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어린아이, 일본 문화 어울러 사회에 저항한 현대 미술가 '요시토모 나라(Yoshitomo Nara)'
[IT 동아] 요시토모 나라는 현대 미술계의 선구적인 작가입니다. 대중 음악과 어린 시절의 기억, 그리고 오늘날의 사건들에 영감을 받은 그는 광범위한 문화적 감성과 외로움, 반항심 등을 탐구합니다.
요시토모 나라는 회화과 그림, 사진과 대규모 설치, 도자기, 청동 및 조각 등 다양한 수단으로 작품 세계를 표현합니다. 그는 저항과 반항에서부터 조용함과 사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을 어린아이를 통해 묘사합니다. 그 속에 상상력과 개인의 자기성찰적 자유까지 표현합니다.
작가는 일본의 전통 연극 가면 오타후쿠와 오카메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어린 시절 읽었던 만화의 포즈를 더해 어린아이들의 초상화를 작품으로 표현했습니다. 일본 에도 시대에 그려진 우키요에(풍속화) 목판화에도 영향을 받았죠.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어린아이들은 언뜻 보면 순진해 보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칼이나 십자가, 불타는 횃불을 휘두르거나 뾰족한 송곳니를 꺼내고 있으며 담배를 피우는 등 어두운 면도 드러냅니다.
요시토모 나라는 반사회적, 파괴적인 풍자의 소재로 어린아이들을 활용했습니다. 타락한 이 세상에서 어린아이들의 순수함, 사회의 통념을 거부할 수 있는 잠재적인 상상력의 단면을 표현하려 했습니다.
어린 소녀가 등 뒤에 칼을 숨긴 채 반항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작품, ‘Knife Behind Back’은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 세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작이자 최고가 낙찰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제목에는 무기(Knife)가 등장하는데, 정작 이 무기는 눈에 보이도록 그려지지 않아 더욱 위협적으로 느껴집니다. 제목에는 등장하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무기는 그 자체로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할뿐 아니라 어린아이의 뜻밖의 저항력을 강조합니다. 순수하지만, 보잘 것 없는, 허상의 사람들이 가진 잠재력까지 묘사합니다.
Knife Behind Back에 그려진, 한 팔을 뒤로 하고 악의 없는 표정을 한 채 서 있는 어린 소녀는 골리앗을 죽인 다윗,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벤 유디트, 마라를 암살하는 샤를로트 코르데처럼 약자 혹은 소외된 사람들의 용기와 용맹을 상징하는 미술사적 이미지도 불러 일으킵니다.
이 작품의 크기는 234 x 208cm로 꽤 큽니다. 2019년 10월 소더비 홍콩 경매에서 1억 9,569만 6,000 홍콩 달러, 한화 약 294억 원에 낙찰됩니다. 이에 힘입어, 요시토모 나라는 총 6,960만 2,443달러(약 820억 원) 경매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는 일본 예술가 가운데 1위, 세계 예술가 가운데 18위(2020년 기준)에 해당합니다.
글 / 아트파이낸스그룹 류지예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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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