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SaaS 시대] 김성조 와탭랩스 CTO, “핵심은 분산 아키텍쳐 구현”
“SaaS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분산 아키텍쳐가 핵심이다. ‘이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싸움인 셈이다. 데이터 저장구조 체계, 데이터 이중화, 데이터 복구, 서버 확장, 보안 통신, 암호화, 회원 관리, 수집 서버, 빠른 확장, 방대한 데이터 처리 등 모든 영역에서 필요한 것들을 수천 대의 서버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한다.”
‘SaaS를 만들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와탭랩스 김성조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답한 내용이다.
김 CTO가 몸담고 있는 와탭랩스는 지난 2015년 모니터링 서비스 ‘와탭’을 선보인 이래 7년째 모니터링 SaaS(Software as a Service)를 제공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서버, 쿠버네티스, 데이터베이스 등의 데이터를 초 단위로 수집하고 분석해 장애를 감시하고, 알려야 한다. 김 CTO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분산 아키텍처 구조를 채용하고, URL 모니터링과 같은 고객의 요구 사항도 수용해 대응했다”라고 설명했다.
초기 와탭랩스는 고객이 늘어날수록 인프라도 늘려야 하는 구조였다. 때문에 비용도 늘어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와탭랩스 이동인 CEO가 영입한 것이 김성조 CTO다. 김 CTO는 “다시 패키지를 만든다고 했으면 함께하지 않았다. 새로운 영역인 SaaS를 경험하고, 이를 만들고 싶어 합류했다.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패키지 구축과 서비스 제공의 차이를 알아가면서 도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2016년 와탭랩스에 합류한 김 CTO는 모든 서비스를 통합하는 작업부터 진행했다. 지금도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때마다 데이터를 통합하는 작업에 많은 개발자가 참여하고 있다. 와탭랩스는 2021년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총 183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러한 투자 유치를 바탕으로 현재 45명의 직원 중 35명이 개발자와 엔지니어일 정도로 많은 부분을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김 CTO는 “패키지 제품 개발과 SaaS 제품 개발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라며 이야기를 풀었다. 그가 전한 큰 차별화 포인트는 6가지다.
첫째, ‘확장성’이다. 패키지 제품은 최초 설치할 때 이미 전체 규모를 결정한다. 엔터프라이즈 기업은 유닉스 서버 7~8대로 업무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확장성을 고려하지 않고 초기 용량을 산정해 전체 규모를 고정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클라우드로 구축하는 SaaS는 최소 1,000대는 기본이고, 수만~수십만 대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또한, SaaS는 지속적으로 규모가 커진다. 새로운 고객이 들어올 때마다 관리해야 하는 데이터도 커진다. 시스템 모니터링을 위해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구매했다가, 몇 년 안에 규모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겪을 수 있다.
둘째, ‘사용성’이다. 패키지 제품을 구매했다면, 구매자가 모니터링 시스템을 직접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SaaS는 구매자가 직접 시스템을 관리하지 않고 모니터링 기능만 사용하면 된다.
셋째, ‘멀티테넌트’이다. 멀티테넌트는 여러 사용자가 하나의 시스템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는 것을 뜻한다. 멀티테넌트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사용하면, 대기업이 업무별로 모니터링을 도입한 뒤 이를 통합해 관리할 수 있다.
넷째, ‘업데이트’다. SaaS는 기능을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확장할 수 있다. 하지만, 패키지 제품은 딜리버리까지 고려해야 한다. 딜리버리 비용을 초과하는 단순 기능은 추가하기 쉽지 않다.
다섯째, ‘글로벌’이다. 패키지 제품은 통상 모니터링 대상을 하나의 단일 업무나 단일 프로젝트로 구분한다. 따라서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의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SaaS는 글로벌 멀티 리전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통합 운영할 수 있다.
여섯째, ‘서비스 융합과 연계’다. SaaS는 연계 작업을 필요로 할 때, 타 부서 또는 전문가 그룹 등에 모니터링 권한을 제공해 쉽게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패키지 제품은 외부는 둘째치고 내부 간 모니터링 권한을 이양하는 것도 쉽지 않다.
김 CTO는 “멀티테넌트를 위한 안전한 보안 통신과 암호화, 성능 최적화, 멀티 리전 지원과 통합 관리, 디스크 확장과 관리 등 SaaS를 개발하면서 패키지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고 있다”라며, “다만, 뒤돌아보니 대학생 시절에도 다 배운 거였다. 패키지 제품을 개발하며 잠시 잊고 있었을 뿐”이라고 웃었다.
