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중대재해 없는 건설현장, 스마트인사이드가 물꼬 튼다”

[스케일업 X 대구대학교 창업도약패키지] 스마트인사이드 AI (4)

스마트인사이드 AI의 사업영역은 ‘건설 IoT(사물인터넷) 센서’와 ‘건설 특화 영상 AI(인공지능)’입니다. 지난 2018년 건설 현장 산업 재해 방지와 사후 관리 편의성을 향상시키고자 성균관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인 박승희 대표가 스마트인사이드(전신)를 창업한 뒤, AI 스타트업 대표이자 고등학교 동창이었던 신주호 부대표가 합류해 지금의 스마트인사이드 AI로 재탄생했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출신의 김태헌 연구소장도 합류하며 내실을 다졌습니다.

다만, 저희 스케일업팀은 크게 2개의 사업영역으로 나뉘어 있는 스마트인사이드 AI에게 ‘선택과 집중’의 필요성을 전달했습니다. 스마트인사이드 AI도 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는 무엇인지, 만약 투자를 유치한다면 어떤 사업을 투자자에게 제안하는 것이 유리할 지 고민하고 있었죠. 그리고 약 두 달이 지난 지금, 스마트인사이드 AI가 좋은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스케일업을 위한 마중물,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말이죠.

다시금 심각해진 코로나19로 인해 화상으로 만난 스마트인사이드 AI 신주호 부대표, 출처: IT동아
다시금 심각해진 코로나19로 인해 화상으로 만난 스마트인사이드 AI 신주호 부대표, 출처: IT동아

건설 IoT 사업 분야 경쟁력, 인정받았습니다.

스마트인사이드 AI는 스케일업팀과 만나기 전부터 IR(investor relations)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극히 실리적인 이유 때문이다. 건설 산업 특성상 건설 IoT 센서나 영상 AI 서비스 판매 계약을 맺더라도, 실제 회사 매출로 잡히기에는 꽤 시간이 필요했다. 교량, 고층 빌딩 등의 건설 기간을 떠올려보자. 첫 삽을 뜨더라도 실제 완성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교량의 건설 기간은 ‘개월’이 아닌 ‘년’ 단위다. 즉, 제품 납품 계약을 맺더라도 회사 통장에 돈이 들어오기까지 버틸 자금이 필요하다.

스마트인사이드 AI의 재무재표에도 이러한 상황은 고스란히 나타난다. 외부에 자세하게 공개하기 어렵지만, K건설, H2건설, D조선 등과 건설 IoT 센서 납품 계약 건은 ‘자금집행: 2022년’, ‘2022년 초 진행 예정’ 등으로 기입되어 있다. S기업, L건설과 맺은 딥러닝 영상인식 기반 사업장 안전관제 시스템 계약 역시 ‘추가 미팅 예정’으로 적혀있다. 지난 미팅에서 박 대표와 신 부대표 모두 “2021년 확정 매출과 이후 잡혀있는 예상 매출은 별개”라고 설명한 바 있다.

매립형 EM센서 적용 사례, 출처: 스마트인사이드 AI
매립형 EM센서 적용 사례, 출처: 스마트인사이드 AI

즉, 지난 IR은 이미 계약을 맺은 제품을 납품하기 위한 최소 경비이자 확정 매출을 위한 자금 확보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난 12월 20일, 어니스트벤처스와 프리-시리즈A 계약을 맺었다. 첫 외부 투자 유치로, 내년 상반기까지 시리즈A 투자를 진행 마무리할 예정이다.

신 부대표는 “건설업계에서 가장 큰 고객은 몇 없다.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공기업과 지자체, 대형 건설사 등이 대부분입니다. 1년에 대형 다리를 몇 개나 건설하는 일은 없잖아요. 교량 건설 기간은 최소 3~5년입니다. 때문에 건설 IoT 센서 계약은 대부분 년 단위로 맺죠”라며, “영상 AI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인공지능 챔피언십 2021’에서 한국전력공사가 제시한 ‘전력설비 점검 지능화 솔루션’ 부문에서 우승해 따낸 구매 연계 계약도 아직 진행 중이에요. 내년 1월부터 진행하는 계약도 여럿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리하자면, 스마트인사이드 AI는 개발한 제품과 서비스를 이제 막 시장에 선보이는, 판매하는 단계로 접어든 스타트업이다. 쉽게말해 이제 돈을 벌기 시작했다. ‘기술 좋네요. 우리 현장에 사용해보겠습니다’라고 고객이 찾아오는 단계다. 즉, 투자 유치 자금은 제품을 만들 자금, 제품을 만들 인력을 유지하기 위한 자금이다.

