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세이프웨이의 도전, 사람과 동행하는 저속 모빌리티 플랫폼’
[스케일업 X 대구대학교 창업도약패키지]
세이프웨이 김동호 대표는 “힘들지 않는, 힘쓰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합니다. 세이프웨이를 설립하며, 스스로 내세운 미션(Mission)이었는데요. 처음 선택한 아이템이 ‘전동 유모차’였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몇 시간 동안 밖에서 유모차를 밀고 끌면서 깨달았죠. ‘이것도 보통 일이 아니구나. 로봇 전동 기술을 활용하면 좀 쉽지 않을까?’라고 말이죠.
그렇게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열정을 쏟았습니다. 처음에는 쉬울 줄 알았습니다. 자신도 있었죠. 대우조선해양에서 15년 가까이, 현장과 연구소를 오가며 소위 말하는 ‘기름밥’ 좀 먹었으니까요. 하지만, 현실이라는 벽은 생각보다, 예상보다 두터웠습니다. 곧 세상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던 전동 유모차는 아직 양산 과정을 마무리하지 못했으니까요.
고민하던 와중에 김 대표는 저희 스케일업팀과 만났습니다. 그의 열정과 고민을 듣고, 원점에서 BM을 분석했으며, 나름의 작은 팁도 전달해드렸죠. 그리고 김 대표는 말합니다. “이제 정체성을 찾았다”고 말이죠.
“세이프웨이의 정체성, 비전을 찾았습니다”
스타트업은 매 순간 바쁘다. 예상치 못한 고민거리는 쉴 틈 없이 찾아오고, 등 떠밀리듯 좌충우돌 선택의 순간을 맞이한다. 아직 제품 개발도 마무리하지 못했지만, 먹고 살려면 당장의 매출도 고민해야 한다. 마무리하지 못한 프로젝트를 두고 맘 편히 퇴근할 수 있는 대표가 어디 있을까. 그래도 김 대표는 꿋꿋하게 세이프웨이를 지켰다. 힘들 때마다 ‘힘쓰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미션을 생각했다.
그리고 세이프웨이는 드디어 내년에 전동 유모차를 시장에 선보인다. 현재 막바지 양산 과정을 밟고 있다. 조금이나마 가격을 낮출 수는 없을까, 고객이 유모차를 밀고 끌 때 행여나 어색해 하지는 않을까, 마지막으로 제품을 손보고 제어 시스템을 매만지고 있다. 지난 12월 1일부터 4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을 통해 어설프게나마 시장에 첫 선도 내비쳤다.
약 열흘만에 다시 세이프웨이를 찾았다. 스케일업팀과 함께한 시간은 어땠는지 혹시 아직도 고민은 없는지 물었다.
“스케일업팀과 함께하는 시간 동안 저희 세이프웨이만의 정체성을 찾았습니다. 시작은 전동 유모차이지만,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비전을 세웠어요. ‘힘쓰지 않는 세상’이 미션이라면, 저희의 비전은 ‘사람과 동행하는 저속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저속 모빌리티 플랫폼’. 인사이터스 황현철 대표가 제언한 내용이었다. 황 대표는 단순 전동 유모차 제조 업체에서 벗어나 다양한 저속 모빌리티 제품을 공급하는 플랫폼 업체를 지향하라 언급했다. 세이프웨이가 일반 고객과 기업 고객 모두를 아우르고, 최종 사용자가 제품 용도를 결정할 수 있다면, 저속 모빌리티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김 대표는 여기에 집중했다. 맞다. 사실 김 대표도 알고 있었다. 세이프웨이 초기에는 전동 유모차‘만’ 만들어 판매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았다. 전동 유모차는 첫 제품일 뿐이었는데, 어느 순간 여기에 너무 몰입해있었다. 전동 유모차의 다음 단계를 그려야 한다. 그걸 깨달았다.
