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어디서든 소음 없이 일하세요", 로지텍 존와이어리스 헤드폰
[IT동아 정연호 기자] 개방형 사무실은 직원 간 협업과 소통을 강화하고, 업무 생산성을 높인다. 직원들은 프로젝트 단위로 자리를 자유롭게 옮길 수 있고, 칸막이가 없으니 주변 사람들과도 자유롭게 소통할 것이다. 개방형 사무실이 도입되기 시작했을 때, 많은 회사들은 이렇게 ‘사무실 혁신’이 ‘생산성 혁신’으로 이어지길 기대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개방형 사무실이 직원들에게 스트레스의 대상이라는 말이 나온다. 벽이나 칸막이가 없기 때문에 동료의 대화 소리와 전화 통화 소리,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 등의 소음에 계속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사생활을 보호할 수 없다는 점도 직업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이어캡으로 소음을 줄이려고 해도, 중요한 전화를 받지 못하는 것처럼 업무 대응이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개방형 사무실을 위한 헤드폰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휴대성 좋고, 소음 차단에 효과적이며 중요한 전화도 바로 대응할 수 있어 사무실에서 쓰기에 적절하다. 로지텍의 존 와이어리스도 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으면서,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 기능을 제공하는 헤드폰 제품이다.
디자인은 사무실에서도 무난하게 쓸 수 있을 정도로, 튀지 않고 오히려 조금 심심한 편이다. 본체를 자세히 보면 양쪽엔 두툼한 이어패드가 자리 잡고 있다. 일반적인 헤드폰처럼 가운데가 움푹 파인 형태가 아니라 구멍만 잔뜩 뚫려 있으며, 진동판이 귀보다 작은 온 이어 타입이다. 다른 온 이어 제품처럼 가볍고, 접어서 휴대하는 것이 가능하다. 무게를 측정해보니 180g이었다. 휴대성은 좋지만 귓바퀴를 계속 누르기 때문에, 장시간 이용하면 귀가 조금 불편할 수 있다. 헤어밴드는 본인이 편한 대로 길이를 조절하면 잘 고정된다.
마이크는 좌우로 위치를 바꿀 수 있어, 본인에게 편한 방향으로 쓰면 된다. 위쪽으로 올리면 자동으로 마이크가 꺼지는 뮤트 기능이 적용된다. 혹은 마이크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음소거를 할 수도 있다. 마이크와 연결된 하우징엔 헤드폰을 조정하는 버튼이 있다. ‘+’, ‘-‘버튼으로 사운드 음량을 조절하면 된다. 스마트폰과 연결했을 때 전화가 오면 수화기 버튼으로 통화를 받을 수 있고, 통화 도중 수화기 버튼을 누르면 통화가 종료된다. 위에 마이크로소프트(MS) 팀즈 버튼을 누르면, MS의 소통 및 협업 툴인 팀즈 앱을 시작해 이용할 수 있다.
그 옆엔 전원 버튼과 ‘ANC’ 버튼이 있다. 헤드폰은 기본적으로 무선이기 때문에 블루투스 연결이 필요하다. 전원 버튼을 2초 정도 누르면 블루투스 페어링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 혹은 PC와 연결해서 이용하면 된다. ‘ANC(Active Noise Cancellation) ’는 주변에서 발생하는 반복적인 소음을 상쇄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뜻한다. 이를 통해 소음을 줄여 원음을 더욱 명료하게 감상할 수 있다. 집에서 쓰는 키보드가 소음이 큰 편인데, ANC 기능을 활성화한 상태에서 노래를 들으면 소음이 크게 들리지 않아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집에서 재택근무를 할 때 이 헤드폰을 주로 썼는데, 방이 조금 답답할 때 선풍기를 틀기도 했다. ANC 기능을 틀면 선풍기나 마우스 소리 같은 생활 소음이 잘 들리지 않았다. 재택근무를 할 땐 이런 생활소음으로 집중력이 저하되는 일이 많아서, 이 부분은 특히 유용했다. 다만, 헤드셋을 노트북과 연결한 상태에서 소리가 차단되면 중요한 전화를 놓칠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 정도로 소음이 차단되진 않았다.
전화통화나 화상회의를 할 때 마이크를 이용해봤다. 그전엔 줌으로 회의를 할 때, 이어폰 마이크로 대화를 하면 소리가 잘 안 들린단 말을 자주 들었다. 이 헤드폰과 PC를 연결한 뒤 상대방에게 소리가 어떻게 들리냐고 물었는데, 마이크 소리가 깔끔하게 잘 들린다고 답했다.
헤드셋과 함께 비즈니스 화상회의 키트 중 하나인 웹캠 ‘로지텍 BRIO’를 같이 이용해봤다. 웹캠의 거치대 길이를 조정해서 원하는 곳에 거치할 수 있다. 노트북에도 웹캠이 있지만 시야각이 좁고, 화질도 좋지 않아서 평소에 잘 이용하지 않았다. 웹캠 BRIO는 UHD 4K까지 지원하는 이미지 센서를 탑재했다. BRIO 웹캠은 시야각을 조정하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1:1 소통을 위해 얼굴에 집중하거나, 보기에 편안한 시야각 혹은 뒷배경을 보여주는 각도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집 안이 노출되길 원하지 않는다면, ‘로지텍 카메라 설정’ 앱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시야각을 좁히면 된다.
이 제품은 음악감상에 특화된 헤드폰은 아니지만 음향기기로서의 기본기는 충분히 갖췄다. 소리는 주관적인 영역이다. 고음이 깔끔하고 강한 걸 선호하기 때문에, 청음을 하면서 소리가 다소 밋밋하기도 했다. 다만, 헤드폰의 울림 덕분에 현장감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었다. 로지텍 홈페이지에서 로지튠(LogiTune)을 다운받으면, 이퀼라이저(EQ) 설정을 바꿀 수 있다. 또, ‘side tone’ 기능을 켜면 음악을 들으면서도 본인의 목소리가 들려, 본인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헤드폰의 아래쪽에 있는 USB 포트에 케이블을 연결해서 충전하는데, 한 번 완충 시 16시간을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는 하루 온종일 들을 수 있는 셈이다. ANC 기능을 켜면 14시간까지 배터리가 지속되며, 5분 충전으론 1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유선 충전 외에도 무선 충전기를 이용한 무선 충전 기능도 지원한다. 스마트폰용으로 널리 이용하는 Qi 규격 무선 충전기가 호환된다.
로지텍 공식 인증 스토어 기준으로 로지텍 존 와이어리스의 가격은 23만 6500원이다. 저렴한 가격은 아니다. 다만, 휴대성이 좋아서 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고, 화상 회의가 많아진 요즘 원활환 의사소통을 원한다면 준수한 제품이다. 또한, 직원들이 코로나19 이후로 재택근무를 하다가, 다시 소음으로 가득찬 회사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이 제품은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