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스트릭 (4) 전문가 마케팅 날개 달고 오프라인·해외 시장 공략
[IT동아 차주경 기자] 미세전류와 미세진동으로 통증을 줄여주는 근막 이완 마사지기 ‘스트릭(Strig)’. 오환경 스트릭 대표는 10여 년간 물리치료사로 일하다가, 통증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소비자들을 도우려고 근막 이완 도구 ‘Iastm’을 개량한 스트릭을 만들었다.
전통 기구에 최신 기술을 더해 만든 스트릭은 발표 직후 많은 인기를 끌었다. 세계 73개 나라 소비자 3,100여명이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해 예상보다 3,800% 많은 자금을 투자했다. 일반 소비자 외에 헬스 트레이너와 물리치료사, 유명 운동 선수와 프로 스포츠 구단이 스트릭을 찾았다.
한국디자인진흥원(KIDP)은 스케일업 팀과 함께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하고, 이들의 고민을 듣고 해결하는 것을 도와 성장을 이끄는 ‘스케일업’을 진행한다. 오환경 대표는 스케일업 첫 순서인 ‘기업 인터뷰’에서 스트릭을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두 번째 순서 ‘비즈니스모델 분석’으로 스케일업 팀은 스트릭이 차별화된 포지션을 찾아야만 한다고 진단했다. 마사지건, 저주파 기기 등 일반 마사지 기기와는 다른, 스트릭의 성능과 효과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콘텐츠 마케팅도 제안했다.
세 번째 순서 ‘전문가 조언’에서 스케일업 팀은 콘텐츠 마케팅 전문가를 초빙해 스트릭의 홍보 전략을 다시 짚어보고, 소비자에게 다가갈 방법도 함께 궁리했다.
8월 말 이뤄진 전문가 조언 후 3개월 만에 오환경 대표를 다시 만났다. 그는 스케일업 이후 큰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크라우드펀딩 초과 달성, 혁신상 수상 토대로 오프라인 마케팅 전개
“스케일업 기사가 나간 후 기사를 잘 봤다는 연락, 제품 납품과 제휴 문의, 투자 IR 자료 요청 등 정말 많은 연락을 받았어요. 8월 한 달간 신제품 스트릭 미니의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는데,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목표액을 2만 3,000% 초과 달성했고, 평점도 5점 만점에 4.3점 이상을 기록했어요.
업계에서도 드문 성과를 거둔 덕분에 최근 앵콜 펀딩을 진행 중입니다. 다만, 중국 공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생산 차질이 생겨서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원활하게 배송해드리지 못한 점은 정말 송구스럽고 또 아쉽습니다. 앵콜 펀딩에서는 생산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으니, 불편을 끼쳐드릴 일이 없을 것입니다.”
최근 열린 한국국제전자전에서 스트릭은 IoT 마사지기로 이노베이션 어워드를 받았다. 전용 앱과 몸에 부착하는 센서로 통증 부위와 정도를 파악한 후, 스트릭으로 마사지하면 통증이 얼마나 완화되는지 알려주는 도구다. 전용 앱은 향후 통증을 줄이는 운동 프로그램과 제품 사용법을 알리는 소통 창구로도 쓸 예정이다.
오환경 대표는 스케일업으로 거둔 온라인 홍보 효과를 토대로 오프라인 홍보를 시작한다. 이 제품은 올바른 방법으로 사용해야 통증 완화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소비자에게 한 발 가까이 다가가 스트릭을 잘 써서 큰 효과를 얻도록 이끌기 위한 오프라인 홍보다.
“스트릭을 알리려 많이 노력했지만, 아직 저희 제품을 저주파 치료기, 마사지건으로 오해하는 소비자가 많았어요. 스트릭의 개념과 장점, 사용법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점은 스케일업에서도 지적 받은 내용입니다. 이 지적을 토대로 만든 해법대로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만들어서 스트릭을 정확히 알릴 거에요. 국민체육진흥공단 전시공간을 비롯해 다양한 곳에서 오프라인 체험회를 열 예정입니다.
전문가 대상 교육도 준비하고 있어요. 트레이너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사업도 이제 시동을 걸 생각입니다. 벌써 문의가 들어와요. 헬스 클럽, PT 트레이너 사이에서 스트릭이 통증 완화를 돕는다는 입소문이 난 덕분입니다.”
비즈니스모델 분석대로 전문가 마케팅 강화했더니 입소문 솔솔
오환경 대표는 스케일업 프로그램 가운데 ‘비즈니스모델 분석’과 ‘전문가 조언’이 유용했다고 말한다. 스트릭이 우선 접근해야 할 소비자가 누구인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조언을 준 덕분에 내실을 다질 수 있었다고 말한다.
“스케일업 비즈니스모델 분석 이후에 스트릭의 정체성과 고객의 범위를 임직원이 함께 잡아 갔는데, 이 과정이 정말 의미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마케팅 전략을 짤 때 비즈니스모델 분석 결과를 참조했어요. 분석 결과대로 헬스 트레이너를 포함한 전문가 마케팅을 강화했더니, 입소문이 나고 사업도 빨리 성장했습니다. 자연스레 매출도 늘었고요.