사람과 동행하는 저속 모빌리티 플랫폼
김 대표는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세이프웨이는 사람과 동행하는 저속 모빌리티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하나의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는 것을요. 그 의미를, 비전을 일깨워 준 것에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사람과 동행한다는 의미는 남다르다. ‘동행’이라는 키워드에 저속 모빌리티의 핵심이 담겨있다. 킥보드와 유모차를 예로 들어보자. 킥보드는 사람과 동행하지 않는다. 사람을 태우고 다니는 탈 것이다. 유모차는? 사람과 함께 걷는다. 즉, 동행하는 제품이다.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부모가 밀어야 앞으로 가고, 끌면 뒤로 온다. 유모차 위에 같이 부모가 올라타서 제어하지 않는다.
제품 용도에 따른 차이다. 그게 저속 모빌리티다. 김 대표는 “저속 모빌리티의 위치와 가치를 찾았습니다. 스케일업에 참여하면서 거둔 가장 큰 수확이에요. 현재 세이프웨이가 지닌 차별화된 경쟁력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미세한 힘으로 밀면 나아가고, 좌/우로 힘을 주면 자연스럽게 조향할 수 있는 ‘근력센싱(보조) 기술’에 노력한 이유기도 했죠”라며, “여기에 맞춘 전동 모듈을 유모차, 카트, 캐리어 등 다양한 제품에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세이프웨이의 비전, 새로운 정체성이에요”라고 설명했다.
관련 시장 가능성도 엿봤다. 김 대표는 “얼마 전,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 ‘CES 2022’에서 전시할 예정인 ‘모베드(MobeD)’의 컨셉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모베드는 저희가 추구하는 저속 모빌리티의 상위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만큼 시장성이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세이프웨이는 일반인도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상용화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사람과 동행하는 저속 모빌리티에 필요한 것을 우선해 담은 것이죠”라고 덧붙였다.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습니다
김 대표는 저속 모빌리티 플랫폼의 첫 시작인 전동 유모차를 실제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있다. 한국벤처컨설팅 김유광 이사와 만난 뒤, 가장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실제 제품을 들고 나가 사용자로부터 얻는 피드백과 실증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테스트베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운영하는 일반 유모차 ‘레스떼’를 판매하는 스마트스토어에 고객들이 ‘전동 유모차는 언제 나오는지’, ‘어디서 볼 수 있는지’ 물어보고 계시거든요. 고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현장에 나가보고 싶습니다”라며, “스타트업 지원 사업, 레스떼 구매 고객,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실증 데이터를 쌓아보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방법을 고민 중이다. 몇몇 지자체들이 운영하는 ‘테스트베드 지원 사업’, 대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운영하는 ‘제품 실증 사업’ 등에 지원할 예정이다. 작은 꿈도 생겼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테스트베드 사업에 ‘서울대공원’이 포함되어 있는데, 만약 할 수 있다면 넓은 부지의 서울대공원에 전동 유모차를 시험 적용해보고 싶단다.
꼭 서울대공원이 아니어도 좋다. 일반 유모차를 대여해주는 식물원, 동물원, 아쿠아리움 등도 좋고, 넓은 산책길을 보유한 국립공원이나 난지도 캠핑장 등도 좋다. 실증 데이터를 취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직접 전동 유모차를 들고 나가고픈 욕심이다.
김 대표는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실증용으로 1차 100여대를 제작하고자 합니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넓은 공간을 보다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전동 유모차의 장점을 현장에서 찾고자 해요.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라며, “혹 저희 세이프웨이 전동 유모차를 현장에서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실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연락을 부탁드립니다”라고 당부했다.
이어서 김 대표는 “과거 스마트 유모차라며 해외 크라우드펀딩에서 소개했던 ‘Smartbe’, 우리나라에서 곧 출시할 것처럼 언급했던 ‘스마트로닉’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제품 모두 어느 순간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어요. 기술적 검증 없이 개발 계획만 앞서 발표했던 사례였습니다”라며, “저희는 양산, 실증 테스트를 앞두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부담없는 제품 가격은 얼마인지, 현실성 있는 제품 가격에 맞춰 어떤 기능을 유지해야 하고 빼야 하는지를 따지는 단계죠”라고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4년 동안 많이 노력했습니다. 허황된 꿈을 쫓는 것이 아닌, 실제 제품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적정선을 찾고 있어요. 세이프웨이는 사람과 동행하는 전동 유모차, 사람과 함께 걷는 저속 모빌리티를 완성시키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세이프웨이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말을 대신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