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원격근무로 재조명되는 클라우드 메모 앱, '노션'

강화영 hwa0@itdonga.com

[IT동아 강화영 기자] 지난 2020년은 업무 방식이 극도로 변한 한 해로 꼽힌다. 지난 2020년 9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국내 매출액 100대 기업 재택근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69개 중 60개 이상 기업이가 주로 사무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9%는 '곧 시행한다'고 답했으며, '계획에도 없다'고 답한 곳은 8.7%에 불과했다.

이 조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재택근무 시 업무 생산성에 대한 평가다. 각 기업 인사담당자의 46.8%는 정상 근무 대비 생산성이 90% 이상 향상됐다. 기존 업무 방식과 생기는 충돌을 화상 회의와 같은 디지털 솔루션으로 해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비대면 업무가 '뉴 노멀'로 완전히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이러한 원격/재택근무의 중심에 클라우드가 있다. 클라우드란 인터넷을 통해 가상화된 컴퓨터 자원을 끌어다 사용하는 서비스다.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PC, 스마트폰, 태블릿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작업하고, 파일을 안전한 공간에 저장할 수 있다.

문서 작성 도구로 예를 들자면 '구글 독스'나 '에버노트', 마이크로소프트 원노트 등이다. 이전처럼 PC에 해당 소프트웨어(오피스 류)를 설치/설정할 필요 없고, 문서 파일도 사용자 PC가 아닌 클라우드에 자동 저장된다. 사무실이든 집이든, 해당 소프트웨어가 없어도 웹브라우저만으로 자유롭게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다.

문서 작성을 자주 하는 학생, 직장인이 자주 사용한다. 출처: 구글 독스, 에버노트
문서 작성을 자주 하는 학생, 직장인이 자주 사용한다. 출처: 구글 독스, 에버노트

여러 문서 작성 도구 중 최근 들어 '노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노션은 2016년 첫 출시된 클라우드 기반 종합 메모 서비스로, 작년 8월 한국어 버전이 정식 공개됐다. 개인 회원이 무료로 저장할 수 있는 문서 갯수를 무제한으로 풀면서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다.

노션은 'MZ세대(1980~2000년 출생자)'라 부르는 10대~20대 사용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구글이나 유튜브 등에도 노션 관련 컨텐츠가 나날이 늘어나는 추세다.

노션 영상(왼쪽), 구글에 노션 검색(오른쪽). 출처: 구글 유튜브
노션 영상(왼쪽), 구글에 노션 검색(오른쪽). 출처: 구글 유튜브

국내에서는 특히 당근마켓이나 쏘카, 리디 등의 주요 스타트업이 적극 활용하면서 인지도가 점차 넓어졌고, 회사 홍보 페이지로도 노션을 적용하고 있다. 이후 대학생, 고등학생 등 학생 사용자 층까지 점차 확대됐다.

스타트업 노션 활용 사례. 출처: 오늘의집, 당근마켓, 아이디어스, 쏘카 노션 페이지
스타트업 노션 활용 사례. 출처: 오늘의집, 당근마켓, 아이디어스, 쏘카 노션 페이지

노션은 '하나로 모든 작업(All-in-one Workspace)'이란 목표 아래 만든 서비스다. 메모/노트 필기, 일정 관리, 자료 저장이 단 한 개 앱/서비스로 가능하다. 구글 드라이브, 에버노트를 비롯해, 프로젝트 관리용 트렐로와 아사나 등의 작업 내용을 그대로 가져올 수도 있다.

 노션 로고. 출처: 노션
노션 로고. 출처: 노션

노션이 MZ 세대를 사로잡은 핵심 요소는 커스터마이징(맞춤형 제작)이다. 노션 한 줄 한 줄은 텍스트, 이미지, 표를 넣는 '블록' 단위로 처리된다. 에버노트를 비롯한 기존 메모 앱과의 결정적 차별점이다. 마치 레고 블록 조립하듯 사용자는 다양한 블록을 조립해 필요한 페이지를 만들고 활용할 수 있다.

즉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MZ세대 사용자의 경우 페이지 공유 기능을 활용해, 자신의 포트폴리오나 자기소개서 등을 기업 등에 제출하고 있다.

노션 한국 커뮤니티에 올라온 공유 템플릿. 출처: 노션 한국 커뮤니티 페이지
노션 한국 커뮤니티에 올라온 공유 템플릿. 출처: 노션 한국 커뮤니티 페이지

사용법은 다른 메모 앱과 마찬가지로 어렵지 않다. 노션이 기본 제공하는 템플릿 또는 사용자 공유 템플릿을 복사해 수정, 편집해보면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다. 이를 테면, 누군가가 만든 다이어리 속지를 자기 다이어리로 그대로 가져와 꾸미는 셈이다. 페이지에 온라인 링크나 자료를 추가하거나 트리 구조로 정리하기 편해서 자료 정리하는 데도 유용하다.

노션 화면
노션 화면

한국어 버전 출시로 국내 개인 사용자가 점차 늘고 있는데, 노션은 주로 협업을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웹 페이지 주소를 공유하면 여러 명이 한 개 페이지를 보면서 서로 댓글을 달고, 다른 사람을 멘션(소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댓글을 달면 프로필 사진이 보여 참여자 상태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노션 한국  커뮤니티에 올라온 회의록 템플릿. 작은 프로필 사진은 댓글 단 사람을 나타낸다. 출처: 노션 한국 커뮤니티 페이지
노션 한국 커뮤니티에 올라온 회의록 템플릿. 작은 프로필 사진은 댓글 단 사람을 나타낸다. 출처: 노션 한국 커뮤니티 페이지

간단히 언급했지만 노션은 충분히 쓸 만한 앱이다.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자료를 한데 모아 체계있게 정리할 수 있고, 여러 형태의 템플릿을 적극 활용하면 쓰면 생각 외로 편리하다.

다만, 모든 서비스가 그렇듯 완전히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좀 필요하다. 기능이 많아 화면을 불러오는 데만 간혹 시간이 좀 걸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노션을 활용할 이유는 분명히 존재한다. 올해에도 원격/재택근무는 계속 될 예정이고, 그에 적합한 업무/문서 도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문서 작성 도구를 선택하는데 특정한 기준은 없다. 자신에게 잘 맞는 도구인지, 자신의 업무 환경에 적합한 도구인지를 가려내는 건 사용자의 몫이다.

글 / IT동아 강화영(hwa0@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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