와탭랩스는 모니터링 SaaS를 제공하고 있지만, 관련 서비스를 엔터프라이즈 내부 혹은 정부 공공 분야의 내부 인프라, 즉 프라이빗 환경에 설치하고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형태로도 제공한다. 고객들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멀티 클라우드를 요구해 초기 제품 설계 당시 이를 염두에 두고 아키텍처를 진화시켰다.
아마존 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에도 대응하고, 별도 서버를 구매해 직접 고객 사이트에 구축할 수도 있다. 즉, 플랫폼을 탄탄히 만들어 고객의 요구 사항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내는데 집중했다.
김 CTO는 “기업 고객뿐만 아니라 공공 시장에서도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많이 준비했다”라며, “정부가 보유한 데이터센터에 SaaS 제품을 제공, 다양한 영역의 모니터링을 제공할 수 있는 게 목표다.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특정 서버에 설치해 고객 데이터센터에 서비스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환경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아키텍처를 개선시켰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와탭랩스 김성조 CTO와의 질의응답이다.
- 회사 소개와 현재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와탭랩스는 IT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데 필요한 모니터링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비즈니스 환경은 빠르게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솔루션 분야도 SaaS 서비스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와탭랩스에서 SaaS 기반 모니터링 서비스를 설계하고, Java 애플리케이션 분석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
- 다양한 영역 중 모니터링 분야, 그것도 SaaS로 접근하신 이유가 궁금하다.
L사 최적화 팀에서 애플리케이션 장애를 해결하는 업무를 담당하며,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파악했다. 당시 경험을 통해 모니터링 솔루션 개발 분야에 참여했다. 과거 유닉스 시대에 사용된 IT 시스템은 서버에 시스템을 구축하고, 모니터링 솔루션 패키지를 구매한 뒤, 이를 설치해 사용한다.
B2B 솔루션 사용권 라이선스는 보통 ‘node-locked perpetual license’라는 형태로 판매하는데, 시스템 구축 후 관련 패키지를 노드(node)에 잠근(lock) 형태로 구매한다. 때문에 시스템을 폐기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그런데 이제는 클라우드 시대다. 정적인 IT 시스템은 하루가 다르게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비즈니스를 지원할 수 없는 시대다. 클라우드 기반의 IT 시스템은 기술적 변화와 규모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즉, 이러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역시 바뀌어야 한다.
이제 소프트웨어는 설치하는 솔루션이 아니라, 사용하는 서비스로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SaaS다. 한번 설치하고 폐기할 때 버려지는 서비스는 이제 필요 없다. 즉, 앞으로 모든 B2B 소프트웨어는 SaaS로 변화할 수밖에 없다.
- 현재 와탭랩스는 애플리케이션, 서버, 쿠버네티스, 데이터베이스, URL 등 다양한 분야를 제공한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를 지원할 수 있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각각의 모니터링 기술은 이미 상당 부분 오픈되어 있다. 즉, 개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Java, 닷넷, PHP부터 쿠버네티스 컨테이너에 이르기까지, 성능 정보를 추출하기 위한 기술은 인터넷을 통해 알아낼 수 있다. 실질적인 와탭랩스의 경쟁력은 다양한 모니터링 서비스가 제공하는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적재하고 분석하는 능력이다. 이를 위해 모니터링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 서버를 직접 개발했다.
- 디지털서비스 전문 계약제도 SaaS 부문으로 선정됐다.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디지털서비스 전문 계약제도는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 인증(CSAP)을 획득한 기업만 신청할 수 있다. 와탭랩스는 1년 전부터 공공 보안 인증을 획득한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해 공공 모니터링 서비스를 따로 준비했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 인증을 받았고 디지털서비스 전문 계약제도에 선정될 수 있었다.
와탭랩스는 공공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2019년 나주 지사를 설립했으며, 현재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우정사업정보센터, 질병관리청 등 공공기관에 와탭 모니터링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 올해 꼭 이루고 싶다는 게 있다면.
와탭랩스는 2021년 클라우드 네이티브 모니터링 서비스와 로그 분석 서비스를 추가했다. 다가오는 2022년에는 서비스 전체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며, 해외 진출 준비를 시작할 예정이다.
- 최근 1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유치금을 어디에 사용할 예정인지.
인재 확보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모든 분야에서 인재를 찾고 있다. 일본과 미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데, 올해부터 SaaS 서비스에 사용할 다양한 콘텐츠를 작성 중이다. 해외 서비스를 위한 인재 채용도 함께 진행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글 / 도안구 IT 칼럼니스트 정리 / IT동아 권명관(torn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