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의 개발 역량, 신뢰성과 안정성이 우선이죠"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핀테크(Fin Tech)는 파이낸셜(Finance, 금융)과 테크놀로지(Technology, 기술)의 합성어로, 기존에 은행이나 보험사 등에서 취급하고 있는 예금, 결제, 송금, 자산 관리 등의 서비스를 디지털화해 금융 서비스의 효율을 끌어올리는 현상을 뜻한다. 반대로 IT기업이 금융 서비스를 도입한 사례는 테크핀(Tech Fin)이라고 한다. 테크핀은 IT기업이 확보한 사용자 데이터와 개발 역량을 토대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QR코드나 근거리 무선 통신(NFC)을 활용한 결제나 인터넷 전문 은행 등 기존의 금융사에서는 볼 수 없는 창의적인 금융 서비스가 테크핀의 특징이다.

언스트앤영(Ernst&Youn)이 발표한 '2019 핀테크 도입 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응답자의 핀테크 사용 비중은 2017년 32%에서 2019년 67%로 두 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해당 통계가 비대면 서비스가 급성장한 코로나 19 이전 통계임을 감안한다면, 2021년 현재에는 더 많은 국민이 핀테크·테크핀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핀 대표주자 카카오페이의 개발은?

서비스의 이용률이 올라가다보니, 테크핀과 핀테크 기업 모두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내 테크핀 기업의 선두 주자인 '카카오페이'가 아마존웹서비스(이하 AWS) 기반의 현대적 앱 개발을 도입한 이유다. 지난 10월 27일 진행된 ‘AWS Innovate - 현대적 앱 특집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금융권의 앱 현대화를 주제로 발표한 카카오페이 데브옵스 팀 조지훈 팀장에게 자세한 사례를 들어보기로 했다.

카카오페이 데브옵스 엔지니어 조지훈 팀장. 제공=AWS
카카오페이 데브옵스 엔지니어 조지훈 팀장. 제공=AWS

카카오페이는 사용자들이 여러 금융 앱을 설치하는 수고로움 없이, 카카오페이 하나만으로 쉽고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다. 원래 카카오톡의 내부 서비스 중 하나였지만, 2017년 4월에 별도 법인으로 출범했다. 지금은 국민 네 명 중 세 명이 가입하고 있을 만큼 대중적인 서비스로 인정받고 있으며, 지난 11월 3일에는 코스피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며 더욱더 주목을 받고 있다.

견고한 기업 환경에도 스타트업의 도전 정신을 갖춘 카카오페이, 이들의 개발 역량은 어디에서부터 나올까? 많은 이유 중에서도 조 팀장은 AWS 클라우드를 도입한 점을 우선으로 꼽았다. AWS 클라우드와 관련해 조 팀장은 “카카오페이는 2016년 분사 이전부터 AWS 클라우드를 사용했다. 당시에는 금융 규제로 인해 결제 등 핵심 서비스 대신 트래픽 관리, 이벤트에 한해 AWS를 적용했지만, 2019년을 기점으로 금융 업계의 클라우드 도입 지침이 설립돼 디지털 손해보험을 포함한 다양한 신규 사업에 클라우드를 도입할 예정이다”라며 현황을 소개했다.

최근 사용자 중심으로 개편한 카카오페이 앱, 이런 개편 과정이 모두 개발을 거친 결과물이다. 출처=카카오페이
최근 사용자 중심으로 개편한 카카오페이 앱, 이런 개편 과정이 모두 개발을 거친 결과물이다. 출처=카카오페이

아울러 데브옵스의 활용, 그리고 현대적 앱 개발을 카카오페이의 주요 개발 역량으로 제시했다. 데브옵스와 현대적 앱 개발은 다소 생소한 단어지만, IT기업에서는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개발 문화 중 하나다. 데브옵스는 소프트웨어의 개발(Development)과 운영(Operations)의 합성어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운영 주체와 통합적으로 협업해나가는 개발 환경과 문화를 뜻한다. 즉, 개발자가 직접 만들고 운영까지 진행함으로써 부서 간 격벽을 없애고, 효율적으로 개발 업무를 추진하는 방안이다.

현대적 앱 개발, 업무 효율 위해서 중요해

데브옵스가 카카오페이의 조직 구조 중 하나라면, 현대적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은 업무를 추진하는 방식에 가깝다. 현대적 앱 개발은 데이터 서버 없이 클라우드로 서버를 구축하는 서버리스, 개발에 필요한 항목을 패키지로 묶으면서 서비스 구동에 필요한 격리 환경을 만드는 컨테이너, 통합된 구조(모놀리식 아키텍처)를 분리해 빠른 개발 환경과 확장성을 확보하는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 등이 현대에 와서 등장한 앱 개발 환경을 종합하는 용어로, 개발 속도를 높이고, 다양한 기능을 개발할 수 있는 확장성과 유연함을 갖춘 환경을 제공한다. 카카오페이로서는 신뢰성 있는 서비스를 만듦과 동시에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조지훈 팀장이 현대적 앱 개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공=AWS
조지훈 팀장이 현대적 앱 개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공=AWS