얼마 전 피겨 스케이팅 선수 다섯 분이 스트릭을 샀습니다. 피겨 스케이팅 센터의 한 선생님이 우리 제품을 다루는 것을 보고 선수들이 따라서 샀다고 해요. 이들은 다른 선수들에게 스트릭을 권했고요. 유소년 FC 축구 선수들에게 스트릭을 후원한 것도 유효했습니다. 전문가 마케팅이 효과를 낸 셈이지요.
의미 있는 사례도 나왔어요. 도쿄 올림픽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 선수단이 스트릭을 씁니다. 트레이너를 통해 패럴림픽 종목별로 한 대씩 스트릭을 지원했는데,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하던 패럴림픽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며 담당자들이 몇 번이나 감사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전문가 마케팅 덕분에 스트릭은 운동 선수뿐 아니라 각 분야의 인플루언서에게도 알려졌다. NFL(미국 미식축구 리그) 최고급 선수로 불리는 톰 브래디가 구단이 사준 스트릭을 쓰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미국 현지 의사와 물리치료사들이 스트릭을 쓰는 포스팅도 많이 나왔다. 우리나라 배우 이하늬씨도 유튜브 채널에서 스트릭으로 얼굴의 부기를 빼는 모습을 보였다. 모두 스트릭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편 것이 아니라, 이들이 스스로 스트릭의 소문을 듣고 사서 쓰는 모습을 올린 것이다.
“운동 선수와 트레이너 등 전문가, 연예인들이 스트릭을 쓰는 모습을 보고 소비자들은 믿을 수 있는, 효과가 탁월한 기기로 스트릭을 인식했습니다. 여기에 광고 콘텐츠를 강화해 스트릭이 왜 좋은 제품인지 알기 쉽게, 보기 편하게 소비자에게 전달했습니다. 조언과 조언이 모여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산 가짜 제품 대응, 투자 유치 등 새로운 과제도
스트릭이 풀지 못한 과제도 있다. 스케일업 비즈니스모델 분석에서 제기된 ‘중국산 가짜 제품’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스트릭을 다루는 쇼핑몰이 많아진 덕분에, 포털 사이트의 쇼핑몰에 ‘스트릭’을 검색하면 이제 가짜 제품보다 진짜 제품이 더 많이 나온다. 그럼에도 곳곳에서 불쑥 중국산 가짜 제품이 나온다. 오환경 대표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스트릭 가짜 제품을 볼 때마다 내용증명을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잠시 검색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나온다며 꾸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스케일업 이후 새로운 고민도 생겼다고 한다. 기업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기업과 대표, 팀원이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투자 유치 방안도 궁리 중이다.
“스트릭을 많이 보급해 매출을 높이고 수익을 내면 회사도 자연히 성장할 것으로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게 아니더군요. 매출도 중요하지만, 대표와 팀원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며 내실을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매출이 갑자기 늘어도 팀원이나 시스템이 그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효과를 볼 수 없어요. 팀원의 역량, 이를 이끌기 위한 대표의 리더십이 중요합니다.
자금도 중요하죠. 스타트업이 다음 단계를 밟고 진화하려면 투자금을 꼭 유치해야 한다고 늘 느낍니다. 투자금 때문에 의사 결정이 늦어지고 사업 진행이 더뎌지면 성장할 타이밍마저 놓쳐버려요. 매출이 많아아 투자를 확보할 수 있으니, 우선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크라우드펀딩에서 많은 매출을 올리는 것이 단기 목표입니다.”
스트릭 “신제품 선보일 2022년 기대해주세요”
스트릭은 2022년 출시를 목표로 다양한 신제품을 준비한다. 먼저 ‘후면부 케어 특화 스트릭’이 나온다. 등이나 어깨, 허리 뒤처럼 손이 닿지 않는 곳의 통증을 완화하는 ‘효자손 스트릭’이다. 이 제품 역시 IASTM에 미세전류·진동을 더한 제품이므로 스트릭과 같은 효능을 낸다.
미세전류·진동에 ‘초음파’까지 사용하는 스트릭도 2022년 출시한다. 초음파는 근육 깊은 곳에 침투해 통증을 완화한다. 심부 열 치료 효과도 있다.
소비자들이 스트릭을 더욱 잘 쓰도록 도울 전용 앱도 2022년 상반기에 출시될 전망이다. 제품 사용법, 부위별 운동 방법과 스트릭의 효과를 동영상으로 알려준다. 나아가 이 전용 앱에는 사용자의 신체 정보를 토대로 좋은 운동 방법을 알려주는 알고리즘이 추가될 예정이다. 사용자의 통증 완화뿐 아니라 재활까지 돕는 기구로 거듭난다.
오환경 대표는 스트릭의 해외 진출 계획도 세웠다. 먼저 크라우드펀딩으로 해외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현지 전문가나 총판을 모집해 연착륙을 노린다. 과거 킥스타터에서 데뷔한 덕분에 미국 총판과 의미 있는 수준의 매출을 올렸고, 12월에는 일본 마쿠아케에 스트릭 미니를 선보인다. 최근에는 홍콩의 VC이자 카이로프랙틱 의사도 총판을 자청하고 나섰다.
“CES 2022를 시작으로 스트릭은 더 다양한 기술, 제품을 세계에 알릴 것입니다. 세계 마사지 기기 제조사 관계자들을 만나 제품 판로도 넓힐 거에요. 스케일업 후 한 뼘 더 성장한 스트릭의 활동을 기대해주세요.”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