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격이 곧 음질이다", 고음질에 노이즈 캔슬링을 더한 완전 무선 이어폰들

정연호 hoho@itdonga.com

[IT동아 정연호 기자] ‘무선 이어폰은 음질이 좋지 않다’, 이제는 옛말이다. 무선 이어폰도 유선 이어폰 못지않게 음질이 좋은 제품이 많아졌다. 기존엔 저가형 무선 이어폰을 사는 이유가 주로 ‘걸리적거리는 선이 없다는 편리함’ 때문이었다면, 이제는 음질도 어느 정도 보장이 돼 괜찮은 저가형 무선형 이어폰도 상당히 많다.

WF-1000XM4(왼), CX PLUS TW(오)
WF-1000XM4(왼), CX PLUS TW(오)

그런데도, ‘음향 기기는 가격이 성능을 결정한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중저가·고가의 제품과 저가의 가성비 제품을 비교해보면 음질 차이가 꽤 선명하다. 이번엔 리뷰할 소니의 ‘WF-1000XM4’와 젠하이저의 ‘CX PLUS TW’는 20만 원대의 깔끔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제공하는 완전 무선 이어폰으로, 둘 다 음질 면에선 호불호는 갈릴지라도 상당히 괜찮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제품들이다.

WF-1000XM4 구성품
WF-1000XM4 구성품

먼저 살펴볼 제품은 최근 품절 대란이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끈 소니의 완전 무선 이어폰 WF-1000XM4이다. WF-1000XM4은 노이즈 캔슬링과 함께 ‘헤드폰에 도전한다’는 소니의 자신감만큼이나 고음질인 사운드가 특징이다.

우선 충전 케이스를 살펴보면, 부드러운 느낌의 플래티넘 실버 색상과 매끄러운 표면이 돋보인다. 케이스가 각진 형태가 아니라 둥근 모양인데, 손에 쥘 때 착 달라붙는 그립감이 마음에 든다. 색상은 플래티넘 실버와 블랙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이어버드 끝에 달린 금색 외부 마이크는 심심할 수 있는 디자인에 차별점을 줬다. 이어팁은 밀착력이 좋은 폴리우레탄 폼 재질로 만들어 덕분에 외부 소음 차단은 잘 되지만, 귀에 꽂을 때 뻑뻑하고 꽉 차는 느낌이 든다.

충전 케이스는 USB 타입-C 케이블을 이용한 유선 충전 외에도 무선 충전기를 통한 무선 충전 기능을 지원한다. 스마트폰용 충전에 널리 쓰는 Qi 규격 무선 충전기가 호환된다. 이어버드가 완전히 충전된 상태에선 8시간 이용할 수 있으며, 충전 케이스로 중간에 충전하면서 이어폰을 사용하면 최대 24시간까지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배터리 때문에 불편한 일은 없는 제품이다.

스마트폰과 연결할 땐 일반 블루투스 페어링과 ‘소니 헤드폰 커넥트’ 앱을 이용하는 것, 둘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WF-1000XM4의 특수 기능을 쓰려면 소니 헤드폰 커넥트 앱을 이용해야 하므로, 두 번째 방법을 이용해서 연결했다.

소니 헤드폰 커넥트 앱으로 연결했다. 귀 모양을 분석해서 소니의 360 Reality Audio 앱으로 음악을 들을 때 소리를 귀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다.
소니 헤드폰 커넥트 앱으로 연결했다. 귀 모양을 분석해서 소니의 360 Reality Audio 앱으로 음악을 들을 때 소리를 귀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다.

WF-1000XM4는 ‘엘댁(LDAC)’이란 소니의 고해상 음원 전송 기술이 적용된 최초의 소니 완전 무선 이어폰이다. 다만 이를 이용하려면, 소니 헤드폰 커넥트 앱에서 음질을 ‘안정적인 연결 우선’에서 ‘음질 우선’으로 설정을 바꿔야 한다. 음원을 들어보면 음질이 선명하고, 고음에서 날카로운 질감이 확실하게 전달된다. 저음도 묵직한 맛이 살아있다. 이어폰을 켠 상태에서 말을 하면, 이를 자동으로 인식해 음악이 일시 정지되고 주변의 음성과 소음이 강조된다. 이어폰을 끼고 대화를 하는 데 이용하면 된다.

기본 설정에선 왼쪽 이어버드를 한 번 누르면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 활성화돼 외부의 소음이 차단된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란 외부 소음과 파장은 같지만 다른 방향의 음파를 발생시켜 소음을 상쇄하는 기술로, 음원을 더 정확하게 들을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WF-1000XM4을 착용했다
WF-1000XM4을 착용했다

실내에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켠 상태로 음악을 들어 보니, 시끄러운 소리를 내던 선풍기 소리도 깔끔하게 차단됐다. 버스를 탔을 때 버스 의자가 진동하는 것만 느껴지고, 외부의 소음은 대부분 들리지 않았다. 왼쪽 이어버드를 다시 누르면, 주변 소리 듣기 모드로 변경돼 외부 소리도 어느 정도 들을 수 있게 된다. 이 상태로 음악을 들으면, 키보드 치는 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는 정도가 된다.