그가 말하는 현대적 앱 개발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조 팀장은 “엔지니어 입장에서 더 좋은 서비스는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현대적 앱 개발은 이전의 앱 개발 환경인 레거시, 모놀리식 인프라 환경까지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고, 빠른 배포와 변경 가능한 환경을 제공한다. 덕분에 카카오페이는 기술적인 성숙도를 높이고, 사용자들에게 강력하고 신뢰성 있는 서비스를 빠르게 내보이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개발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과거의 개발 환경은 신규 서비스나 변경 과정에서 오류나 위험 부담이 있다. 하지만 현대적 앱 개발은 모든 것들이 자동화돼있고 배포나 진행 과정도 잘 정리돼있다. 덕분에 개발하는 담당자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변경할 수 있어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라면서, “우리 데브옵스 팀과 카카오페이 개발팀 모두 서로 같이 일하는 데 대한 스트레스도 낮아졌고,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도 효율적으로 변화했다”고 답했다. 엔지니어 입장에서 십수 년간 이어져 온 개발 체계를 새로운 과정으로 탈바꿈하는 흐름이 바로 현대적 앱 개발이라 보면 된다.

AWS 도입, 생태계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카카오페이가 AWS 클라우드 기반의 개발 환경, 그리고 현대적 앱 개발을 도입하는 배경에는 결국 금융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IT기술로 풀어내기 위한 목적이 크다. 오늘날 클라우드는 데이터 서버를 대신하는 목적뿐만 아니라 안전하고 신뢰성 있는 개발 환경을 구축하고, 고도화된 보안과 데이터 관리를 위해서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마다 보안 수준이나 인프라가 다르고, 적용 사례도 기업마다 각양각색이다. AWS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능한 많은 사례를 공유하는 장을 구축하고 있다.

AWS: re:Invent 2019에 참가한 개발자들이 새로 출시된 기능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 출처=AWS
AWS: re:Invent 2019에 참가한 개발자들이 새로 출시된 기능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 출처=AWS

조 팀장은 “AWS가 업계 1위 클라우드 기업이다 보니 기업들의 성공 사례가 매우 많다. 특히 금융 서비스나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는 널리 교류되고 있으며, ‘AWS re:Invent(리인벤트)’나 ‘커뮤니티 데이(community day)’ 같은 기술 공유의 장이 꾸준히 진행된다”라면서, “이러한 사례 공유는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나 기술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어서 매우 중요하며, 전체적인 개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조 팀장이 발표를 진행했던 ‘AWS Innovate - 현대적 앱 특집 온라인 컨퍼런스’ 역시 기술 공유를 위한 맥락에서 진행됐으며, 오는 11월 29일부터 12월 3일 사이 진행될 AWS re:Invent 2021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AWS re:Invent는 라스베이거스 현지와 온라인에서 복합적으로 진행된다. 출처=AWS
올해 AWS re:Invent는 라스베이거스 현지와 온라인에서 복합적으로 진행된다. 출처=AWS

올해 10주년을 맞는 AWS re:Invent는 라스베이거스 현지와 온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되며, 아담 셀립스키(Adam Selipsky) AWS CEO를 포함한 주요 연사들의 기조연설은 물론, 컴퓨팅, 데이터베이스, 사물인터넷, 공공부문 등 주제별 다양한 세션을 통해 AWS의 새로운 클라우드 비전과 기술들이 발표된다. 기술 개발과 사례 공유를 통해 클라우드 생태계가 성장하고, 이를 토대로 시장이 커지며 다시금 AWS로 되돌아온다. 결국 AWS Innovate - 현대적 앱 특집 온라인 컨퍼런스나 AWS re:Invent 등의 작업은 개발자부터 시장 전체에 대한 선순환을 위한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이제 시작··· 앞으로도 개발에 힘쓸 것

카카오페이 앱 실행 화면. 출처=IT동아
카카오페이 앱 실행 화면. 출처=IT동아

지난 11월 3일 카카오페이가 성공적으로 코스피에 안착했지만, 조 팀장은 올해가 특별한 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업 경영이 아닌 엔지니어 입장에서 말이다. 조 팀장은 “카카오페이의 데브옵스 팀은 어떻게 하면 좀 더 신뢰성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목표를 가지고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인 관점보다는 고객 관점에서 고객에게 더 이로운 카카오페이가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나아가고 있다. 또한 앞으로도 AWS 사례 공유처럼 관련 업계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금융 기업에서 도입한 IT기술은 어디까지나 사업을 보조하기 위한 수단이다. 하지만 카카오페이 같은 IT기업에 있어서 기술은 최고의 자산이자 사업 수단이다. 동종 업계보다 뛰어난 기술력을 갖춰야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고, 사용이 편리해야 사람들이 찾는다. 카카오페이는 이 문제를 빠르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데브옵스를 운영하고, 현대적 앱 개발로 개발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AWS의 폭넓은 생태계를 토대로 개발의 효율과 신뢰성, 향후 방향성까지 모두 확보하고 있다. 사업 영역에서는 올해가 특별한 해겠으나,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올해가 특별한 해가 아니라는 조지훈 팀장의 말에서 카카오페이의 역량을 엿볼 수 있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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