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서울 V.C 탐방] 미림미디어랩 "교육 콘텐츠로 세상을 평등하게"
[IT동아 권택경 기자]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해 경쟁력을 갖추려면 ‘인큐베이팅’과 ‘네트워킹’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이하 SBA)은 서울시에 있는 우수한 중소기업을 ‘하이서울기업’으로 인증해 지원하고 있다. 2021년 기준 985개사가 하이서울기업으로 활동 중이다.
SBA는 무엇보다도 우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을 서로 연결해 협업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전통적인 대면 네트워킹은 여러 제약으로 인해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BA는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 하이서울 V.C(Virtual Cluster)를 마련했다.
하이서울기업을 한곳에 모은 하이서울 V.C에서는 누구나 기업 정보를 확인하고 협력이나 제휴 제안을 할 수 있다. 영어 페이지도 제공해 해외 바이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물론 온라인 플랫폼인 만큼, 공간과 시간의 제약도 없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춘 새로운 개념의 비즈니스 클러스터인 셈이다. 이에 IT동아에서는 하이서울 V.C에 입주해있는 기업의 목소리를 전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이번 시간에는 e러닝 콘텐츠 개발 및 교육 전문 업체 미림미디어랩을 만났다.
교육 콘텐츠에서 라이브 커머스까지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미림미디어랩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남기환 대표(이하 남 대표): 미림미디어랩은 ‘교육을 통하여 세상을 평등하게 만든다’는 가치를 실현하는 교육 컨텐츠를 개발 및 공급하기 위해 2012년 설립한 기업이다. 사업 분야는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 ‘융합 사업’ 등 3가지로 나뉜다. 틈새 시장을 철저히 분석한 뒤 각 틈새 시장에서 선도(First Move) 부분과 추격(Fast Follow) 부분을 나누어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교육 콘텐츠 개발과 서비스 플랫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IT동아: 미림미디어랩의 교육 콘텐츠 및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남 대표: 미림미디어랩은 온라인 공개수업(Massive Open Oline Course, 이하 MOOC) 콘텐츠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 MOOC 콘텐츠 개발의 주요 고객인 대학을 중심으로 이미 개발된 콘텐츠를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OSMU)화 해서 교원 연수, 기업 직무 교육용 콘텐츠 등으로 개발하여 유통하고 있다.
특히 미림미디어랩은 높아진 학습자의 눈높이를 반영하고, 학습 내용의 전달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영상 포맷인 ‘MOOC 멀티포맷’을 사용하고 있다, K-MOOC 선도대학, 개별강좌, 묶음강좌, 자율참여강좌 등으로 K-MOOC 콘텐츠 개발과 관련된 모든 부분을 패키지로 지원하고 있다.
서비스 플랫폼의 핵심은 2019년 런칭한 직장인 교육 브랜드 ‘러닝핏’이라는 브랜드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병행 운영된다. 직업능력 개발 훈련은 직장인 개인이 직업능력을 개발 훈련하는 것을 말한다. 이 시장은 크게 사업자 중심 훈련과 근로자 중심 훈련으로 운영돼 왔다. 대기업은 대부분 이런 식의 HRD(Human Resources Development, HRD) 프로그램을 갖추고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해 기업 규모에 따른 교육 격차가 컸다. 누군가는 이러한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에 만든 게 러닝핏이다.
최근에는 교육 콘텐츠 개발 및 서비스 플랫폼 운영 경험을 토대로 융합 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대학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을 펴다 보니 메타버스나 확장현실(이하 XR)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에 대한 요청이 크게 늘었다. 메타버스나 XR 관련 비즈니스의 최대 수요자가 될 MZ세대에 대한 이해도가 크다 보니 고객사에 대한 니즈 대응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라이브 커머스 브랜드를 개발하고 런칭하는 것도 계획 중이다.
IT동아: 자체적으로 개발한 라이브커머스 브랜드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해 달라.
남 대표: ‘살림만렙’이라는 라이브 커머스를 개발해 11월 런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혼자 사는 2030세대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데, 살림에 서툰 이들을 위해 중저가 살림 제품을 소개하는 라이브 커머스다. 낮 시간대와 밤 시간대를 구분해서 낮에는 ‘전지적 여자친구 시점’이라는 콘셉트로 2030 남성이 좋아하는 중저가의 제품을 자세하고 소개하고, 밤에는 ‘전지적 남자친구 시점’이라는 콘셉트로 이너웨어 등 여성들의 관심이 높은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IT동아: 메타버스나 XR 기술이 적용된 콘텐츠 서비스는 어떤 것이 있는가?
