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가습기와 공기청정기, 같이 틀어도 괜찮을까요?
[IT동아 권명관 기자]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및 서비스의 선택에 고민이 있는 네티즌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에는 황사, 미세먼지 등으로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공기청정기와 건강 관리를 위해 주로 구매하는 가습기 관련 내용으로 문의하셨는데요. 어린 아이를 키우는 제보자는 지난 몇 년간 가습기를 사용하고 계셨습니다. 이어서 올해초 공기청정기를 구매하셨는데요.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를 함께 사용하면, 공기청정기 수치가 급격하게 상승해 경고 메시지를 보내 걱정이라고 하십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2살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아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가습기를 사용했고, 실내 공기도 걱정되면서 이번에 공기청정기를 구매했어요. 그런데,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같이 켜면 공기청정기 수치가 갑작스럽게 상승합니다. 가습기에서 나오는 분무량때문인지… 이유를 잘 모르겠네요. 원래 두 제품은 같이 사용하는게 아닌가요?
가습기와 공기청정기 같이 사용할 수 없나요?
안녕하세요. IT동아입니다. 요즘 같은 겨울철이면 24시간 난방하고, 환기 횟수를 줄이다 보니 실내 공기가 걱정이실 겁니다. 공기는 탁해지고, 습도는 건조해지고. 저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가습기는 꼭 필요하죠. 이제는 미세먼지도 걱정해야 하는 봄철이 다가오네요. 아마 제보자님께서도 그래서 공기청정기를 구매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미세먼지로 탁한 하늘 모습, 출처: 게티이미지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는 동시 사용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가습기가 뿜는 분무량(수분입자)이 공기청정기 수명(정확히는 필터 수명)에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습기에서 뿜어 나오는 수분입자가 크기 때문에 공기청정기의 먼지 센서와 필터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공기청정기 내부에 습기가 차게 되면(필터가 젖는 것이죠),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하게 되고, 악취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공기청정기 필터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원인으로도 작용합니다.
< 공기청정기 사용 모습,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부득이하게 함께 사용해야 한다면,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를 분리된 공간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습기는 아이가 있는 방, 공기청정기는 거실 등으로 말이죠. 만약 같은 공간에서 사용한다면,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를 2.5m 이상 떨어뜨려서 사용하시기를 권장합니다. 다만, 밀폐된 공간에서 두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사용하는 대부분의 공기청정기에는 필터를 사용합니다. 온전히 필터로만 공기를 정화하는 필터식 제품, 필터식 공기청정기에 이온발생장치를 더한 복합식 제품까지 더하면 국내 공기청정기의 95% 이상이 필터를 내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세먼지까지 걸러내기 위해 미세한 입자의 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낼 수 있는 헤파필터가 대중화되기 시작했죠. 점점 심해지는 미세먼지로 인해 필터는 더욱 촘촘하고 두꺼워지고 있습니다.
< 가습기 사용 모습,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가습기의 수분입자는 필터 수명뿐만 아니라 공기청정기 센서에도 영향을 일으켜 고장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공기청정기가 수분입자를 미세먼지로 인식하는 것인데요. 이럴 경우, 공기청정기 팬이 마구 돌아가는 경우를 보실 겁니다. 그만큼 팬모터와 센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가급적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는 같이 사용하지 않기를 권장합니다.
가습기와 공기청정기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까요?
가습기
무엇보다 가습기는 청결 즉, 세척이 중요합니다. 최소한 2~3일에 한번은 물통과 부품 등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이 좋습니다. 때문에 구매하기
전 물통은 주입구가 커서 손을 넣어 세척하기 쉬운지, 각 부품을 분리해서 세척할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겠네요.
< 가습기 세척 모습, 출처: 미로공식블로그 >
물은 매일 갈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물통에 물이 남아 있다면,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할 수 있어요. 남은 물은 버리고 새 물로 갈아주세요. 가습기에 사용하는 물은 수돗물이 좋습니다. 정수기 물이 깨끗해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정수된 물은 세균과 곰팡이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수돗물은 세균 번식을 막는 염소 성분이 들어있어 세균 방어에 용이하죠. 단, 수돗물도 오래 고여 있으면 세균이 번식합니다. 귀찮고 번거롭더라도 매일 물을 갈아주길 권장합니다.
< 출처: 미로공식블로그 >
(할 수 있다면) 수시로 환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내가 습해지면 세균, 곰팡이 등이 쉽게 번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습기는 밀폐된 공간이나 좁은 방보다 거실 등 넓은 공간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과 너무 가까운 곳에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가습기 분무를 직접 쬐는 경우도 있는데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너무 가깝게 사용할 경우, 체온이 떨어지기 쉽고, 코 점막 등 기관지를 자극해 감기나 비염 등에 걸릴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벽, TV, 오디오 등 가전제품과 습기에 약한 가구와는 떨어진 곳에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장시간 사용하지 않을 때는 물을 비우고, 건조하게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기청정기
필터 교환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무조건 공기청정기를 사용한다고 실내 공기가 깨끗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필터가
더러워져 있다면,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필터 교환, 기기 내부 청소 등을 제때 하지 않으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니
유의하세요.
< 공기청정기 필터 교환은 제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공기청정기는 상황에 따라 위치를 옮기면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기청정기는 오염된 공기가 멀리 퍼지기 전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환기 뒤엔 열어 놨던 창문 주변에, 생선구이 등 요리를 많이 했다면 주방과 거실 사이에, 출입이 잦을 땐 현관 앞에 두는 등 상황에 맞게 위치를 바꿔주는 것이 좋습니다.
공기청정기는 가습기뿐만 아니라 다른 가전제품과 같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즉,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 효과가 좋고, 제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는데요. 청소기를 돌리거나 요리할 때 등에는 잠시 공기청정기를 꺼두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고기나 생선을 구울 때 연기가 발생해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공기청정기의 헤파필터는 기름먼지에 약하니 실내에서 고기나 생선을 구울 때는 요리를 끝낸 뒤 환기하고, 다시 틀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환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틀립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실내공기 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하루 3번, 10분씩 짧게 환기하라고 권장합니다. 오랜 시간 공기가 순환되지 않으면, 이산화탄소, 폼알데하이드, 휘발성 유기화화물 등이 실내에 축적되기 때문인데요. 환기 후에 공기청정기를 다시 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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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