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2] 코로나로 활짝 핀 게임 시장, 대형 업체들도 라인업 확대
[IT동아 권택경 기자]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여가 시간이 실내 비대면 활동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반사이익을 본 산업 중 하나로 게임 산업이 꼽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펴낸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게임 시장은 전년도 1876억 2500만 달러에서 11.7% 성장한 2096억 5800만 달러였다. 게임 이용 경험을 나타내는 게임 이용률도 2019년 65.7%에서 2020년 70.5%, 2021년 71.3%로 코로나19 유행 이후 확연히 늘어났다.
이처럼 게임 시장과 문화 저변이 넓어짐에 따라 게임 관련 기기 시장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기존 PC 제조사나 게이밍 기어 업계 뿐만 아니라 대형 가전 업체들도 게이밍 특화 제품이나 관련 기능을 추가하면서 게임 시장을 공략 중이다. 지난 5일(현지시각)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 2022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이머 노린 최소형 OLED TV 출시한 LG
LG전자는 CES를 앞두고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OLED TV 제품군에 최소형인 42인치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LG전자의 이전 최소형 제품이었던 48인치 제품은 전통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수요가 애매한 제품이지만 ‘게이밍 디스플레이’라는 뜻밖의 수요와 맞닿으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OLED 특유의 화질과 빠른 응답속도, 고주사율이나 돌비비전 같은 기능들 덕분에 전문 게이밍 모니터보다 고사양 PC나 최신 콘솔 게임기와 궁합이 더 잘 맞는다는 평가다. 다만 모니터 대용으로 쓰기엔 48인치는 지나치게 크다는 의견이 있어 더 작은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LG전자가 이번에 42인치 제품을 출시한 건 게임 시장의 이러한 소형화 요구에 응답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측은 프리미엄급 세컨드 TV나 게임용 TV로 소형 제품을 원하는 수요를 확인해 이번 42인치 제품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선보인 삼성
삼성전자는 CES2022 기조연설에서 자사 스마트 TV와 모니터에 클라우드 게임을 위한 플랫폼인 ‘게이밍 허브’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포스 나우, 스태디아, 유토믹 등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협력해 게이밍 허브에서 게임을 둘러보고 다운로드 없이 그 자리에서 실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격으로 실행한 게임을 스트리밍하는 클라우드 방식이기에 별도 게임기나 PC없이 컨트롤러와 TV, 모니터만 있으면 된다. 게이밍 허브는 올해 하반기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신제품 대거 공개한 HP의 게이밍 브랜드 ‘하이퍼엑스’
세계 PC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HP는 게이밍 기어 전문 브랜드 ‘하이퍼엑스’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HP는 지난해 메모리 제조사 킹스톤으로부터 하이퍼엑스를 4억 2500만 달러(약 511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올해 CES에서 하이퍼엑스는 클라우드 알파 무선과 펄스파이어 헤이스트 무선 등 기존 제품을 무선화한 신제품을 공개하며 무선 제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클라우드 알파 무선은 1회 충전 시 최대 300시간 배터리 수명을 지원한다. 메모리 폼과 가죽을 사용해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하며, 프레임에는 견고한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했다. 또한 저음, 중음, 고음을 분리해 전달하는 듀얼챔버와 정밀하게 튜닝한 50mm 오디오 드라이브를 탑재했다.
펄스파이어 헤이스트 무선은 육각형 벌집 모양 타공 디자인이 적용된 초경량 마우스인 펄스파이어 헤이스트의 무선 버전으로, 2.4GHz 대역 저지연 무선 연결을 지원한다. 배터리 성능은 1회 충전 시 최대 100시간 지속되는 수준이다. 스위치는 TTC 골든 마이크로 방진 스위치를 탑재해 8천만 회 클릭을 보장한다. 또한 6개의 프로그램 버튼과 온보드 메모리를 탑재해 여러 상황에 맞춰 메크로를 설정할 수도 있다.
하이퍼엑스의 첫 무선 게이밍 컨트롤러인 ‘클러치’도 선보였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연결하거나 2.4GHz 동글을 활용해 PC에 연결할 수 있다. 유선 연결을 위한 USB 타입 C to A 케이블과 탈부착할 수 있는 스마트폰 클립도 기본 제공한다. 배터리는 1회 충전 시 19시간 사용할 수 있는 충전식 배터리를 내장했다.
이외에 기존 60키 게이밍 키보드였던 알로이 오리진 60에 방향키와 기능키를 추가한 ‘알로이 오리진 65’와 핑크와 화이트 배색을 적용한 새로운 디자인의 ‘클라우드 II 헤드셋’의 핑크·화이트 배색, DTS 헤드폰:X 등 서라운드 오디오 기술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코어’ 헤드셋도 공개했다.
불씨 살아난 VR 게임 시장, PS VR2로 이어가는 소니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5를 위한 VR 헤드셋인 ‘플레이스테이션 VR2(이하 PS VR2)’를 공개하며 VR(가상현실) 게임 시장 공략을 재개를 알렸다. 소니는 지난 2016년 플레이스테이션4를 위한 PS VR을 출시하며 처음으로 VR 게임 시장에 뛰어든 바 있다. PS VR은 누적 판매량 500만대를 기록했지만 성능 한계와 콘텐츠 부족으로 제대로 된 VR 게임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후속 모델 출시 여부도 한동안 안갯속에 있었다. 하지만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 고조로 VR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한 지난해 초 PS VR2 출시를 공식화한 바 있다.
소니는 이미 이번 발표에서는 새 헤드셋 디자인을 직접 공개하는 대신 대략적인 제품 성능과 기능만 소개했다. PS VR2는 한쪽 눈당 2000x2024 해상도를 구현하는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4K 해상도급 화면을 구현한다. 주사율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90Hz와 120Hz를 지원한다. 시야각은 100도에서 110도로 넓어졌다.
사용자의 머리 움직임과 컨트롤러 움직임을 추적하는 ‘트래킹’ 방식도 바뀌었다. PS VR2는 ‘인사이드-아웃 트래킹’ 방식을 채택해 헤드셋 자체에 탑재된 카메라 4대가 사용자 움직임과 컨트롤러를 추적한다. 메타(전 페이스북)의 퀘스트2에 탑재된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전 제품과 달리 별도 외부 카메라가 필요 없다. 헤드셋 자체에 진동으로 피드백을 주는 기능이나 3D 입체 음향 기술 등 여러 ‘감각 기능’도 추가해 좀 더 몰입감 있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시선 트래킹 기능을 추가해 착용자의 시선을 추적해 시선에 따라 화면 표시를 달리하거나, 시선만으로 상호 작용을 할 수도 있다.
헤드셋과 함께 사용될 PS VR2 센스 컨트롤러 모습에는 플레이스테이션5에 적용돼 호평받은 햅틱 피드백 및 적응형 트리거가 적용돼 좀 더 실감나는 진동과 조작감을 제공한다. 또한 다소 복잡했던 연결 방식을 개선해 USB-C 케이블 하나로 플레이스테이션5에 연결할 수 있게 했다.
마지막으로 PS VR2 발표와 함께 PS VR2 전용으로 개발 중인 게임 ‘호라이즌: 콜 오브 더 마운틴’ 영상도 공개됐다. ‘호라이즌: 콜 오브 더 마운틴’은 게릴라 게임즈의 ‘호라이즌’ 시리즈에 기반한 VR 게임으로 게릴라 게임즈와 다수의 PS VR 게임 제작에 참여했던 ‘파이어스프라이트’가 함께 개발을 맡는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