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나요? '바이 소셜 캠페인'에 담긴 사회적가치의 의미

[IT동아 권명관 기자] 사회적기업(Social Enterprise)이란, 비영리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뜻한다(출처: 두산백과). 사회적기업 제2조 제1호에 따르면,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해 지역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말한다. 다소 어렵다.

전통적 경영학 교과서에는 기업의 목표를 - 기업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를 - 이윤, 이익이라고 말한다. 즉, 기업의 우선순위는 이익을 많이 내는, 이윤추구라고 배웠다. 사회의 부(富)를 창출하는 것이 곧 최고의 선(善)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오로지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에게는 곱지 못한 시선이 뒤따른다.

예를 들어보자. A 기업과 B 기업은 같은 이익을 낸다. 하지만, A 기업은 사회적 약자를 고용해 긍정적 영향을 발휘하고, B 기업은 환경오염을 일으켜 나쁜 영향을 일으킨다. 사람들은, 대중들은, 사회는 두 기업을 어떻게 평가할까. 단순히 이익이라는 수치, 숫자로만 두 기업을 평가하면 가치는 동일하다. 하지만, 함께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두 기업의 가치는 다르다. 모든 것을 파괴하며 소수의 집단에게 이익만을 제공하는 기업은 장기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사회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다.

사람과 함께 하는 가치의 의미, 출처: 셔터스톡
사람과 함께 하는 가치의 의미, 출처: 셔터스톡

최근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더 적극적인 목표로 설정한다. 기업 스스로 책임 대상을 확장하는 형태다. 주주, 소비자 등 기업과 연관된 직·간접적 이해관계자에 대한 책임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긍정적이고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책임 대상을 넓혔다. 이러한 사회적기업은 상호 협력적 관계를 쌓아 위험을 줄이고, 기회를 잡아 장기적 기업 가치를 증진할 수 있도록 경영한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에 따라 지난 2015년 열린 제70차 UN 총회에서 ‘사회적가치’라는 과제를 제안하며, 오는 2030년까지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Leave no one behind)’이라는 강령을 담았다. 또한, 인간, 지구, 번영, 평화, 파트너십이라는 5개 영역과 인류가 나아가야 할 17개 목표를 정하고, 세부 목표 169개를 담은 ‘지속가능 발전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도 전했다.

90 조 원 경제 규모를 달성한 영국의 사회적경제

약 10만 개의 기업, 종사자 수 200만 명(영국 노동인구의 5%), 그리고 600억 파운드(영국 전체 GDP의 5%, 한화 약 90조 원). 영국의 사회적기업 경제 규모다. 이처럼 영국에서 사회적기업 경제 규모가 성공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시민과 사회적기업, 민간과 공공 등이 사회적가치 실현이라는 목표를 향해 전방위적으로 협력했기 때문이다. 특히, 영국 정부는 사회적기업을 위한 인프라와 환경 구축을 위해 정부 정책과 지원 제도를 운영한다. 사회적기업 설립과 운영은 용이하게, 주정부와 협력은 쉽게, 그리고 자원은 충분히 제공하는 정책 등이다.

특히, 영국 정부의 공공조달은 사회·경제적 이익에 대한 원칙을 지킨다. 중소기업 지원, 취약 계층에 대한 고용 기회 제공, 환경적 요소 등을 우선순위로 다루며, 정부의 구매력을 활용해 소기업, 상호단체, 자선단체,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등의 성장을 장려한다. 오는 2022년까지 영국 정부는 공공조달의 1/3을 중소기업과 계약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와 함께 사회적기업이 안정적으로 투자를 받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외에도 사회적경제 생태계 개발을 돕는 협회와 관련 기관, 비정부 조직 등을 통해 사회적기업의 정부에 대한 입장을 대변하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들 기관은 공공부문의 사회적기업 소비를 촉진하는 ‘바이 소셜(Buy Social)’ 캠페인을 장려하며, 지역 정보 프로그램을 활용해 지역별 사회적기업을 지원한다.

바이 소셜 파트너들, 출처: SEUK 홈페이지
바이 소셜 파트너들, 출처: SEUK 홈페이지

영국 이외에도 미국, 프랑스 등 전세계는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경제 활동, 이른바 사회적경제를 추구한다. 사실 어렵지 않다. 사회적경제는 불평등, 빈부격차, 환경파괴 등 경제가 발전하면서 나타나는 사회의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그 고민에서 시작한 셈이다.

