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 있는 13인치 초슬림 노트북, 삼성전자 시리즈9

안수영 syahn@itdonga.com

요즘 노트북 시장은 인텔 울트라북(Ultrabook) 기술을 기반으로 한 초슬림 노트북 제품이 강세다. 초슬림 노트북은 가벼운 무게와 얇은 두께, 그리고 긴 배터리 유지 시간을 특징으로 하는 휴대성 특화 노트북 규격으로, 세계 최대의 CPU(중앙처리장치) 제조사인 인텔에서 제시한 표준에 의거해 설계, 제조된다.

다만 그러다 보니 제조사는 달라도 특징은 거의 비슷한 초슬림 노트북 제품이 너무 많이 나와서 소비자들이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 때 현명한 소비자라면 사양표에 나오는 단순한 수치보다는 해당 제품이 가지는 세세한 차별점, 즉 ‘디테일(detail)’에 집중해 보는 것이 좋다.

이번에 소개할 신형 시리즈9(이하 시리즈9)은 작년에 출시되어 큰 인기를 끈 시리즈9의 후속 모델이다. 시리즈9은 13인치급 화면을 갖춘 모델과 15인치급 화면을 갖춘 모델로 나뉜다. 이번에 살펴볼 제품은 13.3인치 화면의 ‘NT900X3C-A74’다. 삼성전자 노트북 제품군 중에서도 프리미엄급에 속하는 시리즈9, 그 중에서도 초슬림 노트북 본연의 특징인 휴대성에 특화된 이 제품이 어떤 디테일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자.

디테일 있는 13인치 초슬림 노트북, 삼성전자 시리즈9
(1)
디테일 있는 13인치 초슬림 노트북, 삼성전자 시리즈9 (1)

‘3S’를 모두 갖춘 디자인

시리즈9을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느낀 점은 ‘깔끔하다(Simple)’, ‘날렵하다(Slim)’, ‘세련됐다(Sophisticated)’였다. 빛에 따라 네이비와 검정이 감도는 색상은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웠다. 12.9mm의 얇은 두께를 구현하며 깔끔한 디자인을 추구했음을 알 수 있었다. 지문이 잘 묻지 않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겉면이 다소 미끄러워서 자칫하면 손에서 놓칠 염려도 있을 듯하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함께 제공된 파우치에 넣어서 휴대하는 것이 좋겠다. 13.3인치의 부담 없는 크기, 1.16kg의 가벼운 무게 덕분에 여성들도 부담 없이 휴대할 수 있을 듯하다. 전원 어댑터도 작고 가벼워서 좋다.

디테일 있는 13인치 초슬림 노트북, 삼성전자 시리즈9
(2)
디테일 있는 13인치 초슬림 노트북, 삼성전자 시리즈9 (2)

여타의 초슬림 노트북을 살펴보면 너무 슬림화, 소형화에 치중하느라 일부 기능이 생략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시리즈9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측면 포트의 구성만 봐서는 이는 기우인 듯 하다. 몇몇 포트를 소형화, 단일화하긴 했지만 어지간한 기능은 다 갖췄다.

측면을 살펴보면 눈에 띄는 것이 2개의 USB 포트다. 3~4개의 USB 포트를 갖춘 대형 노트북에 비하면 수는 좀 적은 듯 하지만 대신 둘 중의 한 개는 최신 규격인 USB 3.0이다. USB 3.0은 기존의 USB 2.0에 비해 최대 10배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앞으로 나올 최신 규격의 주변기기에 대비하는데 필수다.

USB 포트는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1개씩 배치되었으며 왼쪽이 USB 3.0, 오른쪽이 USB 2.0 버전이다. 개인적으로 USB 3.0 버전을 왼쪽에 배치한 것이 매우 편리했다. 보통 노트북을 사용할 때 오른쪽 USB 포트는 주로 마우스를 연결하는 데 사용하고, 왼쪽 USB 포트는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와 같은 저장 장치를 연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우스의 경우는 데이터 전송속도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저장장치는 그렇지 않다.

디테일 있는 13인치 초슬림 노트북, 삼성전자 시리즈9
(3)
디테일 있는 13인치 초슬림 노트북, 삼성전자 시리즈9 (3)

또한 노트북의 화면을 외부로 출력하는 데 쓰는 포트도 두 종류를 갖췄다. VGA포트와 HDMI 포트가 그것이다. 그리고 요즘 소형 노트북에는 종종 생략되기도 하는 유선랜(LAN) 포트도 빠짐 없이 준비되었다. 시리즈9에 달린 VGA와 HDMI, 그리고 랜 포트는 일반 규격보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려면 별도의 변환 케이블이나 젠더가 필요하며, HDMI를 제외한 Ethernet, VGA Adapter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하지만 아예 포트가 없어서 못 쓰는 것보단 훨씬 낫다.

그 외에 메모리카드용 카드 리더와 음성 입출력 포트를 가지고 있다. 카드 리더의 경우, SD, SDHC, SDXC, 그리고 MMC 규격의 메모리 카드가 호환된다. 물론 이들이 요즘 많이 쓰는 규격이긴 하지만, 소니 카메라에서 주로 쓰는 MS와 DSLR에서 많이 쓰는 CF는 호환되지 않는 것이 약간 아쉽다. 전반적으로 포트 구성이 충실한 시리즈9이기 때문에 이런 사소한 단점들이 오히려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사용자를 배려한 장점이 많아

디테일 있는 13인치 초슬림 노트북, 삼성전자 시리즈9
(4)
디테일 있는 13인치 초슬림 노트북, 삼성전자 시리즈9 (4)

이제 본격적으로 사용을 해 보도록 한다. 일단은 부팅 속도를 측정해 보자. 일반적인 노트북은 전원을 켜고 운영체제가 부팅을 마칠 때까지 빨라 봐야 30초, 느리면 몇 분이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삼성전자에서는 13인치 급 시리즈9의 부팅 속도가 8.4초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홍보한 바 있다. 이 점이 사실인지 실제로 측정해 봤다.

