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테크 업계 “미술품 투자는 대세, 실적으로 증명한다”

[IT 동아] 최근 이곳저곳에서 ‘아트테크’라는 단어가 들립니다. ‘아트’와 ‘재테크’의 합성어인 아트테크는 ‘미술품 투자’라는 뜻이지만, 최근에는 ‘미술품 공동 구매’나 ‘미술품 분할 소유권 거래’의 의미로 더 많이 쓰입니다.

요즘처럼 미술품 투자가 대중에게 사랑 받은 시대는 역사를 뒤돌아봐도 아마 없을 것입니다. 미술품은 모든 부문의 성장이 더뎌진 뉴 노멀 시대, 주식·채권·부동산에 이은 대체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여기에 한 몫 거든 것이, 최근 2년~3년 동안 혜성처럼 등장해 성과를 낸 ‘미술품 분할 소유권 거래 플랫폼’입니다. 소비자 여러 명이 자금을 모아 미술품을 사서 소유권을 나눠 가지고, 그 미술품의 대여나 매각 수익 또한 나눠 갖는 것입니다. 자금을 모아 고가의 미술품을 사는 이 방식을 쓰면, 자본이 적은 젊은이와 사회 초년생도 부담 없이 미술품에 투자 가능합니다.

미술품 분할 소유권 거래 플랫폼은 미국과 유럽에서부터 만들어졌습니다. 마스터웍스(Masterworks), 메세나스(Maecenas), 아트스퀘어(ArtSquare)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가운데 두드러진 성과를 낸 기업은 마스터웍스입니다.

2017년에 설립, 2018년 5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마스터웍스는 투자자들이 유명 작가의 미술품 소유권을 분할해서 사도록 도운 최초의 기업입니다.

마스터웍스 홈페이지. 출처 = 마스터웍스
마스터웍스 홈페이지. 출처 = 마스터웍스

마스터웍스는 작품 소유권을 ‘증권’으로 만들어 분할 판매하고, 금융규제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SEC)에 해당 증권을 등록합니다. 이 점에서 실제 증권 등록 없이 소유권을 주장하는 우리나라의 미술품 분할 소유권 거래 플랫폼과 차이가 있습니다. 마스터웍스에서 투자자들은 ‘장-미셸 바스키아’, ‘키스 헤링’, ‘파블로 피카소’ 등 블루칩(흥행을 보증하는) 예술가들의 작품 소유권을 사고 팔 수 있습니다.

이 성과를 토대로 마스터웍스는 2021년 10월, 벤처 펀드 레프트 레인 캐피탈(Left Lane Capital)이 주도하고 트루 애로우 파트너스(Tru Arrow Partners)와 갤럭시 인터랙티브(Galaxy Interactive) 등의 투자사가 참여한 시리즈A 펀딩에서 1억 1,000만 달러(1,298억 원)를 모금했습니다. 덕분에 마스터웍스는 10억 달러(1조 1,802억 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가진 것으로 인정 받았습니다.

마스터웍스의 성공과 거의 동시에, 우리나라에도 미술품 분할 소유권 거래 플랫폼이 등장했습니다. 2018년 주식회사 열매컴퍼니의 ‘아트앤가이드’를 시작으로 ‘아트투게더’, ‘테사’ 등이 활발히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미술품 공동 구매 플랫폼으로 시작해 지금은 회원 개인간 미술품 소유권 거래 서비스도 함께 제공합니다.

아트앤가이드는 공동 구매한 미술 작품 108점 가운데 지금까지 62점을 매각했습니다. 평균 수익률은 35.5%에 달합니다. 이들은 ‘김환기’, ‘이중섭’, ‘이우환’ 등 우리나라 예술가와 ‘제프 쿤스’, ‘데미안 허스트’ 등 해외 유명 예술가의 작품을 선택해 공동 구매합니다. 2021년 7월 28일 공동구매를 시작한 ‘문형태’ 작가의 ‘Diamond(2017)’는 2100만 원에 매각돼 600%의 수익률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담보 대출 P2P사 투게더펀딩이 운영하는 ‘아트투게더’는 지금까지 미술 작품 101점을 공동 구매해 그 중 19점을 매각했습니다. ‘김창열’, ‘이우환’, ‘박서보’, ‘쿠사마 야요이’ 등 국내외 유명 작가부터 ‘마리킴’, ‘지근욱’ 등 신진 작가의 작품까지 폭넓게 취급해 눈에 띕니다. 이 가운데 마리킴 작가의 ‘신데렐라’는 268만원을 모금해 700만원에 매각, 161%의 수익을 거뒀습니다.

2020년 4월부터 앱 기반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테사는 세계에서 연간 100회 이상 경매 기록을 남긴 인기 작가의 작품, 혹은 미술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은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들만 다룹니다. ‘앤디 워홀’, ‘키스 해링’, ‘뱅크시’, ‘데미안 허스트’, ‘마르크 샤갈’ 등 해외 작가 작품의 비중이 큽니다.

테사 앱 화면. 출처 = 테사
테사 앱 화면. 출처 = 테사

테사는 운영 역사가 길지 않아 매각한 작품 수가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매각한 작품 모두 10%~30%대 수익률을 달성했습니다. 2020년 11월 3일부터 펀딩을 시작한 줄리안 오피의 ‘Faime, Shaida, Danielle, Ian(2017)’은 2억7,700만 원에 매각해 31.9% 수익률을 거뒀습니다.

이들 미술품 분할 소유권 거래 플랫폼은 ‘예술의 대중화’를 목표로 활동하며 평균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그 결과 예술 시장에서 어엿한 구매 및 판매 채널로 자리 잡았습니다. 코로나 19 팬데믹이 세계를 휩쓸며 온라인 미술 시장 규모가 커졌고, 온라인 기반인 이들 플랫폼은 투자자로부터 주목 받았습니다.

하지만, 미술품 분할 소유권 거래 플랫폼이 성공만 거두는 것은 아닙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미술품 분할소유권 거래 기초 조사 용역’에 따르면, 프랑스의 모나트(Monart), 영국의 패럴 홀시스(Feral Horses) 등은 회사 홈페이지가 사라진 것을 토대로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래서 서비스를 시작한지 불과 2년~3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국내외 미술품 분할 소유권 거래 플랫폼이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높고 험준합니다.

미술품 분할 소유권 거래 플랫폼에 투자하기 전에 투자자들은 ▲플랫폼 운영 및 공동구매 작품의 가치 평가에 대한 투명성 ▲기업이 발행하는 증권의 정확한 법적 지위 ▲미술품 공동구매 산업의 세계 유행을 반드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글 / 아트파이낸스그룹 류지예 팀장

※ 아트파이낸스그룹은 뉴노멀 시대를 맞아 금융의 영역을 예술 산업으로 넓혀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위험 대비 수익을 제공할 투자처를 발굴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홍익대학교 동아시아예술문화연구소와 예술금융 교육, 다양한 세미나도 엽니다. 주 업무는 예술품 거래 데이터 분석, 예술 부문 비즈니스 컨설팅 및 연구이며 아트 펀드도 준비 중입니다.

정리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