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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애정남] 10년 넘은 구형 노트북도 SSD 달면 쓸 만할까요?

김영우

[IT동아 김영우 기자] 이미 구형이 되어버린 노트북이라도 일부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 활용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시스템 메모리(RAM) 용량을 확장하면 덩치가 큰 소프트웨어 좀 더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고 더 큰 용량의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로 교체하면 더 많은 파일을 저장할 수 있죠.

그리고 최근에 가장 각광받는 업그레이드 방식이 바로 저장장치를 HDD를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로 교체하는 것이죠. 이는 특히 시스템 전반의 구동속도를 높이는 데 한 몫을 합니다. 그런데 출시된 지 10년 이상 된 아주 구형 노트북도 SSD 업그레이드의 효과를 볼 수 있을까요? 이번에 사연을 주신 enugurxxxs님 역시 그런 고민을 하시는 분입니다. 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일부 내용 편집).

2008년에 첫 출시된 레노버 씽크패드 X200
<2008년에 첫 출시된 레노버 씽크패드 X200>

안녕하십니까. 저는 대구에 사는 박XX라고 합니다. 문의사항이 있습니다. 바쁘시겠지만 간단히 조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 집에 2009년에 산 레노버 씽크패드 X200이라는 노트북이 있습니다. 오래되었지만 작동은 됩니다. 근데 너무 느립니다. 그래서 여기에 SSD를 달아서 쓰려고 하는데, 얼마나 빨라질지 모르겠네요. 기자님의 의견을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몇 기가 짜리를 사야 할지, 혹시 사면 안되는 모델도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하시는 일 다 잘 되시고 뒤늦게마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SSD 달면 빨라진다'는 말의 맹점

안녕하세요. IT동아입니다. 'HDD를 SSD로 바꾸면 시스템 성능이 좋아진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사실 이건 아주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정확히는 'SSD 달면 느린 HDD로 인해 발목이 잡혀 있던 시스템이 본래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죠.

따라서 일정 수준이상의 CPU나 메모리를 탑재한 시스템이라면 SSD 탑재로 인해 전반적인 체감성능이 확연하게 향상됩니다만, 애당초 사양이 낮은 저가형 시스템, 지나치게 오래된 시스템이라면 SSD 탑재에 따른 체감성능의 향상 정도가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코어2 듀오급 노트북은 지금도 쓸 만할까?

말씀하신 레노버 씽크패드 X200은 2008년에 첫 출시된 제품으로, CPU는 코어2 듀오 후기형(코드명 펜린)을 탑재하고 있었습니다. 코어2 듀오가 당시 상당히 고성능이긴 했습니다만, 지금 기준으로는 최저가 CPU인 '아톰(신형)'만도 못한 성능을 냅니다.

그래도 레노버 X200은 SATA 포트는 갖추고 있기에 현재 팔리는 2.5 인치 크기의 SATA SSD를 무난히 장착 가능하다는 이점은 있겠네요. 다만, 요즘 팔리는 SATA SSD는 최대 6Gbps의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를 갖춘 3.0 규격인데 비해, 레노버 X200의 SATA 포트는 2.0(3Gbps) 규격인지라 신형 SSD를 달더라도 최대 성능을 낼 수 없다는 점도 알아 두시길 바랍니다.

10년 전 구형 노트북에 실제로 SSD 달기

10여년 전에 팔리던 코어2 듀오급 노트북에 SSD를 달면 실제 얼마나 쓸 만할지 검증해 보기 위해 IT동아 편집부의 창고에 있던 구형 노트북인 'MSI PR201' 다시 꺼내 봤습니다. 코어2 듀오 P9500 CPU에 3GB 메모리, 그리고 160GB HDD를 탑재한 제품이죠. 질문자님이 보유하신 레노버 X200과 유사한 사양을 갖췄습니다.

