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선명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 AMOLED
본체가 앞뒤로 튀어나와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CRT(브라운관) 방식의 TV나 모니터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차츰 쓰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채운 것이 바로 평판 디스플레이 방식의 제품들이다. 평판 디스플레이는 제품 두께를 얇게 만들 수 있어 공간 활용성을 높일 수 있으며, 휴대폰이나 노트북 등의 소형 기기에 적용하기에도 유리하다.
평판 디스플레이는 화면을 표시하는 방식에 따라 몇 가지로 나뉘어지는데, 2010년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평판 디스플레이는 LCD(Liquid Crystal Display) 방식이다. LCD는 가해지는 전기 신호의 종류에 따라 입자 구조를 바꿔 각기 다른 색을 통과시키는 액정(液晶) 소자가 배열된 패널을 이용해 화면을 구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액정 자체는 빛을 내지 못하므로 LCD 장치에는 반드시 액정 패널에 빛을 공급하는 후방 조명, 즉 백라이트(back light)가 함께 탑재 되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차세대 평판 디스플레이로 떠오르고 있는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s: 유기 발광 다이오드, 혹은 유기 EL) 방식의 경우,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다. OLED란 형광성 유기화합물을 기반으로 한 발광 소자의 일종으로, 액정과 달리, 자체적으로 빛을 발산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OLED는 제품의 두께를 매우 얇게 만들 수 있으며, 특수 유리나 플라스틱을 사용하면 구부리거나 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기의 제작도 가능하다.
LCD의 뒤를 잇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OLED의 특징
화질 측면에서도 OLED는 LCD에 비해 유리하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명암비(contrast ratio)이다. 명암비란 화면 상에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얼마나 잘 구분되는지를 나타내 주는 것이다. 명암비가 높은 디스플레이 기기는 어두운 배경이나 야경 속에 묻힌 회색 빛의, 혹은 크기가 작은 사물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지만, 명암비가 낮은 디스플레이 기기는 그러하지 못하다.
LCD는 백라이트에서 전달되는 빛에 의존하여 화면을 구성하므로 각 소자 별로 밝기를 세밀하게 조정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OLED는 각 소자별로 자체 발광을 하며, 발광을 멈추는 것만으로 검은색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으므로 LCD에서는 거의 표현 불가능한 명암비를 실현할 수 있다. 실제로, LCD 방식의 디스플레이 기기의 경우, 1,000 : 1 정도의 명암비를 갖춘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OLED 방식의 기기는 100만 : 1 정도의 명암비까지 무난히 표현한다.
또한, 화면의 응답 속도 측면에서도 OLED는 유리하다. LCD의 경우, 기본적으로 액정의 입자 구조를 변형시키는 과정을 거쳐 화면을 표현하므로 움직임이 빠른 화면에서는 액정 입자의 변형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그 한계를 넘는 속도로 변화하는 화면에서는 잔상이 남기 마련이다. 하지만 OLED는 공급되는 전류의 변화에 따라 순간적으로 다른 빛을 내므로 응답 속도가 매우 빠르다. 전기는 빛과 유사한 속도를 가지고 있으므로 OLED방식의 디스플레이기기에서 사람의 눈으로 잔상을 느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 외에 OLED는 이론상 시야각이 완전한 180도에 이르기 때문에 LCD와 달리 상하, 혹은 좌우측 면에서 화면을 보았을 때도 이미지의 윤곽이나 색상에 왜곡이 생기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것이며, 실제로는 OLED 화면의 표면에 보호용 유리를 씌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유리 자체의 반사율 및 두께 때문에 제품에 따라서는 약간의 시야각 제한이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OLED는 유기물을 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산소 및 수분에 매우 취약하다. 때문에 개발 초기에는 OLED 제품의 수명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았으며, 대화면 디스플레이용으로 사용되는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점차 제조 기술이 향상되어 최근 출시되는 OLED 제품들은 3만 시간 이상의 수명을 보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OLED는 알겠는데 AMOLED는 무엇?
OLED는 화면을 구동하는 방식에 따라 PMOLED(Passive Matrix OLED: 수동형 유기 발광 다이오드)와 AMOLED(Active Matrix OLED: 능동형 유기 발광 다이오드)로 나뉜다. PMOLED는 화면 상에 배열된 발광 소자의 가로축과 세로축에 각각 전압을 넣어 그 교차점을 빛나게 하는 방식으로, 구조가 비교적 간단하고 생산 비용도 비교적 적게 드는 편이다. 하지만 정교한 화면을 구현하기가 어려운데다, 화면의 크기가 커질수록 소비 전력이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단점이 있어 활용폭이 크게 축소되었다. PMOLED가 쓰인 대표적인 사례는 폴더 타입 휴대폰의 외부 디스플레이, 혹은 MP3 플레이어의 재생정보 확인 디스플레이 등이다.
이러한 PMOLED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바로 AMOLED다. 이는 발광 소자마다 박막 트랜지스터(TFT: Thin Film Transistor)를 내장하여 각 소자의 발광 여부를 개별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AMOLED는 PMOLED 방식에 비해 정교한 화면을 구현할 수 있으며, 소비 전력도 줄어들었다. 다만, 상대적으로 정교한 공정을 요구하고 생산에 드는 비용도 높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2011년 현재, AMOLED는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충분치 못한 편이며, 스마트폰과 같이 크기가 작으면서도 고화질 화면이 필요한 제품에 주로 쓰이는 추세다.
아무튼 OLED, 그 중에서도 AMOLED가 이러한 장점들을 바탕으로 언젠가는 LCD를 대체하여 평판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류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만, LCD도 본래 가지고 있던 단점(명암비, 시야각, 응답 속도 등)을 개선한 신제품들이 계속 개발 중이며, 비교적 쉽고 저렴하게 대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우위에 있다. 때문에 LCD가 갑자기 시장에서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며, 앞으로도 한동안은 AMOLED와 공존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아몰레드? 에이엠오엘이디? 뭐라고 불러야?
AMOLED는 본래 ‘에이엠오엘이디’라고 읽는 것이 정확하다. 하지만 2009년, 삼성전자에서 AM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휴대폰을 ‘아몰레드’라는 제품명으로 출시하고 같은 제목의 CM송까지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면서 소비자들이 AMOLED를 아몰레드라고 읽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 외에 ‘에이엠올레드’라고 읽는 경우도 있는 등, AMOLED의 일반적인 명칭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준이 서 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2011년 현재, AMOLED 패널을 생산하고 있는 주요 업체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대만의 CMEL 등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삼성의 점유율이 입도적으로 높다. 이러한 삼성의 영향력 때문에 AMOLED의 일반적인 명칭이 ‘아몰레드’로 자리잡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참고로, 최근 시장에서 ‘LED TV’, ‘LED 모니터’ 등으로 불리는 디스플레이 제품들이 다수 나오고 있지만, 이는 OLED나 AMOLED와는 관계 없는 것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일반적인 LCD와 같은 구조를 기반으로 백라이트만 무기 LED 소재로 대체한 것으로서, 사실상 ‘LED 백라이트를 갖춘 LCD 제품’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