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페이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 웹브라우저
웹브라우저(web browser)는 인터넷망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데 사용하는 응용 프로그램을 말한다. 브라우저 혹은 인터넷 브라우저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반적인 기능으로는 웹 페이지 열기, 최근 방문한 URL 및 즐겨찾기 제공, 웹페이지 저장 기능 등이 있다.
웹브라우저의 역사
세계 최초의 웹브라우저는 1991년 등장한 ‘월드와이드웹(WorldWideWeb)’이다.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의 연구원 팀 버너스 리(Tim Berners Lee)가 정보 공유를 쉽게 하기 위해 하이퍼 텍스트의 개념을 처음 제안했고, 이것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월드와이드웹이다. 버너스 리는 이 발명으로 큰 부자가 될 수 있었지만, 모든 로열티를 포기하고 일반에 공개하는 길을 택했다. 이후 월드와이드웹은 인터넷을 의미하는 ‘WWW(World Wide Web)’와의 명확한 구분을 위해 ‘넥서스(Nexus)’로 명칭이 변경됐다.
1993년에는 그래픽 기반 웹브라우저인 ‘모자이크(Mosaic)’가 등장했으며, 1994년에는 최초의 상용화 웹브라우저인 ‘넷스케이프(Netscape)’가 나타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넷스케이프는 모자이크의 개발자 마크 엔드리슨(Marc Andreessen)이 창업하여 만들었다. 한 때 전세계 웹브라우저 점유율 90%에 달했던 넷스케이프는 1995년에 등장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2008년 공식 종료).
이후 인터넷익스플로러의 독주가 한동안 계속됐다. 한 때 전세계 웹브라우저 시장의 95% 이상이 인터넷익스플로러였다고 하니 사실상 시장을 평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넷스케이프의 후계자격인 ‘파이어폭스(Firefox)’, 애플 고유의 웹브라우저 ‘사파리(Safari)’, 구글이 내놓은 신흥 강자 ‘크롬(Chrome)’ 등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인터넷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은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그래도 2011년 4월 현재까지는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웹브라우저의 종류
인터넷익스플로러의 아성이 무너지면서 웹브라우저 시장은 다수가 경쟁하는 혼전으로 치닫고 있다. 대표적인 웹브라우저(PC용 기준)는 인터넷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크롬, 사파리, 오페라 등이다.
윈도우95 운영체제의 부가 프로그램으로 처음 등장한 인터넷익스플로러는 윈도우를 설치할 때 함께 설치되거나 서비스팩을 통해 별도로 제공되는 형태로 발전했다. 운영체제를 설치하면 따로 내려받지 않아도 바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웹브라우저에 비해 속도가 느리다는 점과 액티브X(역동적인 웹페이지 효과를 위한 특정 프로그램)로 인한 보안의 취약성 때문에 조금씩 외면받기 시작했다. 이에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성능과 인터페이스를 강화하고 웹 표준을 준수한 ‘인터넷익스플로러 9’을 선보였지만 이는 윈도우 비스타 이상의 운영체제만 지원한다. 따라서 윈도우 XP 사용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모질라재단의 파이어폭스는 인터넷익스플로러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다. 글자와 그림만 있는 웹페이지라면 실행 속도나 안정성 면에서 인터넷익스플로러를 압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윈도우 운영체제의 기본 웹브라우저라는 장점을 활용해 독점적인 지위를 누렸던 인터넷익스플로러와는 달리, 웹 표준을 준수하고 다양한 부가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액티브X를 직접적으로 지원하지는 않지만 우회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가기능인 ‘IE탭’을 적용하면, 인터넷익스플로러와 거의 흡사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2011년 4월 현재 전 세계 점유율 순위는 인터넷익스플로러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독일이나 폴란드와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인터넷익스플로러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근래에 속도를 높이고 보안 기능을 추가 제공하며 HTML5 등 최신 웹기술을 지원하는 ‘파이어폭스4’를 내놓았다. 이어 '파이어폭스5 베타'도 나왔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구글의 크롬은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8년에 처음으로 출시됐지만 2011년 4월 기준 10번째 버전까지 나왔을 정도로 빠른 업그레이드가 장점이다. 특히 9번째 버전과 10번째 버전은 불과 한 달 간격으로 출시됐다. 크롬은 구글 사용자에게 특히 유용한데, 크롬에 최적화된 웹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인 ‘크롬 웹 스토어’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파이어폭스와 마찬가지로 IE탭 부가 기능을 지원한다.
사파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영원한 경쟁 관계에 있는 애플이 만든 웹브라우저다. 빠른 속도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장점이 없어 점유율이 높지는 않다. 하지만 모바일로 넘어가면 상황이 다르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모바일용 사파리의 인기도 덩달아 치솟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바일 시장에서는 가장 인기가 있는 웹브라우저 중 하나가 됐다.
오페라는 작은 용량과 빠른 속도가 특징이다. 다중 브라우징을 프로그램 내부에서 처리해 시스템 자원을 적게 차지함으로써 저사양 PC에서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된 모바일용 웹브라우저인 ‘오페라 미니 웹브라우저’는 깔끔한 인터페이스와 빠른 속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액티브X에 발목 묶인 한국
세계 웹브라우저 시장은 ‘웹브라우저 전쟁’이라고 부를 정도로 위의 브라우저들이 치열한 각축전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인터넷익스플로러가 초강세다. 이는 한국의 대부분의 웹페이지에서 액티브X를 사용하고 있는데, 인터넷익스플로러를 제외한 대부분의 웹브라우저가 이 액티브X를 완벽하게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전자상거래나 온라인 게임 등을 즐기려면 아직 인터넷익스플로러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 더 좋은 성능의 웹브라우저가 출시돼도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윈도우XP 사용자들은 옛날 버전의 인터넷익스플로러를 사용하고 있어 보안에도 취약하다.
이에 액티브X를 퇴출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2011년 3월, 방송통신위원회는 액티브X 대체 기술을 지원하는 ‘인터넷 이용환경 개선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앞으로는 액티브X 대신 전자서명이 가능한 ‘스마트사인’ 기술이 보급되고 웹 표준 기술이 본격적으로 확산된다. 이제 파이어폭스, 크롬 등 다양한 웹브라우저로 국내의 모든 웹페이지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e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