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활용하기] 요금 0원에 데이터 마음껏? 듀얼심 이용 통신요금 절감 팁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해외에서는 비교적 흔히 볼 수 있지만 국내에선 여러가지 이유로 생소한 스마트폰 관련 기능이 하나 있다. 바로 '듀얼심(Dual Sim)' 기능이다. 이는 한 대의 휴대전화 단말기에 2개의 유심(USIM)을 꽂아 쓸 수 있는 기능으로, 이를 이용하면 한 대의 단말기에서 각각 다른 이동통신사에서 서비스하는 2개의 번호를 같이 쓸 수 있다. 이는 특히 통신 커버리지가 열악한 지역에서 유용하다. 1대의 단말기에서 2개 통신사의 서비스를 함께 이용 가능하므로 한쪽 통신사의 신호가 잘 잡히지 않더라도 다른 통신사에 접속하면 되기 때문이다.

유심 2개를 꽂을 수 있는 듀얼심 지원 폰
유심 2개를 꽂을 수 있는 듀얼심 지원 폰

그리고 해외 여행을 할 때도 유용하다. 요즘 해외여행객들은 로밍 서비스 대신 현지 이동통신사의 유심을 사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데이터 접속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유심 슬롯이 1개 밖에 없는 단말기의 경우, 해외 유심을 이용하려면 할 수 없이 국내 유심을 뺄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하면 국내에서 걸려오는 전화나 문자를 수신할 수 없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듀얼심 단말기의 경우, 국내 유심과 해외 유심을 동시에 꽂아서 전화는 국내 유심(로밍)으로, 데이터만 현지 유심으로 이용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국내에서 걸려오는 전화나 문자를 받을 수 있으면서 해외 데이터 이용 역시 저렴하게 할 수 있다.

기본 이용료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와 결합하면 유용

그리고 국내 이용시에도 이런 듀얼심의 특징을 극대화한다면 극히 낮은 월 요금으로 데이터를 마음껏 이용이 가능한 스마트폰 환경을 꾸리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러한 환경을 꾸미려면 몇 가지 사전 조건이 필요한데 일단 듀얼심 스마트폰 단말기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가족 중에 SKT나 KT의 무제한, 혹은 고용량 요금제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물론 가족 외에 친한 친구나 직장 동료에게도 부탁하는 것도 가능은 하지만 실례가 될 수도 있다.

유심 2개를 꽂으면 2개의 통신사 이름과 안테나가
뜬다
유심 2개를 꽂으면 2개의 통신사 이름과 안테나가 뜬다

우선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사용자가 이용하는 회선을 기본료가 최대한 저렴한 요금제로 바꾸는 것(번호이동)이다. 특히 알뜰폰 요금제 중에 이런 것이 많은데, 가장 추천할 만한 건 에넥스텔레콤(A모바일)의 'A Zero' 요금제다. 이는 월 기본요금 0원이며, 50분의 무료 음성을 제공한다. 그 외에 월 3,850원에 음성 60분 / 데이터 600MB를 제공하는 프리텔레콤(freeT)의 'LTE 600M’ 요금제' 월 3,96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서경텔레콤의 '70분/30건 요금제' 등도 역시 고려대상이다.

고용량 요금제 이용하는 가족의 데이터쉐어링 유심 이용

그리고 데이터 전용 유심 역시 필요한데, 만약 SKT나 KT의 무제한 요금제와 같이 데이터가 넉넉한 LTE 요금제를 쓰는 가족(혹은 친한 지인)이 있다면 그에게 '데이터쉐어링' 유심을 발급받아 달라고 부탁하자. 데이터쉐어링이란 메인회선과 데이터 잔량을 공유해 쓸 수 있는 데이터 전용(음성 통화 불가) 유심을 발급, 다른 단말기에 꽂아 쓰는 서비스다.

