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사장의 세계일주, 첫 번째 방문지는 한국?
일반인들에게 대표적인 컴퓨터 관련 기업을 이야기해 보라면 ‘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 등의 이름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기업인들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아마도 ‘오라클(oracle)’을 이야기 할 가능성이 크다. 오라클은 미국에 본사를 둔 데이터베이스(DataBase) 업체다. 데이터의 저장 및 관리에 관련한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그리고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오라클은 전세계 기업용 데이터베이스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오라클의 핵심 임원이 한국을 방문했다. 7월 24일, 한국오라클(대표 유원식)은 오라클 본사의 마크 허드(Mark Hurd) 사장을 초대해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오라클이 추진할 글로벌 전략을 소개했다.
오라클의 미래, 핵심은 통합에 의한 데이터센터 최적화 전략
연단에 오른 허드 사장은 작년에 오라클이 400억 달러의 총 매출을 올렸으며, 그 중에 50억 달러를 연구개발에 그리고 60억 달러를 인수합병에 투자했다는 점을 강조, 오라클의 규모와 성과를 상기시키며 행사의 막을 열었다.
이날 허드 사장이 언급한 오라클의 미래전략 중 핵심은 데이터센터 최적화 전략으로, 그 중 첫 번째 단계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그리고 각종 서비스를 하나로 합친 ‘통합 엔지니어드 시스템’을 제시했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뛰어난 성능이다. 특히 오라클 고유의 고속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인 ‘엑사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한 데이터베이스의 경우, 기존 데이터베이스에 비해 최대 100 ~ 150배 빠르게 데이터의 읽기와 쓰기가 가능하다고 허드 사장은 언급했다.
높은 성능뿐 아니라 관리 및 설치의 편함도 장점
또한 관리 및 설치의 편함 역시 새로운 시스템의 장점이라는 점도 밝혔다. 기업에 설치하고 실제로 적용하는데 복잡한 과정과 긴 시간이 소요되는 기존의 시스템과 달리 통합 엔지니어드 시스템은 해당 기업에 설치되는 즉시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편의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오라클에서 운영하는 ‘플래티넘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기업용 데이터베이스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를 5분 안에 처리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데이터베이스 시장에서 쓰이고 있는 대부분의 솔루션이 오라클의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한다.
그 외에도 허드 사장은 데이터베이스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클라우드(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방대한 데이터 저장 공간 및 네트워크 구조) 컴퓨팅의 도입 역시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특히 오라클의 클라우드와 개인 클라우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혼합) 클라우드를 제공, 산업별로 특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음도 강조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오라클의 마크 허드 사장은 최근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최적화 전략을 알리기 위해 거의 전세계 일주를 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말까지 총 60여 개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공교롭게도 한국이 바로 첫 번째 나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허드 사장은 “한국이 좋은 IT 시장이기 때문” 이라며 특히 통신 및 전자 분야에서 세계화를 이룬 대형 기업들이 한국에 다수 자리잡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실제로 포스코, 삼성, LG, 두산, 한화, KT, SK텔레콤과 같은 기업들이 오라클의 솔루션을 도입해 이용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오라클은 자체의 규모나 사업영역 등에서 있어서 그야말로 IT업계의 ‘공룡’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이다. 하지만 주로 기업, 그 중에서도 규모가 큰 대기업들을 상대로 사업을 하다 보니 일반인에게 있어선 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 등에 비해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웹 서핑이나 온라인 게임, 혹은 인터넷 뱅킹과 같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일련의 활동을 할 때마다 오라클의 기술이나 서비스를 알게 모르게 이용하게 된다는 점. 이것만은 확실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