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현장과 메타버스의 만남, 중소기업에 새로운 기회
[IT동아 김영우 기자]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가장 큰 변화가 기대되는 곳은 생산현장이다.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의 최신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에서는 대부분의 생산공정이 자동화되고, 생산성 및 품질 면에서도 큰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완전히 새로운 인프라를 도입한다는 것은 큰 고민이 따른다. 특히 작은 시행착오에도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 어떻게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야 할지, 그리고 적용 후 어떻게 시스템을 운영해야 할지 종잡을 수가 없어 조심스럽기 마련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1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제조AI빅데이터센터에서 아주 특별한 시설의 개소식을 진행했다. 이날 소개된 ‘제조 AI 메타버스 팩토리 체험관’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메타버스(Metaverse)’와 제조특화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미래를 보여주는 곳이다. 제조데이터를 수집해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 과정을 직관적으로 경험한 뒤 현장 공장에 적용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형 생산시설의 도입을 고민하는 국내 중소 제조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제조 AI 메타버스 팩토리 체험관’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K-Industry4.0추진본부와 제조AI빅데이터센터가 운영을 맡고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체인 ㈜디지포레가 이에 필요한 하드웨어 및 솔루션 일체를 KAIST에 기부했으며, 운영을 위한 기술을 지원한다.
이 체험관에서는 실제 생산현장에서 수집된 제조데이터에 AI 기술을 결합해 분석하고 활용하는 과정을 메타버스로 구현한 가상의 공장에서 체험할 수 있다. 온도나 압력, 속도 등의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최적의 생산 환경을 유지하며, 각종 오류나 불량 원인 역시 즉시 탐지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이날 개소식에서는 메타버스로 구현한 공장에 가상의 사출성형기를 배치하여 플라스틱 볼트를 생산하는 3차원 사출성형기와 함께 제조 AI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을 선보였다. 개소식 참여자들은 VR HMD(헤드셋)를 착용하고 메타버스팩토리에 접속하여 실제 공장에 온 것과 같이 생생한 체험이 가능했다.
특히 제조 AI 분석을 통해 수집된 제조 데이터가 클라우드로 축적되어 AI 분석과정을 거치며 지속적인 생산 품질 향상에 이용된다는 점이 큰 관심을 끌었다. 또한 실제 생산공정을 일시적으로 중단하지 않고도 공장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 적용 할 수 있다는 것과 영업이익에 지장을 주지 않고도 가상 공장에서 일련의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한편, 이번 제조 AI 메타버스 팩토리 체험관의 구현, 그리고 개소식의 중계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가상융합기술(이하 XR) 기술이 적용되었다. 가상융합기술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기술을 총 망라하는 초실감형 기술을 칭한다.
AI 메타버스 팩토리를 위한 XR 플랫폼을 제공한 ㈜디지포레 박성훈 대표는 “메타버스 기술을 이용한 온라인 이벤트나 소셜 커머스, 엔터테인먼트는 이미 본격화되었지만, 생산현장과 메타버스의 융합은 아직 생소하다”라며, “이번 카이스트 AI 메타버스 팩토리의 개소가 더 많은 기업, 특히 중소 제조업체들이 메타버스와 가상융합기술을 활용하여 혁신을 이루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