일단 HDD를 초기화하고 윈도우10 운영체제를 새로 설치한 후 몇 가지 작업을 해봤습니다. 윈도우10 부팅은 약 35초, 포토샵 CS2의 실행은 약 25초 정도 걸리네요. 혹시나 해서 저사양 게임인 ‘던전앤파이터’도 구동해 봤는데 게임을 실행해 캐릭터 선택 화면이 나올 때까지 약 1분 30초 정도가 걸리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제품의 연식을 생각해보면 의외로 쓸 만한 것 같기도 한데, 운영체제를 이제 막 초기화해서 시스템 내부가 깨끗한 상태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여기에 HDD를 SSD로 교체해 보면 어떨까요? 얼마 전에 IT동아에서 리뷰 기사를 냈던 리뷰안 900G 프로(1TB) SSD를 구형 노트북에 탑재해 보겠습니다. 물론 이런 구형 노트북에 1TB의 최신 SSD라면 좀 분에 넘치긴 하네요.

SATA-USB 변환 케이블로 새 SSD를 연결하고 미니툴 파티션 위저드로 데이터 복제 작업을 했다

일단 SATA-USB 변환 케이블을 이용해 노트북의 USB 포트와 SSD를 연결한 후, 디스크 복제용 소프트웨어인 '미니툴 파티션 위저드(MimiTool Partition Wizard)'를 구동해 기존 HDD에 있던 운영체제 및 각종 데이터를 옮기는 마이그레이션(복제) 작업을 했습니다.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고 한글메뉴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라 화면의 지시만 따르면 누구라도 무난히 마이그레이션이 가능할 것입니다.

기존의 HDD를 꺼내고 새 SSD를 장착한다

이렇게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을 끝내고 노트북의 바닥 커버를 열어 기존의 HDD를 꺼내고 새 HDD로 교체했습니다. 전원을 켜니 이전의 상태와 완전히 동일하게 부팅이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분명 어느정도 빨라지긴 했지만 아쉬움도 있어

성능이 어느 정도 향상되었는지 직접 이용하며 측정해보니 윈도우10 부팅에 걸리는 시간은 약 35초에서 20초로, 포토샵 실행속도는 약 25초에서 15초로 단축되었네요. 확실히 빨라 지긴 했는데, 그렇다고 하여 아주 드라마틱한 수준의 변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거의 5배 정도 더 빠른 저장장치로 교체했는데도 말이죠. 특히 던전앤파이터 게임의 실행에 걸리는 시간의 경우, HDD 상태에서 약 1분 30초 정도 걸리던 것이 SSD 상태에선 1분 20초 정도로 아주 약간 빨라진 정도입니다.

던전앤파이터 게임 구동 속도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분명 저장장치의 속도가 빨라 지긴 했으나 CPU의 성능이나 네트워크 속도 등은 변화가 없었고, 이 때문에 연산능력이나 네트워크 의존도가 높은 작업의 경우는 아무래도 성능향상에 한계가 분명합니다. 그리고 SATA 3.0 기반 신형 SSD의 성능을 온전하게 내지 못하는 것도 문제죠.

2세대 이후, 코어 i3급 이상의 시스템이라면 SSD 업그레이드 효율 좋아

물론,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는 하나 성능이 어느정도 향상된 것은 사실이므로 오래된 노트북의 수명을 연장하고자 한다면 SSD 교체가 아주 의미가 없진 않습니다. 특히 HDD 이용시에 종종 발생하던 멈칫거림의 빈도가 SSD 교체 후에는 크게 줄어들었거든요. 웹서핑 정도의 작업만 한다면 그럭저럭 할 만합니다. 코어2 듀오급 같은 10여년 전의 구형 노트북에 SSD를 굳이 달려고 하는 경우, 너무 비싼 고용량의 SSD는 투자 대비 효율이 그리 좋지 않으니 128GB 이하의 저용량 SSD를 구매해 다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 개인적인 경험으로 HDD -> SSD 교체 시에 성능 향상의 정도가 컸던 경우는 2011년에 첫 출시된 2세대 코어 시리즈 이후의 시스템, 그 중에서도 코어 i3급 이상의 CPU를 탑재한 시스템이었습니다. 이런 시스템의 경우는 CPU의 성능도 아직 그럭저럭 쓸 만하고 각종 인터페이스 역시 비교적 진보된 것이 적용되었기 때문이죠. 구형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를 고려하신다면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이나 서비스의 선택, 혹은 이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애플리케이션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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