KT와 LG유플러스는 데이터쉐어링, SKT는 '데이터 함께쓰기'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다만 LG유플러스의 경우는 태블릿이나 기타 스마트기기(스마트워치, 스마트카메라 등)용으로만 데이터쉐어링 서비스를 지원하므로 스마트폰용으론 쓸 수 없다. 따라서 SKT나 KT의 데이터쉐어링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LTE 요금제의 경우, 최대 2개까지 데이터쉐어링 유심을 무료로 발급 가능하다. 5G 요금제 역시 데이터쉐어링이 되긴 하지만 유심 1개당 5,000원의 월 요금이 부과되므로 효용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데이터쉐어링 서비스에 대한
설명(출처=KT)
데이터쉐어링 서비스에 대한 설명(출처=KT)
< 데이터쉐어링 서비스에 대한 설명(출처=KT)>

SKT의 경우, 월 100GB의 전용 데이터를 제공하는 'T플랜 에센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데이터쉐어링 유심을 발급받을 경우 최대 15GB까지, 150GB 전용 데이터의 'T플랜 스페셜' 이용자는 최대 20GB까지만 데이터쉐어링으로 쓸 수 있는 등, 공유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에 제한이 있다. 물론 15GB나 20GB 역시 한 달을 쓰기에는 크게 무리가 없는 용량이긴 하다.

반면 KT의 경우, 100GB 전용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이터ON 비디오' 요금제에서 100GB 전체 용량을 데이터쉐어링으로 공유할 수 있으며, 전용 데이터가 완전무제한인 '데이터ON 프리미엄' 요금제의 경우는 50GB의 공유용 데이터를 별도로 제공하는 등 SKT에 비해 공유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넉넉한 편이니 참고하자.

이렇게 준비가 끝났으면 해당 요금제 명의자가 직접 신분증 및 LTE 스마트폰 공기기를 가지고 가까운 SKT나 KT 지점이나 직영점을 방문해 데이터쉐어링(데이터 함께쓰기) 유심을 발급해 달라고 요청하자. 대리인이 대신 방문할 경우는 위임장이 필요할 수도 있으므로 절차가 조금 더 복잡 해진다. 그리고 앞서 설명할 것처럼 2대까지는 월 요금이 부과되지 않지만 처음 개통시에 유심 비용 몇 천원 정도는 내야 한다.

유심 2개 꽂고 1개는 데이터, 나머지 1개는 통화용으로 설정

이렇게 발급받은 가족(혹은 지인)의 데이터쉐어링 유심을 자신의 듀얼심 스마트폰의 슬롯 1번에 꽂고, 나머지 2번 슬롯에 통화용으로 쓸 자신의 유심을 꽂는 식으로 설치하자. 그 후 스마트폰의 내부 설정에서 1번 슬롯은 데이터 전용, 2번 슬롯은 통화 전용으로 설정한다면 월 기본요금 0원(에넥스텔레콤 A Zero 요금제 기준)에 데이터 최대 100GB(KT 데이터ON 비디오 요금제 기준)를 쓸 수 있는 엄청난 실속형 스마트폰이 완성된다.

유심 2개의 인식을 확인한 후, 각각을 통화용과 데이터용으로
지정하자
유심 2개의 인식을 확인한 후, 각각을 통화용과 데이터용으로 지정하자

한편, 이렇게 이점이 많은 듀얼심 기능이지만 국내에서 이용하기엔 어려움도 있다. 국내에 이런 제품이 그다지 출시되지 않아 선택의 폭이 좁기 때문이다. 중국이나 미국, 동남아시아 등에는 듀얼심 스마트폰이 다수 팔리고 있으며, 심지어는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나나 LG전자 G / V 시리즈 역시 해외 버전은 듀얼심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국내 출시 모델은 듀얼심 기능이 제외되어 나온다.

듀얼심을 지원하는 샤오미 홍미노트 8T
듀얼심을 지원하는 샤오미 홍미노트 8T
< 듀얼심을 지원하는 샤오미 홍미노트 8T>

국내에 정식 출시된 듀얼심 지원 스마트폰은 샤오미의 홍미노트 시리즈, 포코폰 F1, 레노버의 팹2 프로 등 몇 종류 되지 않는다. 그 외에 해외에 출시된 삼성전자나 LG전자의 듀얼심 지원 제품을 직구로 사서 쓰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사후지원을 받는데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능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대단히 크므로 통신비 절감에 관심이 많거나 해외 여행이 잦은 사용자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