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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니콘 DSLR 카메라 변화의 시작? 니콘 D780

강형석

[IT동아 강형석 기자] 미러리스 시장이 확대되고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니 자연스레 나오는 이야기가 '디지털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의 종말'이었다. 하지만 미러리스 카메라 도입 이후 10년 가량이 흐른 지금도 DSLR 카메라는 여전히 조금이나마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비록 제품군은 축소됐지만 주력 제품은 여전히 대를 이어가며 시장과 호흡을 함께하는 중이다.

니콘 D700 제품군도 마찬가지다. 2008년 니콘 90주년을 맞이하며 등장했던 D700은 당시 중급 풀프레임(35mm 필름 면적에 준하는 이미지 센서) 카메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이후 보급형인 D600 제품군이 잠시 자리를 대신하기도 했지만, D750이 등장해 아쉬움을 해소하기도 했다.

니콘 중급 풀프레임 DSLR 카메라, D780.

그러나 D750도 신제품이지만 엄밀히 따지면 D600 계열의 연장선에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중급 풀프레임 DSLR 카메라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D780은 그런 아쉬움을 해소하고 D700 제품군의 명맥을 제대로 이어가는 카메라다.

달라진 외모, 니콘의 새로운 아이콘 될까?

D780의 외모는 D750에 기초하지만 의외의 변화가 이뤄졌다. 특히 렌즈에서 통과한 빛을 통과시켜 눈으로 보는 뷰파인더의 핵심 부품인 펜타프리즘이 자리하는 머리 부분의 형상이 달라졌다. 추가로 다른 점을 찾는다면 일부 버튼과 그립부의 형상이 조금 다르다는 점 정도다. 아, 초점을 잡도록 도와주는 보조광 장치의 형태도 바뀌었다. 기본적인 틀에서의 변화를 준 듯한 느낌이다.

D780은 전형적인 니콘 DSLR 카메라의 외모지만 약간의 변화는 있다.

덩치는 아주 조금 커졌다. 기존 D750이 폭 140.5mm, 높이 113mm, 두께 78mm 정도였는데 비해 D780은 폭 143.5mm, 높이 115.5mm, 두께 76mm가 되었다. 대신 무게는 840g으로 동일하다. 덩치가 조금 커졌지만 감각 자체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은 좋다. 그립부가 두툼하고 적당한 깊이로 마무리 되었다. 그립부를 감싸고 있는 고무는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카메라를 최대한 밀착해주는 역할에 충실하다. 장시간 손에 쥐고 있었음에도 피로함을 느끼지 못했다. 이는 미러리스가 쉽게 흉내내지 못하는 DSLR 카메라의 장점 중 하나다. 물론, 그만큼 휴대성을 잃는다.

조작 체계는 기존 니콘 DSLR과 큰 차이가 없다.

카메라를 오른손으로 쥐게 되는 그립부에는 셔터 버튼과 전원 스위치가 있고 추가로 본체 노출조절, 감도, 녹화 버튼이 가지런히 장착됐다. 왼손으로 조작하는 카메라 상단부에는 모드 다이얼이 마련되어 있다. 이를 돌려 수동 및 자동(P/A/S/M) 및 촬영 모드(단일 혹은 연사 등) 변경이 가능하다.

후면 조작 형태는 D750과 유사한 면이 있다.

후면부 조작 체계는 기존 니콘 DSLR 카메라와 다르지 않다. 수직 혹은 수평 조작을 지원하는 틸트형 액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좌측에 주요 버튼을 배치했고 우측에는 방향키와 라이브뷰 전환 스위치 등이 제공된다. 디스플레이는 3.2인치(236만 화소) 크기로 기능 설정은 물론 촬영한 이미지를 확인하기에도 좋다.

좌측 버튼은 우선 촬영한 이미지를 감상하는 리뷰 버튼과 이미지 삭제 버튼이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 기능 설정을 위한 메뉴 버튼과 이미지 보호, 이미지 확대와 축소 버튼 등이 여기에 있다. 카메라 우측에는 초점 및 노출 고정 버튼과 기능 다이얼, 라이브뷰 변환 스위치 등이 있다.

안정적인 성능에 화질은 기본 이상

니콘 D780의 실력을 확인해 볼 차례. 촬영에는 AF-S NIKKOR 24-70mm f/2.8E ED VR을 활용했다. 화질이나 효과는 모두 기본 설정을 적용했으며, 상황에 따라 감도와 셔터 속도 등을 수동 조절해 최적의 결과물을 얻고자 했다. 측광은 카메라 뷰파인더 중앙의 작은 구역을 중심으로 노출을 결정하는 스팟 측광 방식을 썼다.

2,450만 화소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는 화질로 아쉬움을 주지 않는다.

