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인텔 10세대·라이젠 4000 CPU 업고 리전 5세대 선보인다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2017년 2월, AMD의 라이젠(RYZEN) 프로세서가 첫선을 보였고, 굳어져있던 데스크톱 CPU 시장에 큰 지각 변동이 발생한다. AMD가 공개한 1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는 전 세대인 엑스카베이터와 비교해 약 52% 향상된 성능을 발휘했고, 일반 사용자용 제품이 최소 4코어 4스레드, 최대 8코어 16스레드라는 호화로운 라인업을 자랑했다. 당시 8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독식하던 인텔이 일반 사용자용 제품군에 2코어 4스레드, 고성능 제품에 4코어 8스레드를 투입하고 있었으니 시장 반응이 뜨거운 것은 당연했다.

CES2020에서 공개된 AMD 라이젠 4000 시리즈 모바일 프로세서.
출처=IT동
CES2020에서 공개된 AMD 라이젠 4000 시리즈 모바일 프로세서. 출처=IT동

AMD가 인텔 동급 라인업 대비 2배 이상의 코어를 실장하다보니, 인텔 역시 코어 수를 늘리는 것으로 맞불을 놓았다. 직후 출시된 인텔 8세대 프로세서는 6코어 12스레드로, 9세대는 최대 8코어 16스레드까지 그 프로세서 수를 확장했다. 이후로도 지금까지 AMD와 인텔 간의 코어·스레드 숫자 경쟁이 지속되며 소비자 선택권은 더욱 넓어졌고, 과거와 비슷한 금액을 지불하고도 더 코어 수가 많은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데스크톱 코어 수 상향은 데스크톱 성능에 직결되는데, 노트북에도 그 수혜가 돌아갔다. 데스크톱과 노트북 프로세서가 거의 같은 구조라서 노트북 CPU의 코어 수도 똑같이 늘어난 것이다. 덕분에 강력한 CPU 성능이 필요한 게이밍 노트북, 워크스테이션 노트북의 성능이 한 차원 더 높아졌고, 데스크톱 및 노트북 제조사들 역시 덩달아 바빠졌다.

AMD 라이젠이 촉발한 CPU 경쟁, 시장의 흐름은?

레노버 리전 시리즈 로고 및 제품 소개 페이지.
발췌=레노버
레노버 리전 시리즈 로고 및 제품 소개 페이지. 발췌=레노버

<레노버 리전 시리즈 로고 및 제품 소개 페이지. 발췌=레노버>

데스크톱용 CPU 라이젠으로 인한 경쟁이 노트북 CPU에까지 낙수 효과를 불러일으키며, 게이밍 노트북 시장도 꾸준히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AMD 라이젠과 인텔 코어 프로세서에 따른 게이머 취향도 나뉘어서, 게이밍 브랜드들 역시 이 두 제품군을 모두 고려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레노버(Lenovo)의 게이밍 브랜드, 리전(Legion)의 라인업을 바탕으로 2020년 게이밍 노트북 및 데스크톱의 시장 구성을 들여다보자.

2020년 4월 17일, 레노버는 최근 공개한 리전 7i와 리전 5i에 리전, 아이디어패드, 아이디어센터의 게이밍 라인업을 추가해 5세대 레노버 게이밍 PC 라인업을 새롭게 다졌다. 여기에는 노트북 7종, 데스크톱 4종이 포함되며, 모니터 및 게이밍 기어 액세서리 등이 포함된다. 게이밍 노트북은 최신 인텔 10세대 코어 시리즈와 AMD 라이젠 4000 시리즈 CPU를 탑재한 라인업이 각각 출시된다.

게이밍 성능에 모니터까지 강화, 리전 5Pi

레노버 리전 5세대의 대표 모델인 리전 5Pi.
제공=레노버
레노버 리전 5세대의 대표 모델인 리전 5Pi. 제공=레노버

<레노버 리전 5세대의 대표 모델인 리전 5Pi. 제공=레노버>

게이밍 노트북 중 선봉에 선 제품은 15.6인치 모델인 리전 5Pi다. 리전 5Pi는 8세대 16스레드로 구성된 인텔 10세대 코어 i7-10875H를 탑재했고, 엔비디아 지포스 RTX2060 그래픽 카드가 장착돼있다. 메모리 역시 보통 제품보다 훨씬 동작 속도가 높은 2,933MHz 메모리가 최대 32GB로 선택할 수 있다. 게이밍 성능만 놓고 보자면 2020년 기준 서비스되고 있는 모든 온라인 게임은 다 원활한 성능이고, 최근 출시된 바이오하자드 RE :3나 둠 이터널같은 고사양 게임도 중상급 옵션으로 즐길 수 있다.

모니터는 FHD(1,920x1,080) 해상도를 지원하는 광시야각 IPS 패널을 장착하고 있는데, 최대 500 니트 밝기와 240Hz 주사율, 3ms 응답 속도를 지원한다. 또한 베사 디스플레이 HDR 400 인증을 취득해 HDR로도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 : 글로벌 오펜시브나 레인보우식스 : 시즈같이 화면 전환이 빠르고 프레임 수가 200~300 단위인 게임도 게이밍 모니터 수준으로 재생되며, 영상미를 중시하는 HDR 지원 게임도 원활하게 즐길 수 있다.

