수 있다. 크로마키는 천으로 된 것과 원터치로 쉽게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제품이 있다. 천으로 된 것은 구겨져서 주름이 잘 지는데, 배경에 주름이 지면 색이 제대로 사라지지 않고 지저분한 흔적이 남는다. 그래서, 주름이 잘 지지 않고 쉽게 보관할 수 있는 원터치 제품을 많이 쓴다고 한다.

또한, 조명을 잘 배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림자 때문에 부분마다 밝기 차이가 생기면, 크로마키를 할 때 그림자 부분에 얼룩이 생길 수 있다. 조명을 설치할 땐 인물이 잘 나오는 것과 더불어, 스크린에 어두운 부분이 없도록 조명의 위치를 조정해야 한다. 스크린에 딱 붙어서 찍는 것보단 거리를 두는 게 좋다. 스크린에 피사체 그림자가 진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스크린의 초록색이 피사체에 반사되면서 크로마키를 할 때 얼굴 색도 같이 빠져 어색하게 보일 수 있다.

최근 유튜버처럼 1인 크리에이터에 도전하는 사람이 늘면서 크로마키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도 많을 것이다. 크로마키 스크린을 산다면 어떤 색이 본인에게 가장 좋을지를 우선 고민해보길 권한다. 그리고, 좋은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크로마키를 항상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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