화질 자체는 흠잡을 데 없다. 이 카메라의 화소는 2,450만. D750의 2,432만 화소에 비해 소폭 상승한 수준으로 극적인 해상도 향상은 없지만 화질 자체는 화소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준다. 영상처리 프로세서는 6세대 엑스피드(Expeed)가 담당한다. 동체추적 연사 속도 초당 7매와 4K 30매(프레임) 촬영 등의 처리 성능을 낸다. 이 외에도 회절 보정과 화질, 선명도 조정 등에 개입한다.

대응 감도는 ISO 100부터 5만 1,200이다. 여기에 확장을 통해 최저 ISO 50, 최대 ISO 20만 4,800까지 쓸 수 있다. 기기 자체의 감도 대응력도 좋은 편이지만 확장을 통해 사용 가능한 범위가 넓은 점도 인상적이다. 물론, 확장 감도는 화질 저하가 크기 때문에 해상도를 줄여 쓰는 목적 외에 활용은 어렵다.

감도가 화질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는 구간은 ISO 1만 2,800부터다. 이 아래에서의 화질은 대형으로 써도 무난한 수준. 이후에는 열화가 점차 두드러지며 선명도 역시 함께 떨어진다. ISO 2만 5,600까지는 열화도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약간의 저조도 환경에서 쓰기에 적합하다.

D780의 강점은 셔터 속도 조절 기능이다. 일반적인 DSLR 카메라는 설정만으로 30초에서 최대 1/8,000초까지 다룰 수 있다. 30초 이상의 장노출을 기록하려면 별도의 장치를 써야 한다. 반면, 이 카메라는 900초(15분)까지 장노출 설정을 지원한다.

장노출은 셔터를 계속 열어 그 화상을 계속 기록하는 것이다. 영상은 아니기 때문에 한 사진에 피사체들이 중복 기록된다. 이를 활용해 별의 궤적이나 물의 흐름 등을 담을 수 있다. 잘 활용하면 독특한 사진을 기록하는데, 셔터를 누르는 외부 장치의 도움 없이도 분 단위의 장노출 기록이 가능한 점은 타 카메라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D5 수준의 자동초점 구조를 제공한다. 정확도와 속도에서 만족감을 준다.

초점을 잡는 능력은 걱정이 필요 없다. D780에는 D5 수준의 초점 검출 장치가 쓰였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센서 자체가 초점을 잡는 촬상면 위상차 검출 방식도 채택했다. DSLR과 미러리스의 이점을 모두 품은 셈이다. 캐논 DSLR 카메라도 이런 형태(듀얼 픽셀 센서 자동초점)를 적용하고 있다.

니콘 D780으로 촬영한 이미지.

동영상 촬영 기능도 눈 여겨 볼 부분이다. D780은 4K 해상도 초당 30매(30프레임) 촬영을 지원한다. 센서 전체를 활용하기 때문에 렌즈 초점거리와 화각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추가로 영역이 APS-C 정도로 제한되는 DX 영상 모드도 제공하는데 동일하게 4K 30매 촬영을 지원한다. 동영상은 고명암대비(HDR – High Dynamic Range) 출력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카메라에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촬영의 즐거움을 주도록 했다. 색감 및 선명도 등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는 픽처 컨트롤(Picture Control)에는 선명도 조정이라는 새 항목이 추가됐다. 윤곽(선명도)과 굵은 선 강조(명료도), 세부 조정(중간 선명도) 등을 선택해 필요에 따라 설정할 수 있다.

또한 20여 가지의 크리에이티브 픽처 컨트롤(Creative Picture Control) 기능도 있어 굳이 후보정하지 않아도 적절한 느낌으로 촬영하면 된다. 저손실 촬영(RAW)에서는 10여 종의 후보정 기능을 지원하는데, 이 중 6종은 손실 화상(JPEG) 및 저손실(RAW) 기록까지 제공된다.

니콘답게 완성한 중급 DSLR 카메라

D780은 니콘이 가장 니콘답게 완성한 중급 DSLR 카메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기본 화질도 그렇지만 무선 연결 능력도 탄탄히 다졌기 때문이다. 성능과 기능의 균형도 최대한 확보한 점도 인상적이다. DSLR 카메라 선호도 자체가 미러리스 카메라에 비하면 낮은 게 현실이지만 아직 해당 장르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입맛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있다.

니콘 D780.

아쉬운 점은 가격. 좋은 기능을 갖췄지만 약 250만 원이 넘는 카메라를 선뜻 구매하는 것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 가격대에서는 비교적 성능 괜찮은 미러리스 카메라와 렌즈 구성이 가능하다. 때문에 니콘 내부에서도 가격적인 부분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미러리스 카메라에 밀려 점차 기세를 잃어가고 있는 DSLR 카메라. 비록 편의성에 의해 미러리스 카메라가 인기를 얻고 있지만 DSLR 역시 그 자체의 매력이 존재한다. 사용자 스스로가 카메라를 구매하기 전에 어떤 성향의 사진을 기록할지, 안정성인지 편의성인지 우선 순위를 잘 따져 보는 것이 중요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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