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 쓰는 고성능, 12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 이모저모
[IT동아 김영우 기자] 시장 조사기관인 IDC가 지난달 12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세계 PC 출하량은 9,270만대를 기록, 최근 5년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이러한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도에도 PC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PC 시스템의 핵심인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신제품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데, 최근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지난해 말에 출시를 시작한 12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다.
인텔은 오랜 기간동안 PC용 프로세서 시장의 절대 강자였지만 최근 라이젠 시리즈를 앞세운 AMD의 맹렬한 반격에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2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코드명 엘더레이크)가 이전세대 제품 대비 확실한 성능 향상을 이루고, 경쟁사 제품에도 비교우위를 보인다는 테스트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다시금 시장 주도권을 차지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성능 코어+고효율 코어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
12세대 코어가 이전 세대 제품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내부 구조다. 이전 제대 제품은 동일한 성능의 코어(프로세서의 핵심 회로)로만 이루어져 있었으나 이번 12세대 코어에선 고성능을 중시한 코어(Performance Core, 이하 P코어), 그리고 상대적으로 성능은 낮지만 높은 전력 효율을 강조한 코어(Efficient Core, 이하 E코어)를 함께 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일부 모델 제외).
고성능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P코어를 주로 이용해 작업을 빠르게 처리하고, 부하가 적은 작업이나 유휴시에는 E코어를 주로 이용해 전력 소비와 발열을 최소화한다. 그리고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함께 하는 등의 상황에서는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코어를 동원해 전반적인 처리 효율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성능과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는 구조다.
예를 들면 12세대 코어 i9-12900HK 모델의 경우, 6개의 P코어, 8개의 E코어를 탑재하고 있다. 그리고 P코어에 물리적으로 하나인 코어를 논리적으로 둘로 나눠 전체 코어 수가 2배로 늘어난 것과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하이퍼 쓰레딩(Hyper-Threading) 기술을 적용했다. 총 14코어/20쓰레드(Thread, 처리단위) 구성으로, 운영체제에선 코어 i9-12900HK를 총 20개의 코어를 가진 것처럼 인식한다.
공정 기준 변경, 차세대 메모리 및 인터페이스 지원
제조 공정 표기 시스템도 바꿨다. 기존 업계에선 단순히 공정의 미세도를 나타내는 nm(나노미터, 10억 분의 1미터) 수치로만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인텔은 12세대 코어 이후부터는 공정의 미세도 외에 전반적인 설계 시스템의 향상까지 고려한 독자적인 기준의 공정 표기를 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내의 트렌지스터 배치 형태가 평면에서 입체로 변모함에 따라 기존의 nm 표기로는 트렌지스터의 집적도를 정확히 나타낼 수 없기 때문이다. 12세대 코어는 기존의 10nm 슈퍼핀 공정을 개선한 ‘인텔7’ 공정을 적용했다. 기존 기준으로는 10nm 공정에 가깝지만 실제 성능은 7nm에 준한다고 인텔은 밝힌 바 있다.
차세대 메모리도 지원한다. 기존 제품 및 경쟁사 제품에서는 DDR4 메모리(~3200MT/s)만 지원했으나 12세대 코어는 DDR4 뿐만 아니라 이보다 성능이 향상된 DDR5 메모리(4800MT/s~)까지 지원하는 것이 눈에 띈다. 이는 일반 PC용 프로세서로는 최초로 지원하는 것으로, 보다 향상된 성능을 낼 뿐만 아니라 향후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할 때도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 외에 12세대 코어 시리즈의 데스크톱용 모델은 업계 최초로 기존 PCI 익스프레스(이하 PCIe) 4.0 대비 최대 2배 빠르게 시스템 내부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PCIe 5.0 인터페이스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향후 대중화될 차세대 그래픽카드나 SSD를 비롯한 주변기기의 성능을 온전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이용 환경에 대응하는 제품군
제품군을 세분화하고 상당히 다양한 종류의 모델을 선보인 점도 눈에 띈다. 이용자들의 다양한 환경을 고려해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인데, 각 제품군의 특성은 이하와 같다.
엘더레이크-S 시리즈(데스크톱 프로세서)
12세대 코어 시리즈 중에서도 성능 면에서는 가장 정점에 있는 제품군이다. 모델명이 K로 끝나는 제품은 오버클러킹이 가능한 마니아용 제품, F로 끝나는 제품은 내장 GPU(그래픽처리장치)가 없는 순수한 CPU(중앙처리장치) 제품임을 의미한다. 그리고 모델명이 T로 끝나는 제품은 소비전력을 낮춘 제품이다. 코어 i9-12900K, 코어 i7-12700F, 코어 i5-12600, 코어 i3-12300T등 20여가지 모델이 출시된 상태다.
기존 11세대 코어에서 이용하던 LGA1200 규격의 소켓이 아닌 LGA1700 규격 소켓에 꽂아 설치하므로 기존 메인보드에서 프로세서만 업그레이드는 할 수 없다. 엘더레이크-S용 데스크톱 메인보드는 탑재 칩셋의 종류에 따라 보급형인 H610, 중급형인 B660, 고급형인 H670 계열로 나뉘며, 오버클러킹까지 지원하는 최상위급 모델인 Z690 계열도 나와있다. 같은 칩셋의 메인보드라도 DDR4 메모리를 지원하는 모델과 DDR5 메모리를 지원하는 모델로 나뉘는데, 고성능을 중시한다면 DDR5 메모리용, 비용을 아끼고자 한다면 DDR4 메모리용 메인보드를 선택하는 것이 적합하다.
엘더레이크-H 시리즈(고성능 모바일 프로세서)
게이밍 노트북 및 콘텐츠 전문가용 노트북 등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소비자를 위해 출시된 제품군으로, 모델명에 H가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12세대 코어 모바일 제품군에 비해 소비 전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신, 성능면에서는 2022년 2월 현재 나온 노트북용 프로세서 중에 최상위급의 성능을 제공한다.
내장 GPU는 데스크톱용에 들어가는 인텔 UHD 그래픽스보다 강력한 인텔 아이리스 Xe 그래픽스를 품었다. 대표적인 모델은 코어 i9-12900HK, 코어 i7-12800H, 코어 i5-12600H 등이며 코어 i3 제품군은 출시되지 않았다.
엘더레이크-P 시리즈(범용 모바일 프로세서)
성능과 소비전력 사이의 균형을 강조한 제품군으로, 사무용 노트북이나 콘텐츠 감상용 노트북, 입문형 게이밍 노트북 등 다양한 제품군에 두루 탑재된다. 모델명이 P로 끝난다. 전 모델에 인텔 아이리스 Xe 그래픽스를 내장하고 있어 그래픽 성능 역시 수준급이다. 코어 i7-1280P, 코어 i5-1250P, 코어 i3-1200P 등이 대표적인 모델이다.
엘더레이크-U 시리즈(저전력 모바일 프로세서)
긴 배터리 이용 시간을 위한 낮은 소비전력, 작은 크기의 모바일 기기에 탑재하기에 유리한 낮은 발열을 강조하는 제품군으로, 슬림형 노트북 및 태블릿, 그리고 용도에 따라 형태를 바꿔서 쓰는 투인원 기기 등 휴대성을 중시하는 모바일 기기에 적합하다. 인텔 아이리스 Xe 그래픽스를 내장했으며 모델명은 U로 끝난다. 저전력(15W) 모델인 코어 i7-1265U, 코어 i5-1245U, 코어 i3-1215U, 그리고 초저전력(9W) 모델인 코어 i7-1260U, 코어 i5-1240U, 코어 i3-1210U 등이 대표적 제품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