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디어아키텍트 “AR 더한 카드와 블록, 아이의 친구이자 선생님”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디지털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가상 공간을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는 가상 현실(이하 VR) 기술, 그리고 현실 세계에 가상의 이미지를 더하는 증강 현실(이하 AR) 기술은 향후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되는 주요 키워드 중 하나다.

초기에 등장했던 VR 및 AR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는 신기하기만 할 뿐, 실용성 측면에선 그다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러한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특히 기존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VR이나 AR 기술을 결합, 자연스럽게 경험을 극대화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디어아키텍트 최재영 대표
디어아키텍트 최재영 대표

‘디어아키텍트(dear. Architect)’ 역시 이 시장에 도전한 스타트업 중 하나다. 낱말 카드나 나무 블록과 같은 아이들의 교구에 AR 기술을 접목, 흥미도와 교육 효과를 동시에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통해 CES(북미 최대의 전자 박람회)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취재진은 디어아키텍트 최재영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당찬 스타트업의 행보, 그리고 향후 계획을 살펴봤다.

Q1.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 디어아키텍트는 아이들을 위한 교구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사업 초기에는 건축물과 일반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구상했는데 아직 역량이 부족해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 ‘내 방 만들기 키트’라는 기획 상품을 선보였는데 학교용 교구로서 반응이 좋아 아예 이쪽에 집중하기로 했다.

Q2.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소개하자면?

: 우리의 주력 제품은 ‘루미(ROOMY)’ 교구 시리즈다. 어린이와 함께 방을 쓰는 ‘룸메이트’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현재 ‘루미 퍼즐 카드’와 ‘루미 블록’이 나온 상태다. 전통적인 장난감에 현대적 기술을 담아 기존의 교구와 차별화를 했다.

‘루미 블록’에 스마트폰을 비추면 AR 기술을 통해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다
‘루미 블록’에 스마트폰을 비추면 AR 기술을 통해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다

루미 블록은 가구를 의인화한 나무 블록으로, 공간을 대상화해 만든 가구 장난감이다. AR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폰으로 비추며 터치하면 손을 흔든다거나 눈을 깜박이는 식으로 반응한다. 2019년에 시제품이 나왔고, 경기콘텐츠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2020년 CES에 출품했는데, 혁신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엄청난 기술은 아니지만 참신한 아이디어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Q3. 기존 교구와의 가장 큰 차별점은?

루미 블록을 출시한 뒤, 시장 확대를 노리기 위해 루미 퍼즐 카드도 선보였다. 이는 기존 낱말 카드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기존 낱말 카드는 단순히 보호자가 아이에게 카드를 뒤집어 보여주는 것에 그쳤다. 이는 그냥 두면 카드가 어질러 지기 쉽고 아이 혼자서는 놀지 못하는 것이 단점이다.

‘루미 퍼즐 카드’를 쌓으며 생태계를 배울 수 있다
‘루미 퍼즐 카드’를 쌓으며 생태계를 배울 수 있다

하지만 루미 퍼즐 카드는 아이 혼자서도 충분히 가지고 놀 수 있다. 현재 ‘해양 생물’ 시리즈와 ‘정글 동물’ 시리즈를 선보였다. 카드에 6개의 홈이 있어 아이가 원하는 형태로 확장해 나가며 즐길 수 있다.

완구의 재미, 교구의 학습 효과를 모두 기대할 수 있는데, 이를테면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수심이나 서식지에 대한 표현도 가능해진다. 해양생물 카드는 수심이 깊은 곳에 사는 생물일 수록 바탕이 어둡게 되어 있으며, 정글 동물 카드는 땅에 가까이 사는 동물일 수록 배경을 어둡게 만들었다. 이러한 직관적인 디자인은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서식지에 대한 학습까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여기에도 물론 AR 기술을 더했는데, 단순히 움직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종 생물의 특성을 잘 표현했다. 이를테면 흰동가리를 비추면 말미잘 뒤에 숨는 모습을 표현했는데, 이를 통해 아이들은 흰동가리와 말미잘의 공생 관계를 배울 수 있다.

Q4. 구체적인 성과와 향후 계획은?

: 루미 퍼즐 카드는 양면이라 한쪽에는 한글, 반대편에는 영어가 써 있고 AR 환경에선 각각 음성도 다르게 출력된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 해외 시장 개척도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달 수출 상담회에 참여해 모 아시아 최대 콘텐츠 기업의 관심을 받았고, 이를 통한 해외 진출이 유력하다.

AR 기술을 통해 놀이와 학습을 동시에 할 수 있다
AR 기술을 통해 놀이와 학습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지난 5월에는 ‘와디즈’를 통해 크라우드 펀딩 1063%를 달성하는 성과도 거뒀다. 그리고 SNS 등을 통해 소비자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하고 있는데, 의견을 반영해 한층 향상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예전에는 단순히 글자만 읽어줬는데 다음 제품인 루미 퍼즐 카드 ‘탈것’ 시리즈에선 각종 효과음이나 다양한 음성 설명도 넣고자 한다. 이러한 소통을 통해 한층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제품으로 거듭날 것이다.

루미 퍼즐 카드를 공룡이나 곤충 등의 다양한 시리즈로 확장해 나가는 것 외에, 그림책이나 목욕놀이 스티커 등, AR 기술의 특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니 많은 기대를 바란다.

Q5. 스타트업 초기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가?

: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실감 미디어 지원 사업인 NRP(Next Reality Partners) 5기에 선정되어 루미 퍼즐 카드를 개발할 수 있었다. 지원금을 통해 시제품 개발을 했고, 업체 간의 연결을 통한 유통 지원 사업도 진행했다. 그리고 VR/AR 상생 컨설팅 프로그램을 통해 코엑스 아쿠아리움에도 입점하게 되었다. 그 외에 사무 공간 지원이나 각종 기기 대여 등 정말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다른 스타트업에도 이런 기회를 이용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Q6. 마지막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 우리는 기존의 교구나 완구에 최신 기술을 더해 한층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기업이다. VR이나 AR 등의 기술이 단순히 신기한데 그치지 않고 이렇게 실질적인 적용을 통해 소비자들의 삶을 바꾸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새로운 기술을 통한 가치와 경험의 극대화, 이것이 우리의 모토(표어, 신념)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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