사회적기업을 위한 장터, 바이 소셜 캠페인

영국이 지난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바이 소셜 캠페인’은 영국 최대 규모의 사회적기업 네트워크 ‘영국 사회적기업 협의회(Social Enterprise UK, 이하 SEUK)’가 장려하고 있는 소비 촉진 캠페인이다. SEUK는 영국의 6개 정부부처가 전략적 파트너로 활동하며, 지난 15년간 사회적기업에 대한 공공 정책을 주도했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바클레이(Barclays), 지멘스(Siemens)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을 대표하는 20개 이상의 파트너를 보유하고, 파트너들이 사회적기업과 교류하는데 앞장선다.

‘Buy Social for a Better World’ 관련 이미지, 출처: 바이소셜 홈페이지
‘Buy Social for a Better World’ 관련 이미지, 출처: 바이소셜 홈페이지

바이 소셜 캠페인은 영국에서 시작해 점차 영향력을 확대했다. 뉴질랜드, 캐나다, 이탈리아, 태국 등 전세계 많은 국가가 바이 소셜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사회적기업의 날인 지난 2020년 7월 1일부터 시민 사회 주도의 바이소셜 추진위원회를 주축으로 바이소셜 캠페인을 시작했다. 사회적경제를 위한 발판이다.

출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유튜브 채널
출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유튜브 채널

바이 소셜 캠페인은 ‘나, 이웃, 그리고 지구를 한번 더 생각하는 소비’를 추구한다. 환경을 위협하는 쓰레기를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소비자는 필요한 패션 아이템을 샀을 뿐인데,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을 줄여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커피를 마시고 과자를 사 먹었을 뿐인데, 어딘가에 또 다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즉, 평소 일상 속 소비 활동을 통해 사회적가치를 실현하고, 사회적 기업을 응원하며, 사회적경제를 성장시키는 일이 ‘바이 소셜 캠페인’이다.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바이 소셜 온라인 기획전’

이 같은 바이 소셜 캠페인의 목표에 함께하고자 오늘부터 7월 16일까지 약 4주간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사회적경제 판로지원 통합플랫폼(e-store 36.5)를 통해 ‘제 3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바이 소셜 온라인 기획전)’을 개최한다. e-store 36.5는 사회적경제기업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쇼핑몰이자 공공기관의 조달 정보, 판로지원사업 등을 알려주는 누리집이다.

이번 기획전은 사전행사와 본행사로 진행한다. 오늘부터 6월 30일까지 열리는 사전행사는 사회적기업 상품으로 구성된 6만 5,000원 상당의 럭키박스를 선착순 100명에게 5,000원에 판매하며, 7월1일부터 7월16일까지 열리는 본행사는 반값할인·1+1 등 할인전과 친환경·안전 먹거리 등을 주제로 한 연계 기획전을 진행한다.

바이 소셜 온라인 기획전 일정, 출처: 엠디글로벌넷
바이 소셜 온라인 기획전 일정, 출처: 엠디글로벌넷

사전행사 럭키박스는 참여 선정상품 중 시즌성을 고려하고, 여러 품목을 조합해 박스 형태로 준비했다. 본행사는 ‘공공기관 상품 기획전’, ‘사회적경제 만나마켓’, ‘일반소비자 대상 기획전’으로 참여사 요구사항과 기획전 대상에 맞춰 열린다.

출처: 엠디글로벌넷
출처: 엠디글로벌넷

지난 2018년 열린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운영을 사회적가치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사회적가치는 인권, 안전, 고용 등 모든 영역에서 공공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가치다”라며, “정책 추진 전 과정에서 사회적가치를 고려할 수 있도록 평가, 인사, 예산, 조직, 운영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바이 소셜 캠페인은 이러한 시도를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다만, 완전한 사회적가치 실현은 몇몇 기관, 기업의 참여만으로 이끌어내기 어렵다. 정부, 지자체, 대기업, 중소기업을 비롯해 시민, 단체 등 공공과 민간이 모두 합심하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현실은 우리 모두로부터 시작됨을 잊지 말자.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