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반려동물 시장의 가능성 확인한 '펫 비즈니스 세미나'
[IT동아]
'동물'이 아닌 '동생', 또 하나의 가족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 '반려',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여 ‘또 하나의 가족’으로 여기는 반려동물 가정이 갈수록 늘고 있다. 동물은 사람간의 관계에서 채울 수 없는 감정의 빈 구석을 채워준다. 반려동물 산업 규모도 커지면서 반려동물인들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펫 비즈니스(Pet Business) 기업은 이들의 요구에 맞는 제품과 솔루션을 꾸준히 출시하며 시장을 공고히 다지고 있다.
필자가 속한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는 최근, ‘펫 비즈니스’ 트렌드의 변화와 관련 사업에 관심있는 예비창업자, 펫 비즈니스 관련 스타트업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세미나를 진행했다. 당초에는 10월 18일, 19일 이틀간 50여 명 정도 모집해, 실시간 온라인 세미나로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참여자 모집 시작 이틀 만에 18일, 19일 양일 신청자가 50명을 넘었다.
모집 마감 이후에도 세미나에 참가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폭주했다. 이에 급히 이틀 간 세미나를 추가 편성해 녹화영상을 송출했다. 세미나 참석자는 총 150명으로 집계됐다. 예비창업자, 반려동물 업계 종사자, 반려동물 가정, 펫 비즈니스 스타트업, 대학생, 기관 등 참석자 부류도 다양했다. 이 세미나를 통해 각 연사는 경험에 기반한 펫 비즈니스의 시작과 추진 방향 설정, 선배 창업자의 노하우와 비즈니스 인사이트, 투자사가 바라보는 펫 비즈니스 주제 등에 대해 25분의 짧은 시간 동안 핵심 키워드 중심으로 내용을 전달했다.
반려동물 시장에서 한창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유망 스타트업 대표를 섭외했다. 반려동물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동물등록제'를 실현한 페오펫 최현일 대표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세미나에서 월 매출 9억 원을 달성한 노하우를 공개했다. 최 대표가 운영하는 페오펫은 우리 센터가 작년에 진행한 ‘2020 비대면 비즈니스 챌린지'에 선정된 기업이며, 2019년 1월 동물 등록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20만 마리의 동물이 등록돼 있다. 페오펫은 스파크랩과 네이버D2SF, DHP가 투자한 기업이다.
집에서 반려동물의 소변 진단이 가능한 스마트 소변진단 키트를 개발한 유리벳코리아 강경순 대표도 흔쾌히 세미나에 동참했다. 중국, 일본 등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소변진단 키트를 수출하고 있으며, 사업 초반에 힘들었던 점을 극복한 배경과 경쟁 기업과의 차별점을 만드는 방법 등 펫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유용한 정보를 들려주어 참석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반려동물 건강진단·맞춤영양 솔루션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올핀 최상호 대표도, 자신의 비즈니스 시작과 현재 등에 관해 공감하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특히 데이터 엔지니어가 어떻게 펫 비즈니스에 뛰어들게 됐는 지를 이론과 실무의 경험을 통해 상세히 전달했다.
'세상에 나쁜개는 없다'라는 방송 프로그램으로 반려동물 문제 해결사로 알려진 '그녀의 동물병원' 설채현 원장은 펫 비즈니스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인간과 동물이 같은 공간에서 서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분위기는 어떤 것인 지를 공감케 했다. 그는 세미나에서, 반려동물 역시 하나의 생명체이니 함께 행복하려면 반려동물에 대해 공부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 시작단계인 반려동물 입양 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나 유럽은 인간의 일상과 잘 맞는 반려견이 늘어나도록 유도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펫숍조차도 반려견이 정확히 어떤 종이고, 어느 모견과 부견을 통해 입양됐는지 모르는 곳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번식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설 원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호자들이 반려동물 입양을 단순하고 쉽게 생각하지 말아야 하며, 반려동물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고민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반려동물이 행복하려면 부적절한 영양관리로부터의 자유, 불쾌한 환경으로부터의 자유, 신체적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정신적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자연스러운 본능을 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혔다.
한편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최예림 심사역은 반려동물 산업 동향과 시사점에 대해, 자신의 수의사 경험을 토대로 설들력 있게 이야기했고, 스파크펫 박태순 이사는 펫 비즈니스에 대한 실질 분석을 통해 투자자가 어떤 펫 스타트업을 선호하고 그 이유는 무엇인 지를 설명했다.
반려동물 관련 용품도 기술이 접목된 '펫테크' 제품이 반려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반려동물 건강관리 영역부터 홈모니터링 기기, 여기에 감정 번역기까지 반려인들의 관심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관리 수고를 덜어주는 용품과 부티끄 브랜드의 반려동물 제품, 솔루션도 점차 고급화되어 가고 있다.
반려동물용 자동처리 화장실에 이상신호 감지센서를 부착한 스마트 화장실도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센서를 통해 체중, 소변량, 화장실 체류 시간 등 데이터를 수집해 시스템에 저장하고, 이 데이터를 다른 반려동물 데이터와 비교 분석해 보호자에게 통지한다. 더불어 반려동물 운동 로봇, 자동 급식기 등 펫테크 제품 시장은 이후로도 더욱 커지리라 예상된다.
투자자는 대체적으로 3차/4차 산업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지만, 자신이 OEM 제조기반 스타트업이라면 매출 성장세를 강하게 어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창업 초기 기업/스타트업이라면, 생산 역량이 아직 부족하기에 트렌드에 맞는 제조시설이나 생산 역량이 있음을 보여줘도 좋다. 또 매출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거나 해외수출, 자체 브랜드 런칭 역량이 있음을 증명할 수 있으면 투자자 관점에도 매력있는 투자처가 되리라 예상된다.
이틀 간의 세미나를 보고 들은 참가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각 연사들의 연락처 공유 요청이 쇄도했고, 세미나 종료 후에도 온라인 채팅방은 한동안 정보 소통의 장이 됐다. 세미나에 참가한 참가자들은 특히, 반려동물 스타트업 운영자와 시장 전문가의 현재 시장 상황과 정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는 점을 만족해했다. 이번 펫 비즈니스 세미나를 준비, 진행하면서,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이전보다 훨씬 관심도가 높아졌고 그런 만큼 다양한 형태의 사업 모델이 생겨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반려동물 산업의 스펙트럼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내년 세미나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글 /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혁신팀 민경은 매니저 (kemin@ccei.kr)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