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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 카메라의 무한도전… “영화, 드라마 촬영까지 접수”

이기성

국내 지상파 방송 최초로 전체 방송분을 방송용 카메라가 아닌 DSLR(디지털일안반사식) 카메라로 촬영한 드라마가 화제다. 지난달 27일 첫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닥터챔프’는 부분적으로 부족한 영상미를 채우기 위해 많이 쓰였던 DSLR 카메라를 통해 전체 방송분을 촬영함으로써 영상산업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BS 드라마 닥터챔프 촬영에 사용된 ‘캐논 EOS 5D Mark II’는 사용자들에게 속칭 ‘오두막 2’라고 불리는 고급형 DSLR 카메라로 캐논은 이번 촬영을 위해 총 5대의 카메라와 70여 종에 이르는 캐논 EF 렌즈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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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 카메라를 방송 촬영에 도입할 경우 기존 방송용 카메라에 비해 20분의 1수준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시중에 출시된 다양한 렌즈들을 활용해 자유로운 영상 표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일반인들 역시 100∼200만 원대의 DSLR 카메라만 있으면, 1억 원 전후의 방송용 카메라(ENG) 못지않은 풀 HD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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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DSLR 카메라는 기존 장비보다 크기가 작아 효율성이 높고, 초당 24프레임, 30프레임 등으로 촬영할 수 있어, 영화 같은 느낌의 감각적인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SBS 드라마 닥터챔프의 첫 방송 직후, 누리꾼들은 "드라마가 아니라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다"라는 호평과 함께 "색감에 반한 드라마"라는 이색적인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fps(frame per second)란 영상에서 초당 나타내는 사진의 개수로, 30프레임(fps)은 1초에 30장의 사진이 연속해서 바뀐다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인 영화나 방송은 24프레임에 불과하기 때문에 더 많은 프레임을 쓰는 DSLR 카메라의 동영상은 피사체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색감과 화질이 우수하다.

이처럼 DSLR 카메라의 영역 파괴가 인정받고 있는 나름의 이유는 그들이 지닌 동영상 기능이 어느새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발전했음을 의미한다. 수년 전, 디지털카메라가 기존 방송용 카메라 수준의 풀 HD 동영상 기능을 지원한다고 발표했을 때, "부가기능이 아무리 좋아 봤자 거기서 거기지"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전문가와 누리꾼들도 이제 DSLR 카메라가 지원하는 풀 HD 동영상 기능의 매력에 서서히 빠져들고 있는 모습이다.

영상산업에 신선한 충격 안겨준 DSLR 카메라

DSLR 카메라가 영상산업에 투입되기 시작한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예로 들어 이번에 화제가 된 캐논 EOS 5D Mark II는 이미 미국의 인기 의학드라마 ‘하우스(HOUSE) 시즌 6’ 마지막 에피소드 촬영에 쓰였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SBS 드라마 ‘나는 전설이다’ 예고편 및 조성모 ‘그녀를 잘 부탁합니다’, 브라운아이드 소울 ‘비켜줄게’ 등의 뮤직비디오 촬영에도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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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챔프 홍성길 촬영감독은 “캐논 EOS 5D Mark II로 촬영한 영상은 뛰어난 풀 HD 화질로서 얕은 심도 촬영이 가능해 배우들의 얼굴을 부각시킬 수 있고, 영화의 느낌에 더욱 근접한 화면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장점을 가진 촬영 장비다”라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이렇게 전문가들로부터 인정받기 시작한 DSLR 카메라는 방송 촬영 기기의 다변화를 논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DSLR 카메라의 선전, 방송업계에서는 무엇보다 DSLR 카메라를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현실적인 이점(장비 간소화, 비용절감 등)에 가장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억 원대 장비를 구색에 맞춰 세팅하는 것이 공식화된 영상 제작 현장의 내면에는 제작비 절감이라는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여기에 등장한 DSLR 카메라는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영상미, 그리고 방송영상산업의 어두운 그늘에 한 줄기 빛이 되어준 DSLR 카메라의 고공 행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글 / IT동아 이기성(wlrl@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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