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책 한 권은 읽어야 하는데... 전자책은 어때요?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새해만 되면 다짐하는 것, '한 달에 책 한 권씩 읽기'라던가 '3일에 한 번씩 운동하자' 등이 있다. 마음먹고 실천하면 한없이 쉬운 활동인데, 또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또 몇 달이 흘러있다. 벌써 1분기가 다 지나가는 3월 초인데, 올해도 바쁘다는 핑계로 책 한 권 제대로 읽은 게 없다. 만약 새해 목표가 독서였고, 바쁜 일상으로 서점을 방문할 여유가 없었다면 올해는 전자책(E-Book)으로 목표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전자책은 종이가 아닌 방식으로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기를 통칭한다. PC나 스마트폰, 태블릿을 이용해 도서를 구매해 읽는 것도 전자책이고, 전자 잉크를 사용한 전용 단말기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각각의 방식은 어떤 특징이 있고, 어떤 조건에 적합한지 소개해본다.

종이 질감에 가까운 전자잉크 계열 태블릿

리디북스의 3세대 전자책 단말기, 리디 페이퍼
출처=리디북스
리디북스의 3세대 전자책 단말기, 리디 페이퍼 출처=리디북스

<리디북스의 3세대 전자책 단말기, 리디 페이퍼 출처=리디북스>

보통 이북 리더(E-Book Reader), 전자책은 전자 도서를 읽는데 최적화된 단말기를 의미한다. 6~9인치 정도에 가벼운 무게로 만들어져 한 손에 들기 좋고, 전자 도서를 읽는데 최적화된 버튼 배열이나 메뉴 구성을 제공한다. LCD와 다른 특성의 전자 잉크 방식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강한 조명 아래에서도 또렷하게 글씨를 읽을 수 있고, 스마트폰, 텔레비전을 볼 때 느끼는 눈부심도 없다.

전자 방식의 파일을 불러오는 것이니, 기존 서적과 다르게 수백권 이상의 책을 한 번에 저장하고 읽을 수 있다. 또한 종이책으로는 불가능한 내용 검색도 가능하다. 종이로 된 책은 반드시 기억에 의존해 특정 문구나 단어를 찾아낼 수밖에 없지만, 전자책은 색인 기능을 통해 필요한 단어를 바로바로 검색할 수 있다.

하지만 전자책 단말기를 별도로 구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배터리다.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는 수많은 마이크로캡슐 안에 담긴 검은색, 흰색 입자를 움직여서 글자를 표시하는 디스플레이다. 화면 내용을 변경할 때만 일시적으로 배터리를 소모하므로 배터리 지속 시간이 긴데, 통상적인 하루 이상 사용하기 힘든 스마트폰에 비교해 짧아도 1주일에서 길면 2~3주까지도 쓸 수 있다.

'프론트 라이트'로 화면을 비추고 있는 상태, 어두운 곳에서도 읽을 수 있다.
출처=리디북스
'프론트 라이트'로 화면을 비추고 있는 상태, 어두운 곳에서도 읽을 수 있다. 출처=리디북스

단점이 없지는 않은데, '프론트 라이트'가 탑재되지 않은 모델은 야간에 쓰기 어렵다. 실제 책을 어두운 곳에서 읽을 수 없듯, 화면에 조명이 점등되는 프론트라이트가 없는 모델은 야간에 책을 읽을 수 없다. 또한, 화면 내구성이 스마트폰이나 LCD 스크린보다 떨어진다. 낙하 충격이나 가벼운 압력으로 인해 손상될 수 있으니 화면 보호를 위한 커버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 화면과 다르게, 눈부심이 없고 편안한 전자 독서 환경을 원한다면 단연 전자책이 우위에 있다. 배터리 소모도 거의 없고, 장시간 독서에도 유리하다. 스마트폰처럼 알림이 오지도 않으니 집중력을 할애하기도 좋다.