리전 5Pi를 바탕으로 선택권을 강화한 리전 5 시리즈

17인치 대화면을 제공하는 레노버 리전 5 17인치 모델.
제공=레노버
17인치 대화면을 제공하는 레노버 리전 5 17인치 모델. 제공=레노버

<17인치 대화면을 제공하는 레노버 리전 5 17인치 모델. 제공=레노버>

리전 5Pi는 2.3kg에 불과하며, 로고나 디자인도 유일한 모델이다. 여기서 무게를 조금 더 늘린 대신, 사양을 다양하게 한 제품이 리전 5i 15인치와 17인치, 그리고 리전 5 15다. 리전 5i 15/17은 리전 5Pi와 동일한 인텔 i7-10875H와 RTX 2060을 탑재했지만, 무게는 2.5kg 이상으로 무겁다. 메모리는 최대 16GB까지 지원하며, 후면 모니터 중앙에 리전 로고가 빠지는 등 세부 디자인에서 차이를 보인다.

리전 5 15인치는 AMD 프로세서를 선호하는 게이머를 위한 제품으로, 올해 CES 2020에서 첫선을 보인 AMD 라이젠 7 4800H를 탑재한다. 그래픽 카드는 인텔 제품과 동일하게 RTX 2060를 탑재했지만, 모니터 사양이 144Hz 주사율에 300니트 밝기를 지원하므로 리전 5i 15/17인치보다는 아래 등급의 제품이다.

특정 사용자에 특화된 성능과 완성도에도 집중

리전 5 시리즈는 중상급 게이밍 노트북의 표준 구성을 갖춘 제품군이다. 사람에 따라서표준스러운 제품보다는 더 높은 성능을 추구하거나, 가볍고 성능이 좋은 제품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 합리적인 보급형 제품에 대한 수요는 당연하다. 레노버는 이같은 사용자의 필요성도 잘 잡아내고 있다.

고성능 프로세서와 경량화를 실현한 레노버 Y740Si(좌)와 17인치 고성능 버전인 레노버 리전 7i(우).
제공=레노버
고성능 프로세서와 경량화를 실현한 레노버 Y740Si(좌)와 17인치 고성능 버전인 레노버 리전 7i(우). 제공=레노버

<고성능 프로세서와 경량화를 실현한 레노버 Y740Si(좌)와 17인치 고성능 버전인 레노버 리전 7i(우). 제공=레노버>

레노버 리전 7i는 오버클록을 지원하는 인텔 10세대 코어 i9-10980HK 프로세서,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슈퍼까지 지원하는 초고성능(하이엔드) 노트북이다. 제품 성능에 따라 프로세서와 그래픽 카드 성능이 낮은 제품을 고를 수 있고, 모니터도 응답 성능과 주사율이 각기 다른 세 모델로 준비돼있다. 게이밍을 넘어 3D 렌더링이나 작업용 워크스테이션까지 염두에 두는 사용자를 위한 라인업이다.

이외에도 인텔 i9 프로세서를 탑재하면서도, 14.9mm 두께와 1.7kg 무게로 주목받고 있는 레노버 리전 Y740Si, 인텔 10세대 i5-10300H/i7-10750H 프로세서와 지포스 GTX 1650 Ti / 1650을 갖춘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게이밍 3i 등의 선택지도 있다. 참고로 아이디어 패드 게이밍 3i는 올 연말 AMD 라이젠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으로도 출시될 예정이다.

데스크톱, 게이밍 모니터, 액세서리까지 폭넓게 지원

레노버 리전 타워 5i, 지포스 RTX 2070 슈퍼를 탑재한 완제품 데스크톱이다.
제공=레노버
레노버 리전 타워 5i, 지포스 RTX 2070 슈퍼를 탑재한 완제품 데스크톱이다. 제공=레노버

<레노버 리전 타워 5i, 지포스 RTX 2070 슈퍼를 탑재한 완제품 데스크톱이다. 제공=레노버>

소비자 입장에서 AMD와 인텔 간 경쟁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두 기업 모두 경쟁 구도를 통해 더 나은 제품을 선보이려 노력하고, 가격 경쟁도 꾸준히 벌이고 있다. 침체돼있던 게이밍 데스크톱 및 노트북 시장이 활기를 찾은 이유도, 프로세서 시장이 달아오른 덕분이다.

레노버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조사들이 AMD와 인텔 게이밍 제품을 모두 준비하고 있으며,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게이밍 모니터, 게이밍 키보드 및 마우스, 헤드셋, 데스크톱 케이스, e스포츠와 게임 시장까지 함께 성장하고 있다. 올 초부터 불어닥친 코로나 19의 광풍으로 인해 전 세계 e스포츠 시장은 물론, 게임, 컴퓨터 업계에도 칼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두 기업 간 경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므로, 앞으로의 게이밍 시장 전망도 비교적 밝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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