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폰 액세서리 시장, 임진년에는 뜬다

이문규 munch@itdonga.com

휴대폰이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모바일 기기가 새로 출시될 때마다 관련 액세서리 시장도 활기를 띈다. 최근 들어 모바일 기기 액세서리는 다양한 용도와 기능, 디자인을 채택하여 기기 본체의 기본 용도를 보완/강화할 뿐 아니라 사용자의 개성과 취향을 대변하기도 한다. 그리고 기상천외한 기능을 제공하는 액세서리도 속속 등장하여 기기 활용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경우 케이스 서너 개는 기본으로 갖고 있고, 번들 이어폰보다는 ‘사제’ 이어폰을 선호하며, 탁상용 거치대(또는 차량용 거치대), 외장 배터리팩, 내장 캠용 필터/렌즈, 외장 스피커 등의 액세서리 또는 주변 기기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다만 지금까지는 애플의 아이폰 전용 액세서리가 구글 안드로이드폰 등 다른 스마트폰보다 종류도 다양하고 개수도 압도적으로 많다. 안드로이드 기기는 기본적으로 제조사마다 제품과 모델이 각양각색이라 공통 표준의 액세서리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안드로이드폰용 액세서리라고 해봐야 케이스나 이어폰(헤드폰) 정도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적어도 올해까지는 그랬다.

안드로이드폰 액세서리 시장, 임진년에는 뜬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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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는 2012년 임진년부터는 하늘로 오르는 한 마리의 ‘용’처럼 안드로이드 액세서리 시장도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액정보호필름이나 케이스 외 애플 제품군에서나 활용할 수 있었던 다양한 액세서리가 속속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는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 PC, PMP, MP3 플레이어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에 적용될 수 있어 폭 넓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 액세서리 제조사 입장에서는 단일 제품군의 애플 사용자보다는 다양한 제품군의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겨냥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기 마련이다. 더구나 안드로이드 액세서리 제작을 위해 구글이 관련 기반기술을 공개함에 따라 내년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은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안드로이드 기기용 주변 기기가 대폭 활성화될 조짐이다. 얼마 전 필립스전자가 국내 최초로 출시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도킹 스피커 시리즈가 첫 포문을 열었다. 그 동안 아이폰, 아이패드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도킹 스피커를 이제 안드로이드 기기(특히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

안드로이드폰 액세서리 시장, 임진년에는 뜬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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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생활가전 및 음향 가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필립스전자는 특허 기술인 플렉시독(FlexiDock)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안드로이드폰을 안정적으로 도킹할 수 있도록 했다. 즉, 마이크로USB 단자가 달린 도킹부를 180도 회전하거나 좌우로 이동하여 안드로이드폰을 가로 또는 세로로 장착할 수 있다. 여기에 도킹부 양 옆으로 기기 지지대를 두어 높이를 조절함으로써 안정적인 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각기 다른 모양의 안드로이드폰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배려가 인상적인 제품이다. 참고로 안드로이드 도킹 스피커는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사운드를 출력한다(블루투스는 최초 한번만 연결 설정하면 이후로는 자동 연결되니 번거롭지 않다).

또한 전용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인 ‘피델리오’와 ‘송버드(SongBird)’를 통해 기존의 애플 제품용 도킹 스피커처럼 알람 시계 기능, 인터넷 라디오 청취 기능, 음악 재생 기능, PC와의 자동 동기화 기능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더불어 내년 중 마이크로USB 단자를 통한 사운드 출력이 가능해지면 안드로이드용 도킹 스피커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사운드 외 데이터 입출력용 주변 기기도 내년을 기점으로 승천을 꾀하고 있다. 올 한해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채택한 다양한 크기의 태블릿PC가 대거 출시됐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달리 태블릿PC는 원활한 데이터 입력을 위해 휴대용 키보드를 연결, 사용하기 용이하다. 이들 키보드는 대개 블루투스로 연결되며, 각 키의 크기나 배열이 일반 PC용 키보드와 거의 비슷해 능숙한 타이핑이 가능케 한다. 외부 이동이 잦은 직장인이나 대학생 중에는 노트북에서 태블릿PC로 갈아 탄 이들이 많아 안드로이드용 키보드 시장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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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에 따라 케이스 또는 커버까지 겸할 수 있는 키보드도 현재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평소에는 케이스처럼 사용하다 커버를 열어 미니 키보드를 꺼내 블루투스로 연결 후 사용하면 편리하다. 이들 키보드 역시 마이크로USB 포트 규격이 개선되어 연결이 보다 간편해 지면 지금보다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용 입력장치인 게임패드도 안드로이드용 제품이 출시된다. 안드로이드 3.1버전(허니콤) 이상이 탑재된 단말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USB 게임패드가 버팔로코쿠요서플라이를 통해 조만간 시판될 예정이다. 이 게임패드로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패드와 거의 비슷한 형태로, 십자형 이동 키, 두 개의 아날로그 스틱, 12개의 조작 버튼 등을 장착하여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역동적으로 즐길 수 있다. 일반 PC에는 USB 포트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에는 마이크로USB 포트(연결 어댑터 포함)로 연결할 수 있다. 얼마 전 안드로이드 한국 마켓 내 게임 카테고리까지 열린 상태라 안드로이드 기기용 게임패드도 액세서리 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 판단된다.

안드로이드폰 액세서리 시장, 임진년에는 뜬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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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욱 풍성한 안드로이드 액세서리를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동안 애플 제품용 액세서리만을 생산하던 제조사들도 전세계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률이 날로 증가함에 따라 안드로이드 액세서리 시장 진입을 서서히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애플 제품군이 그러한 것처럼, 안드로이드 제품군도 기기를 중심으로 각종 액세서리 시장까지 함께 부흥하는 산업 생태계가 내년부터 본격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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