시리즈9을 열고 전원 버튼을 누르자마자 스마트폰의 스톱워치 앱을 이용해 부팅 시간을 측정해 봤다. 결과는 12.9초다. 어댑터를 연결하고 ‘삼성 패스트 부트 옵션’ 기능을 켜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라면, 일반 노트북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수준이다. 그리고 부팅 시간이라는 것은 운영체제의 상태나 사용하는 응용 프로그램의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 사실이니, 삼성전자의 홍보 문구가 거짓말이라고 하긴 무리가 있다.

부팅 시간 외에 대기 모드에서 작업 모드로 전환하는 속도 또한 매우 빠른 편이었다. 이렇게 부팅 속도나 작업 전환 속도가 빠른 것은 아무래도 저장장치의 속도 탓인 것 같다. 리뷰에 사용한 NT900X3C-A74 모델은 256GB의 SSD(Solid State Drive)를 저장장치로 탑재하고 있다. SSD는 자기디스크를 사용하는 기존의 하드디스크와 달리 플래시메모리 반도체를 사용하므로 데이터를 읽거나 쓰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시리즈9의 전원을 켜니 밝고 선명한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동영상을 자주 감상하는 사람이라면 만족할 부분이다. 실제로 시리즈9은 13인치급 노트북 화면 치고는 상당히 높은 1,600X900 해상도를 지원하며, ‘Super Bright+ LED’ 디스플레이로 일반 LCD 디스플레이보다 최대 81% 밝은 화면을 제공한다. 실제로 보통 야외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면 햇빛이 반사되어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시리즈9은 야외에서 사용할 때에도 선명한 화면을 느낄 수 있었다. 화면 표면에 무반사 스크린을 적용한 것도 한 몫을 한 것 같다.

디테일 있는 13인치 초슬림 노트북, 삼성전자 시리즈9
(5)
디테일 있는 13인치 초슬림 노트북, 삼성전자 시리즈9 (5)

시리즈9의 터치패드는 버튼과 평판을 통합한 형태다. 덕분에 터치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터치패드만 사용하던 사용자들은 약간 어색할 수 있다. 따라서 적응이 될 때까지는 마우스와 병행해서 사용하는 방법도 고려해보자. 리뷰어의 경우 3일 정도 지속적으로 사용해보니 적응이 됐다.

노트북 치고는 게임 성능도 쓸만?

초슬림 노트북용 CPU는 처리 속도보다는 저전력에 특화된 경우가 많아 같은 브랜드의 일반 CPU에 비해 성능이 다소 낮으며, 특히 게임을 하는데 불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신 NT-900X3C-A74은 초슬림 노트북 CPU 중에서도 최상급에 가까운 인텔의 3세대 코어 i7-3517U(코드명 아이비브릿지) CPU를 탑재했다. 아이비브릿지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기존의 샌디브릿지(2세대 코어 시리즈)에 비해 내장 그래픽 코어의 성능이 향상된 것으로, 게임 성능도 어느 정도 보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테일 있는 13인치 초슬림 노트북, 삼성전자 시리즈9
(6)
디테일 있는 13인치 초슬림 노트북, 삼성전자 시리즈9 (6)

실제로 게임을 원활히 실행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문명5’을 해 보았더니 무난하게 게임을 할 수 있었다(그래픽 품질은 ‘Medium’으로 설정). 게임 시 버벅거리거나 멈추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그래픽 품질을 높이거나 ‘블레이드앤소울’과 같은 고사양 게임은 가동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나온 지 2~3년 지난 게임이나 가벼운 캐주얼 게임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 외에 멀티태스킹 작업 역시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것도 눈에 띈다. 무선인터넷에 연결한 상태로 인터넷을 하고 유투브에서 영상을 보며 게임을 설치하는 등 여러 작업을 한번에 진행했다. 느려지거나 멈추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초슬림 노트북답게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지 않아도 배터리를 오래 사용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시리즈9이 최대 9시간 동안 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작업을 수행하느냐에 따라 배터리 유지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시리즈9을 전원 어댑터에 연결하지 않은 채 5시간 이상 문서 작업을 해 보았는데, 이 경우 20% 정도 배터리가 남은 것으로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멀티미디어용과 사무용으로 모두 활용 가능

디테일 있는 13인치 초슬림 노트북, 삼성전자 시리즈9
(7)
디테일 있는 13인치 초슬림 노트북, 삼성전자 시리즈9 (7)

시리즈9은 세련된 디자인과 높은 휴대성, 그리고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모두 갖춘 제품이다. 곳곳에 갖춰진 디테일적인 기능도 상당하다. 그래서 그런지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다. 현재 NT900X3C-A74 모델은 인터넷 최저가 211만 5,470원이다. 전반적인 완성도를 생각해보면 터무니없는 수준은 아니지만, 단순히 인터넷 및 문서 작업만을 하는 용도로 쓰고자 한다면 다소 본전 생각이 날 수도 있다. 이 제품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사무용 외에도 고화질 동영상이나 간단한 게임 같은 멀티미디어도 종종 즐겨 줄 필요가 있다.

만약 멀티미디어용 보다는 사무용도를 중심으로 쓸 생각으로 시리즈9을 구매하고자 한다면, 시리즈9 모델 중 ‘NT900X3C-A54’를 추천할 만하다. CPU와 램, SSD 용량이 좀 더 낮지만 현재 인터넷 최저가 161만 5,530원으로 좀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