인공지능 챔피언십 2021 한국전력공사 과제에서 우승한 스마트인사이드 AI, 출처: 스마트인사이드 AI
인공지능 챔피언십 2021 한국전력공사 과제에서 우승한 스마트인사이드 AI, 출처: 스마트인사이드 AI

신 부대표는 “여기까지 오는 기간이 길었습니다. 저희 제품과 서비스는 기존에 없던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현장에서 테스트하는 기간이 필요하잖아요. 특히 건설 관련 제품, 안전 관련 제품은 테스트 기간이 긴 편입니다. 지난 3년은 이를 설득하는 기간이었어요”라며, “지난한 시간을 거쳐 설득했습니다. 저희 제품과 서비스는 이제현장에 적용하는 단계로 접어들었어요”라고 웃었다.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 저희도 알고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에 대한 나름의 결론도 이야기했다. 신 부대표는 “저희도 알고 있습니다. IR을 준비하며 많은 VC를 만날 때마다 들었던 이야기에요. 두 사업 분야는 나눠 분리해서 접근해야 하는지도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다만,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결론내렸어요. 현실적인 이유입니다”라며, “건설 IoT 제품은 실제 매출 성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희의 캐시카우(Cash Cow), 수익창출원 사업이죠. 하지만 영상 AI는 아직 데이터를 학습하는 단계예요. 시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라고 설명을 이어갔다.

스마트인사이드 AI도 두 사업 분야의 각자 도생 방안을 고려했었다.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 잘 알고 있다. 하나에 올인해도 부족할 스타트업이 동시에 여러 사업에 도전한다는 부담을 체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두 사업 분야 중 스마트인사이드 AI의 미래 핵심 사업은 무엇일까? 하나에 올인했을 때 실패하면 여파는 감당할 수 있을까?

스마트인사이드 AI 신주호 부대표, 출처: IT동아
스마트인사이드 AI 신주호 부대표, 출처: IT동아

“2022년을 보내고, 시리즈A를 마무리한 뒤에는 저희도 결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언을 받아들인 부분도 있어요. 내부적으로 사업부를 보다 명확하게 나눴습니다. 외부 VC의 조언을 받아들이기도 했죠. 보수적인 투자 시장의 시선에 맞춰 정비했습니다. 결론은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 알려드릴 수 있을 듯 합니다.”

이어서 신 부대표는 투자 자금 활용처에 대해 “인력을 채용할 예정입니다. 스타트업은 인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스케일업 단계에서는 같이 이끌어갈 수 있는, 경험 많은 경력자를 원하지만, 아무래도 조건을 맞추기가 어렵죠. 그래도 열심히 찾아보고 노력하는 중입니다”라며, “특히, 건설 시장은 워낙 폐쇄적이라 사람을 구한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 지인 추천이나 주변 네트워크를 활용하게 되는데, 문이 좁죠. 이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해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관심을 부탁드려요”라며 미소지었다.

스마트 인사이드의 현재 직원은 총 10명으로, 오는 2022년 1월 2명을 추가 채용할 예정이다. 채용 면접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영상 AI 사업부는 대부분 딥러닝 엔지니어로 총 5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건설 IoT 사업부에는 제품을 각 현장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개발 인력이 근무 중이다. 신 부대표는 “기술과 제품 개발쪽 인력보다 영업을 담당해줄 수 있는 경력자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대부분 박 대표가 네트워크를 살려 영업을 전담하고 있는데, 함께할 수 있는 분이 있으면 좋겠네요”라고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교량에 활용한 매립형 EM센서 사례, 출처: 스마트인사이드 AI
교량에 활용한 매립형 EM센서 사례, 출처: 스마트인사이드 AI

중대재해 없는 건설 현장을 꿈꿉니다

“이제는 안전, 그리고 관리에도 신경써야 하는 시대잖아요. 저희 스마트인사이드 AI가 만들어가고자 하는 미래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스마트인사이드 AI를 처음 소개하는 자리에서 박 대표가 전한 말이다. 회사 설립 이유이자 꿈꾸는 미래다. 2021년 12월 27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발표한 ‘2021 사례로 보는 중대재해예방 가이드’를 살펴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중대재해 사망자 수는 2,708명에 달한다. 2018년 971명에서 2019년 855명, 2020년 822명 등으로 감소 추세이긴 하지만, 올해도 800명 수준(11월말 기준 790명)이 예상되는 등 최근 줄어드는 폭이 주춤한 모습이다.

중대재해 사망사고 현황, 출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중대재해 사망사고 현황, 출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특히, 3년간 발생한 중대재해 사망사고 중 절반 이상은 건설업종에서 발생했다. 사고로 사망한 2708명 중 1371명(50.6%)은 건설업이었고, 다음으로 기타업종 713명(26.3%), 제조업 624명(23.0%) 등의 순이다. 건설 현장에서 여전히 떨어짐과 끼임·부딪힘 등 안전 부주의에 따른 사고가 대부분이다. 산술적으로 하루 평균 2명 이상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다.

신 부대표는 “건설 사고로 목숨을 잃는 일은 아직 우리 주변에 여전합니다.. 알려지지 않는 상해 사고는 더 많지요. 하지만, 모든 사람의 주목을 이끄는 대형 사고가 아니면, 뉴스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대로 지켜볼 수많은 없잖아요”라며, “IoT 센서와 영상 AI 분석 기술을 활용하면, 대형 붕괴사고, 추락 사고 등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바라고 꿈꾸는 미래의 건설 현장이죠. 이제 시작입니다. 다행히 현장의 인식도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저희 스마트인사이드 AI가 만들어갈 건설 현장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라고 전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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