남 대표 : 오랫동안 대학에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MZ세대의 특성이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수요자를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업체가 플랫폼과 프로세스를 가장 잘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당사의 특성으로 인해 최근 문화관광 분야에 메타버스를 이용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자 하는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 메타버스나 XR 기술의 최대 수요자가 MZ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니즈에 맞춰 내년부터는 메타버스 기반의 문화 콘텐츠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IT 동아: 기업 성장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은 무엇이었는지, 또 어떻게 해소했는지 궁금하다
남 대표 : 교육 서비스는 지속적인 브랜드 홍보와 광고 활동이 기반이 되어야 매출을 성장시킬 수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요성이 커진 사업 중 하나가 ‘IT교육 사업’이다. 자본력을 갖춘 많은 기업들이 대대적인 브랜드 홍보와 광고로 시장 파이를 넓히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와 같은 중소기업이 이들과 대등한 경쟁을 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리는 지나온 경험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는 교육 서비스 시장이 ‘소프트웨어’와 ‘비소프트웨어’로 나눠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확신을 토대로 소프트웨어 교육 핵심 수요자를 찾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그 전략이 맞아들어 코로나19 위기에도 안정적인 성장을 꾀할 수 있었다.
미림미디어랩이 치열한 교육 서비스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보기 때문이다. 취업 분야를 예로 들면, 대학생들이 취업하기 원하는 기업의 특성을 그들의 입장에서 알아보고, 또 하이서울기업들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중소기업이 원하는 인재상도 파악해 보았다. 이러한 상호 니즈들을 교육 콘텐츠에 녹이고, 중소기업 적정 인재들을 기업에 연결시켜주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IT 동아: 하이서울기업 네트워크를 어떤 식으로 활용하고 있는가?
남 대표: 하이서울기업 인증을 받은 1000여개 기업 중 약 300여개 사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ICT 기업들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인력이 필요했는데,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업무 프로세스의 확대,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으로 인해 모든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기반의 업무 비중을 확대했고, 이로 인해 소프트웨어를 잘 다루는 인력들의 수요도 커졌다.
미림미디어랩 역시 하이서울기업으로서 타 인증 기업들과 긴밀하게 교류하고 있는데, 많은 업체들이 ‘좋은 소프트웨어 전문 직원’이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한다. 그들이 말하는 ‘좋은 인력’이란 자사에 맞는 ‘인력이 없다’는 뜻이다. 이에 우리는 중소기업에 적정 연봉과 적정 실력을 갖춘 직원들이 매칭될 수 있도록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할 계획이다.
하이서울기업들의 연수원처럼 하이서울기업 임원진들이 멘토단으로 들어와서 기본적인 회사 소개에서부터 채용 조건, 발전 방향, 그리고 원하는 개발자의 커리어 성장 전략에 이르기까지 잠재적 구직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미리 소개하고, 교육생은 이러한 소개를 토대로 자신에게 맞는 회사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멘토단은 교육 단계 동안 자사에 관심을 보이는 교육생들을 면접하면서 서로 맞춰가는 시간을 갖는 것이 당사가 운영할 트레이닝 교육 사업이다.
이 사업은 고용노동부의 ‘K-디지털 트레이닝(K-Digital Training)’ 및 ‘K-디지털 크레딧(K-Digital Credit)’ 사업의 일환인데, 우리가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올 11월부터 ‘K-디지털 트레이닝’ 베타 서비스를 진행하고, 내년 1월부터는 본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퇴직자 및 시니어 세대를 위한 ‘비소프트웨어 교육 서비스 플랫폼’도 2022년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IT 동아: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남 대표: 내년 소프트웨어 교육 콘텐츠 매출이 현재 미림미디어랩 전체 매출만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많은 하이서울기업들이 빠른 트레이닝 사업 시작을 독촉한다. 이미 많은 수요와 니즈를 확인했으니 올 하반기부터 시작하는 K-크레딧 트레이닝 사업 베타 서비스 시행에 속도를 내고, 교육생과 기업의 니즈를 교육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K-크레딧 트레이닝 사업은 서울 시내 대학과 하이서울 기업에게 우선 적용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수도권, 더 나아가 지방의 대학과 기업이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인재를 찾아낼 수 있도록 서비스 플랫폼을 확대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컨시어지(Concierge)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비소프트웨어 플랫폼 운영 계획도 세우고 있다. 비소프트웨어 서비스 플랫폼은 퇴직자나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교육으로, 교육 직업상담사 등을 직접 채용해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이와 함께 살림만렙과 메타버스 문화 콘텐츠 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미림의 궁극적인 성장 목표는 ‘교육을 통해서 세상을 평등하게 만드는 것’이다. 기업들이 정규직보다 계약직이나 프리랜서 형태로 사람을 임시 고용하는 경향이 커지는 긱 경제(Gig Economy)로 넘어가는 흐름은 막을 수 없다. 그 속에서 우리는 개인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가치있는 일들을 사람들에게 직업으로 제공해 줄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