WF-1000XM4에선 주변 장소와 상황에 맞게 소음·음악·음성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기능인 ‘적응형 사운드 제어’를 이용할 수 있다. 조용한 실내에 들어가면 노이즈 캔슬링이 강화되고, 외부로 나갈 땐 주변 소리가 들리게끔 조정된다. 적응형 사운드 제어는 편리한 기능이지만, 이를 버스에서 적용할 때 소음 조절로 인해 음악이 끊기는 현상이 반복돼서 아쉬웠다.

통화 품질은 조용한 실내 공간에서 통화하면, 약간 울리는 감이 있지만 선명하게 들리며 상대방도 통화 음질이 괜찮다고 말했다. 차도 옆에서 차가 지나가도 통화를 하는데 소리가 잘 들렸고, 통화를 한 상대방도 목소리가 잘 들린다고 전했다.

CX PLUS True Wireless 제품 패키지
CX PLUS True Wireless 제품 패키지

그다음 리뷰한 제품은 젠하이저의 완전 무선 이어폰 ‘CX PLUS TW(CX PLUS True Wireless)’다. 세계적인 오디오 명가답게 완성도 높은 완전 무선 이어폰을 판매한다는 평을 받는 젠하이저가 출시한 CX PLUS TW는 지난 7월에 나왔던 ‘CX TW(CX True Wireless)’에 각종 편의 기능을 추가한 제품이다.

CX PLUS TW는 검은색과 흰색의 색상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으며, 제품 패키지는 이어버드와 충전 케이스와 교체용 추가 이어팁 3종 그리고 충전 케이블(USB 타입-C), 설명서로 구성돼있다. 디자인은 뒷면에 젠하이저 로고가 생겼다는 것 외엔 CX TW와 큰 차이가 없다. 심플한 디자인에 로고로 포인트를 줬다.

충전은 케이스 후면에 있는 USB-C 타입 포트에 USB 케이블을 연결해서 충전한다. 이어버드가 완전히 충전된 상태에선 최대 8시간 동안 음악 감상이 가능하며, 도중에 충전 케이스를 이용해 충전하면 최대 24시간까지 재생할 수 있다.

CX PLUS TW는 SBC, 고음질을 즐길 수 있는 AAC와 aptx 등의 코덱, 그리고 aptX HD의 고음질과 aptX LL의 저지연성을 결합한 ‘aptx Adaptive’도 지원한다. aptx Adaptive을 통해서 주변 환경과 상황에 맞게 자동으로 소리를 조절할 수 있다.

aptx Adaptive은 지연 시간을 감소시켜야 할 경우 지연 시간을 낮추는 방향으로 전송 모드가 조절되는데, 이를 통해 입력 지연이 줄어들 필요가 있는 게임 플레이나 실시간 재생되는 오디오 스트리밍에서 한결 나은 성능을 보이게 된다. 단, 기기에서 aptx Adaptive 코덱을 지원해야 하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aptx Adaptive 코덱의 지원 여부를 먼저 확인하자.

젠하이저의 smart control 앱
젠하이저의 smart control 앱

음원을 들어보면 고음이 날카롭지 않고 부드럽게 들린다. 보컬의 목소리와 악기들의 소리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게 특징이다. 저음은 부드럽지만 묵직한 맛은 조금 떨어지는 점이 아쉽다. CX PLUS TW는 ‘smart control’라는 전용 앱을 통해서 베이스 부스트(bass boost)로 설정을 변경할 수 있는데, 확실히 저음이 더 묵직해지고 베이스가 둥둥 강하게 울렸다. 전반적으로 어느 한 부분이 튀기보단 소리 간의 전체적인 조화가 돋보인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설정을 적용하고 음악을 들으니, 키보드를 치는 소리가 조금 들리는 정도였다. 노트북을 바로 앞에 두고 조금 시끄러울 정도로 음악을 틀었을 때, 이어폰을 통한 음악 감상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소음이 작게 들렸다. 버스를 타고 노이즈 캔슬링을 실험해보니, 소리가 완벽하게 차단되진 않고 조금씩 소음이 들리는 편이었다. 기본 설정에선, 이어버드를 3번 누르면 주변 소음을 들을 수 있는 트랜스 페어런트 모드로 전환된다.

CX PLUS TW을 착용했다
CX PLUS TW을 착용했다

조용한 실내 공간에서 통화를 하면, 소리가 울리긴 하지만 선명하게 들린다. 통화를 한 상대방은 목소리가 꽤 선명하게 들린다고 했다. 시끄러운 차도 옆에 통화를 할 땐 상대방은 "주변 소음이 조금 들리긴 하지만, 목소리를 인식하고 내용을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통화 시 상대방이 음성을 잘 듣지 못 하는 일이 계속된다면, 'smart control' 앱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보복 소비’로 분출되고 있다. 그에 따라, 고가의 블루투스 이어폰을 구매하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생생한 음악의 질감과 물 흐르듯 이용할 수 있는 이용자 경험을 원한다면 소니 WF-1000XM4(공식 가격 299,000원)를 구매해볼만 하다. 두 제품 모두 음향기기 전문 앱이 있지만, 소니의 ‘Headphone’이 확실히 음향 설정 조정과 편의 기능 설정이 편리했다. 소니 WF-1000XM4보다 10만 원 저렴한 젠하이저의 CX PLUS TW(공식 가격 199,000원)은 음악 전반의 조화로움을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이번에 리뷰한 두 개의 완전 무선 이어폰은 모두 음질과 편리함 측면에서 괜찮은 제품이므로, 본인 호불호에 맞게 잘 선택하면 될 듯하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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