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노력으로 '탄소 중립', "녹색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세요"
[IT동아 정연호 기자] 거대한 위기를 맞이한 사람에게 남는 건 무력감뿐이다. 화산 폭발처럼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몸소 겪은 사람들은 기후 변화가 이제 ‘단순히 날이 더워졌다, 추워졌다’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리고, 이들 중 상당수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거나 “그렇게 적은 노력으론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라며 비관주의에 빠지고 있다.
‘기후 파국’을 피하려면 전례 없는 변화가 필요한 것은 맞다. 그만큼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도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2018년에 내놓은 ‘지구 온난화 1.5도 특별 보고서'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달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구를 그전처럼 회복시킬 수 없다”고 말했지만, 최근에 발표된 IPCC의 보고서에선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은 2040년으로, 기존 예측보다 10년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경고했다. 지구 온난화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후 위기를 피할 수 있을지’를 따지며,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하기만 해야 하는 걸까? 이제는 ‘탄소 중립이 가능한가’가 아니라, ‘탄소 중립을 어떻게 이뤄야 하는가’로 질문을 바꿔야 할 시점이다. 시작은 일상의 작은 행동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로 급격하게 온라인 구매가 증가한 상황에서, 이를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대체하는 것처럼 말이다.
온라인 구매가 증가함에 따라 녹색 소비 생활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환경부는 홈플러스, 인터파크, 한국우편산업진흥원의 우체국 쇼핑몰 등 온라인 매장에서 녹색 제품을 판매하는 ‘녹색 매장’을 시범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녹색 제품이란 제품을 만들면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오염 물질 발생을 최소화했다는 환경 표지를 받은 제품을 말한다. 이외에도 녹색 매장은 정부가 국내에서 생산된 재활용 제품을 평가한 후 우수 제품으로 인증한 ‘우수 재활용 제품’, ‘저탄소 제품’도 함께 판매한다.
이젠,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가는 대신 인터넷 쇼핑몰에서 클릭 한 번으로도 녹색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홈플러스 온라인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전문관’을 누르면 그 아래에 녹색 매장 카테고리가 있다. 판매하는 제품은 세제나 화장지, 자동차용 워셔액, 식음료, 라벨 없는 생수, 동물 복지 식품 등이 있다. 식음료 품목이 콜라와 식용유 밖에 없는데, 이처럼 아직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진 않다.
인터파크에서 녹색 매장에 들어가려면, 기획전 페이지를 찾아야 하는데 기본 홈페이지에선 이를 찾지 못했다. 하는 수 없이 구글에서 ‘인터파크 기획전’을 검색하고 따로 들어가야 했다. 기획전 페이지에 들어간 뒤 '녹색 매장' 이벤트 배너를 검색하면 된다. 녹색 매장을 찾는 과정은 다른 곳보다 어려웠지만, 판매하는 제품은 더 많았다. 식료품 외에도 가전 기기와 공구, 페인트, 철물 등의 제품도 마련돼 있다.
우체국 쇼핑몰에선 중앙 이벤트 배너에서 ‘지금이 시즌’을 누른 뒤 맨 위에 있는 녹색 매장에 들어가면 된다. 주로 주방용품과 사무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의 녹색 매장을 둘러보면 판매하는 제품이 아직은 제한적임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이라면, 이번 기회에 지구를 위해서 소비 습관을 바꾸는 것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