스마트폰, 태블릿 기기를 활용한 전자책 구매

스마트폰은 전자책을 휴대하기 좋은 수단이다.
출처=IT동아
스마트폰은 전자책을 휴대하기 좋은 수단이다. 출처=IT동아

전자책 단말기로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단말기를 별도로 휴대해야 한다. 만약 단말기를 휴대하기 어렵다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활용하는 방법도 생각해보자.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및 태블릿, 애플 아이폰 및 아이패드 모두 자체적인 전자책 앱을 제공하고 있으며, 밀리의 서재나 리디북스, 교보문고 등 한국인에게 익숙한 서비스를 활용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전자책의 장점은 단연 휴대성이다. 전자책 단말기와 다르게 항상 휴대할 수 있고, 원하는 책 판매점의 앱이나 리더를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전자책을 읽는 것 자체가 배터리를 소모하는 상태라는 점이다. 전자책 단말기는 화면이 바뀔 때만 배터리를 소모하나, 스마트폰 및 태블릿은 항상 화면이 켜진 상태를 유지한다. 야외에서 밝은 화면으로 책을 읽는다면 금세 배터리가 소진된다.

애플의 '도서'(좌), 앱스토어에서 검색한 전자책
앱(우)
애플의 '도서'(좌), 앱스토어에서 검색한 전자책 앱(우)

애플 '도서' 앱은 애플 아이폰 및 아이패드에 기본으로 포함돼있고,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저작권이 소멸된 '퍼블릭 도메인' 서적을 다루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 주를 이룬다. 유일한 단점은 영문 서적만 있다는 점. 통상적인 전자책처럼 사용하고 싶다면 다른 전자책 판매 사이가 배포하는 앱을 다운로드한 뒤, 해당 앱을 활용해 서적을 읽으면 된다.

구글 플레이 북, 혹은 별도 앱을 통해 전자책을 읽으면
된다.
구글 플레이 북, 혹은 별도 앱을 통해 전자책을 읽으면 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애플 앱스토어와 다르게 한글 서적을 취급한다. 플레이스토어 하단에서 '도서'를 누르면 한글로 된 전자책을 다운로드할 수 있고, 장르를 선택해서 받아볼 수 있다. 구매한 내역은 구글 웹브라우저를 이용해 컴퓨터로도 읽을 수 있으며, 다른 장치에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애플 앱스토어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전자책 앱을 다운로드해 활용할 수 있다.

읽는 습관에 따른 기기 선택, 플랫폼 선택도 신중

전자책 단말기를 사용하든, 스마트폰을 사용하든 독서는 독서다. 어느쪽이 편한지 잘 따져보고, 본인 선택에 맞는 규격을 고르면 그만이다. 하지만 무형 자산인 전자책은 실물로 존재하는 서적이 아닌 만큼, 구매한 내역에 대한 보호와 관리도 필요하다. 오는 3월 31일, 반디앤루니스, YES24, 알라딘 커뮤니케이션이 합작한 전자책 연합 '한국이퍼브'가 해체된다. 4월 1일 이전 구매분은 통합 뷰어로 볼 수 있지만, 이후 구매는 각 서점사 뷰어로만 볼 수 있다.

한국이퍼브가 3월 31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한다.
출처=한국크레마
한국이퍼브가 3월 31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한다. 출처=한국크레마

만약 한국이퍼브 계열 단말기인 '크레마'로 전자책을 구독했다면, 지금껏 구매한 전자책을 10월 1일까지 다운로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매한 내역 모두 소실된다. 전자책을 오랜 기간 보유하고 싶다면, 기반이 튼튼한 전자책 플랫폼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는 교훈을 남긴다.

책은 시간을 내서 읽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서 읽는 것이다. 전자책이더라도, 받아들이는 지식은 동일하며, 감회는 같다. 단지 어떻게 읽는가의 차이일 뿐이다. 아직 올해의 서적을 구매하지 못했다면, 큰 맘먹고 전자책을 구매해서 읽어보는 것 어떨까? 최소한 책 사러 갈 시간이 없다는 자기암시는 통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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