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용 노트북, 울트라북으로 진화할까?

노트북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휴대가 간편해서가 아닐까 한다. 데스크탑 PC는 그 구조상 집이나 회사 등 지정된 장소에서만 사용해야 하지만, 노트북은 들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노트북이 탄생한 계기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최근엔 노트북을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졌다. 예전엔 15인치 크기의 노트북 제품군이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이보다 작은 13인치 크기대의 제품을 더 선호하는 추세다.

업무용 노트북이 인기를 끄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 제품은 이동을 우선시하는 특성상 대부분 13인치 이하 크기를 가지고 있고, 무게도 2Kg을 넘지 않는다. 또한 단순히 오피스 업무만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낮은 성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업무용 노트북의 사양은 제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일반 노트북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다.

업무용 노트북, 울트라북으로 진화할까? (1)
업무용 노트북, 울트라북으로 진화할까? (1)

도시바 포테제 R830이 고사양 업무용 노트북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13인치 크기에 무게도 약 1.4Kg으로 가볍지만, 사양은 고성능 노트북 부럽지 않기 때문이다. 2세대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를 탑재했을 뿐 아니라 4GB 이상 메모리와 저장장치도 SSD를 탑재되어 있다(모델명: PT321K-02Q004 기준).

하지만 이러한 업무용 노트북에도 단점이 있다. 바로 작고 가볍긴 하지만, 두께가 일반 노트북 수준으로 비교적 두껍다는 점이다. 물론 이는 높은 성능을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노트북은 성능이 높을수록 두꺼워진다), 작고 가벼우면서 두께도 얇은 최근 노트북 시장의 추세엔 부합하지 못한다. 이를 해결한 울트라씬 노트북이 있지만, 이 또한 두께를 얇게 만들기 위해 일반 노트북용 프로세서가 아닌 성능이 낮은 저전력 프로세서를 탑재해 업무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텔, 울트라북 준비하다

이러한 연유에서일까? 인텔은 새로운 노트북 플랫폼인 ‘울트라북’을 발표했다. 인텔이 발표한 울트라북은 기존 울트라씬 노트북을 잇는 플랫폼이다. 이름이 비슷해 별다른 차이점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큰 차이점이 하나 있다. 바로 인텔 울트라북 노트북은 일반 노트북 수준의 성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울트라씬 노트북이 저전력 프로세서가 탑재되어 성능이 일반 노트북 수준보다 못하지만, 울트라북 노트북은 저전력이 아닌 일반 노트북용 프로세서가 탑재되어 성능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란 걸 의미한다.

업무용 노트북, 울트라북으로 진화할까? (2)
업무용 노트북, 울트라북으로 진화할까? (2)

또한, 인텔은 울트라북 노트북은 기본적으로 SSD가 탑재될 것이라고 전했다. 높은 프로세서 성능과 함께 저장장치의 속도도 SSD를 사용함으로써 노트북의 전체적인 속도를 크게 향상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물론 SSD만 탑재할 경우 저장용량이 부족해질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인텔은 울트라북 노트북에 ‘인텔 스마트 리스폰스(Intel Smart Response)’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 기술은 소용량 SSD와 대용량 HDD 조합을 통해 데이터 저장공간 확보와 SSD에 비해 느린 HDD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높이는 기술로서, 이를 통해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SSD만큼 빠른 실행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인텔은 울트라북 노트북의 보안도 강화할 방침이다. 인텔은 울트라북 노트북에 프로세서 기반의 개인정보 보안 기술인 ‘인텔 IPT(Intel Identity Protection)’ 기술과 ‘인텔 도난 방지(Intel Anti-Theft)’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 기술을 통해 분실된 노트북을 추적할 수 있고, 저장되어 있던 데이터를 원격에서 삭제할 수도 있게 된다.

업무용 노트북의 미래는 울트라북?

이처럼 인텔이 준비하고 있는 울트라북 플랫폼은 업무용 노트북의 미래로 보인다. 업무용 노트북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두께에 대한 부분도 얇아지면서 성능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텔은 울트라북 플랫폼에 다양한 보안 기술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업무용 노트북으로선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물론 인텔의 울트라북 플랫폼이 업무용 노트북만을 겨냥한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를 취합해보면 업무용 노트북이 울트라북 노트북이 되지 못하리란 법은 없다. 또한, 현재 소비자들이 원하는 노트북도 가볍고 얇으면서 일반 노트북 수준 이상의 성능을 갖춘 제품이다. 울트라씬 노트북이 낮은 성능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것도 이에 대한 방증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울트라북 노트북이 업무용 노트북의 미래가 될지 아니면 새로운 영역을 구축해나갈지 기대해 본다.

글 / IT동아 천상구 (cheonsg@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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