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무인 매장 절도 피해 ‘카드 인증·AI 기술’로 줄인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키오스크, 스마트 결제와 오더 시스템을 도입한 스마트·무인 매장이 늘고 있다. 매장의 종류도 아이스크림 가게와 세탁소, 가정 간편식 판매점과 편의점 등 다양해졌다. 이들 기술은 상품의 안내와 설명, 결제 등 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해 인건비를 줄여준다. 심야에 무인으로 운영해 더 많은 수익을 거두도록 돕는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다. 스마트·무인 매장이 늘자 무단 침입과 기물 파손, 상품 절도 등 범죄도 늘어났다. 심야에 노숙인, 청소년들이 스마트·무인 매장에 무단 침입해 기물을 파손하고 상품을 훔치는 문제가 불거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무인 매장을 대상으로 한 절도 범죄 건수는 2020년 367건에서 2021년에는 상반기에만 700여 건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에 정보 통신 업계는 스마트·무인 매장의 피해를 줄이거나 막을 각종 인증 기술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연구 개발한다.
‘신용 카드 출입 인증’은 가장 현실적인 기술로 꼽힌다. 이용자가 스마트·무인 매장에 들어갈 때 반드시 개인 소유의 신용 카드 인증을 거치게 하는 원리다. 신용 카드에 소유자의 개인 정보가 들어있는 점을 응용한 것이다.
신용 카드 출입 인증은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 후 출입을 허가하므로 문제 해결과 방지 모두에 도움을 준다. 신용 카드가 없는 이용자의 출입을 원천 차단한다. 절도 사건이 일어나면 카드 정보를 토대로 용의자의 신원을 예상하도록 돕는다.
절도뿐 아니라 상품 한 개 가격만 결제하고 몰래 두세 개를 가져가는 식의 부정 행위도 적발해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출입문에 신용 카드 인식 장치만 설치하면 되므로, 보안 설비를 갖출 비용을 부담스러워하는 소상공인에게 보급하기 알맞다. 얼굴이나 지문 등 ‘생체 인증’도 신용 카드 출입 인증과 같은 원리로 비슷한 장점을 낸다.
시야 안에 있는 사물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비전 센서’도 스마트·무인 매장의 피해를 줄일 유망한 기술이다. 스마트·무인 매장의 천장이나 스마트 오더, 키오스크 등에 카메라와 비전 센서를 설치하면 이용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이용자가 기물 파손이나 절도를 의심할 만한 수상한 동작을 하면 자동으로 알람을 울려서 경고하거나 보안 업체에 알리는 시스템도 있다.
정보 통신 업계는 신용 카드 출입 인증과 비전 센서를 함께 쓰면 스마트·무인 매장의 피해를 상당 부분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에 소비자의 움직임을 자동으로 파악하고 분석할 AI 행동 분석, 상품의 외관을 카메라로 인식해 가격을 자동으로 산정하는 비전 인식, 매대와 상품의 무게를 토대로 상품을 인식하는 기술을 더하면 효과는 더 좋아진다.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이용자가 다른 사람의 카드를 빌려 쓰거나 훔쳐 쓰면 신용 카드 출입 인증의 장점은 빛을 잃는다. 신용 카드나 생체 데이터 등 개인 정보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거부감을 느끼는 이용자도 설득해야 한다. 비전 센서의 성능과 AI 행동 분석의 정확도도 더욱 높여야 한다. 이들 기술을 도입, 설치할 때 가격 문제도 있다.
정보 통신 업계뿐 아니라 유통 업계도 스마트·무인 매장의 보안을 확보하려 한다. 국내외 주요 편의점들은 무인 편의점 시대에 필요한 AI 비전 인식 기술, 24시간 CCTV 모니터링과 사고 발생 시 경비 출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보 통신 및 유통 업계는 기술을 도입해 범죄 피해를 줄이려 하면서도, 제도와 규제가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마트 결제 기술 개발 기업 넥스트페이먼츠의 지광철 대표는 “정보 통신 업계는 신용 카드나 AI 얼굴 인증, 간편 QR 코드 등 스마트·무인 상점의 절도 피해를 줄일 다양한 AI 기술을 준비했다. 여기에 AI 비전 인식과 분석 등 다른 기술을 더하면 소상공인은 방문자 파악과 매장 안전, 소비자는 쇼핑 편의라는 장점을 얻는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들 기술은 미국의 아마존 고, 한국의 편의점 등 대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제는 소상공인도 업종과 매장에 어울리는,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AI 기술들을 자유롭게 이용해야 한다. 그러려면 사회의 합의에 의한 제도와 규제,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정책이 늘어야 한다. 정보 통신 업계는 소상공인을 도울 착한 AI 기술을 꾸준히 연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