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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는 이상적인 차세대 교통수단? 과연?

김영우

[IT동아 김영우 기자] 더 높은 효율을 내면서 보다 친환경적인 에너지로 전환하는 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원동력 중 하나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두된 단어가 바로 '수소경제'다. 이는 이름 그대로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해 기존의 화석연료 시스템을 대체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특히 자동차로 대표되는 운송수단의 진화가 주목받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EV)인 '넥쏘'(출처=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EV)인 '넥쏘'(출처=현대자동차)>

그렇다면 수소 에너지와 자동차의 결합은 어떤 형태이며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 이를 위해선 일단 수소의 특성부터 확인해 봐야 한다. 수소는 작고 가벼우며 반응성이 좋아 타 원소와 결합한 형태로 자연계에 다수 존재하고 있다. 특히 열량이 우수하기 때문에 기존의 내연기관 대비 고효율의 에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또한 이를 활용해 동력을 얻은 후에도 유해물질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수소(H)와 산소(O)를 반응시켜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오로지 순수한 물만이 부산물로 생성되니 친환경성 측면에선 더할 나위가 없다.

<각 친환경차의 구동 원리 비교(출처=현대자동차)
<각 친환경차의 구동 원리 비교(출처=현대자동차)>

이런 수소를 자동차의 동력원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로 수소를 그대로 연소시켜 내연기관처럼 구동하는 방식이 있는데, 이는 효율이 그다지 높지 않아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두번째 방식은 수소를 화학 반응시켜 전기를 생성하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구성, 이를 통해 모터를 구동해 주행하는 방식이다. 이는 고효율을 기대할 수 있고 승차감도 우수해 수소자동차 관련 업계는 대부분 두번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차량은 정확히는 '수소 기반의 전기자동차', 혹은 '수소연료전지자동차'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2020년 현재 통상적으로 칭하는 '수소자동차'는 대부분은 이런 방식이다. 영어 약자로 '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라 쓰기도 한다.

수소자동차의 장점, 우수한 친환경성과 충전의 신속함

그렇다면 이런 수소자동차(FCEV)가 대중화된다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 우선 가장 먼저 얻을 수 있는 건 높은 에너지 효율이다. 수소는 같은 무게의 화석연료에 비해 3배에 달하는 열량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2020년 현재 출시된 수소자동차는 연료 1kg 당 100km 정도를 달릴 수 있다. 현재 판매중인 현대 넥쏘 수소차의 경우, 6.33kg 용량의 연료탱크를 탑재하고 있는데 최대 항속거리는 609km라고 제조사는 밝히고 있다. 그리고 연료를 제외하면 전기자동차와 유사한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전기자동차의 장점인 높은 정숙성과 쾌적한 승차감, 그리고 우수한 가속능력 등의 특성 역시 고스란히 갖췄다.

그리고 수소자동차는 연료전지의 구동을 위해 깨끗한 공기의 지속적인 공급이 필요하다. 때문에 수소자동차는 공기에 포함된 먼지나 유해물질을 거르는 공기청정 시스템을 갖췄다. 그리고 앞서 설명한 것처럼 유해물질을 전혀 발생시키지 않고 오로지 물만 배출하므로 수소자동차가 많아질수록 주변의 공기가 깨끗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소 기반 연료전지의 전기 발생 원리(출처=현대자동차)
<수소 기반 연료전지의 전기 발생 원리(출처=현대자동차)>

이와 더불어 연료 충전과정이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와 유사하다는 것 역시 큰 장점이다. 전기자동차의 경우는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빨라도 30분, 늦으면 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급하게 어딘가 가야할 때, 혹은 장거리 주행을 해야 하는 경우 불편하다. 하지만 수소자동차의 경우는 수소충전소에서 5분 남짓의 시간동안 연료를 가득 채우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내연기과 차량과 유사한 감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인프라 확충 없이는 무의미한 수소자동차의 장점

그렇다면 수소자동차는 이렇게 장점만 있는 걸까? 물론 그렇지 않다. 수소자동차를 이용하는데 가장 큰 고민거리는 충전인프라의 부족이다. 2019년 12월 기준, 전국에는 26군데의 수소충전소가 운영 중이다. 최대의 도시인 서울에 겨우 3군데, 그 외의 지역엔 시도당 1~2군데 정도가 있을 뿐이다. 충전인프라를 점차 늘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 당장 이용하기에 불편한 건 사실이다. 이는 전기자동차 대비 수소자동차의 장점인 충전의 신속함을 무색하게 한다.

고가의 장치가 다수 탑재되기에 차량 자체의 가격이 높다는 점도 보급의 걸림돌이다. 2020년 1월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수소자동차는 현대자동차의 넥쏘가 유일한데 넥쏘 기본 모델의 판매가격은 73,378,500원에 달한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친환경차 지원정책을 통해 세금 혜택 및 보조금을 받으면 정가의 절반 정도인 3000만원대에 살 수 있다고는 하지만 비슷한 크기의 일반 소형 SUV 대비 비싼 값을 줘야하는 건 마찬가지다.

수소를 연료로 이용하니 혹시나 외부 충격을 받으면 수소폭탄처럼 대폭발을 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는 일반인들도 있다. 하지만 수소자동차에 이용하는 수소는 수소폭탄에 이용하는 중수소나 삼중수소와는 다른 것이며, 수소폭탄을 기폭시키기 위해선 원자폭탄 수준의 열량을 가진 뇌관이 필요하다.

수소자동차에 쓰이는 수소와 수소폭탄용 수소의 차이점(출처=현대자동차)
<수소자동차에 쓰이는 수소와 수소폭탄용 수소의 차이점(출처=현대자동차)>

그리고 지금 상용화된 수소자동차에는 철보다 강도가 10배 정도 높은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 기반의 수소탱크가 탑재된다. 혹시나 사고로 탱크가 손상되더라도 수소는 밀도가 낮아 빠르게 하늘로 휘발되므로 폭발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제조사는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소자동차 = 수소폭탄이라는 일반인들의 선입견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수소자동차는 차세대 친환경차의 자리를 두고 전기자동차와 정면대결을 해야 한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2020년 현재,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대부분 전기자동차 제품군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 수소자동차를 실제로 팔고 있는 업체는 현대자동차, 토요타, 혼다 등 몇 개 되지 않는다. 메르세데스 벤츠나 GM, 포드 등도 수소자동차를 만든 적이 있으나 시험용으로만 공개하거나 극히 제한된 시장에만 잠깐 선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인프라 구축 및 규모의 경제 형성이 급선무

위와 같이 수소자동차는 다수의 장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인프라의 빈약함이나 대중적인 인식의 부족으로 인해 보급률을 높이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규모의 경제가 형성되지 않아 또다른 친환경차인 전기자동차와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다. 다만 위와 같은 몇 가지 난점을 해소한다면 가장 이상적인 차세대 교통수단이 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 전용차량으로 도입한 현대 넥쏘에 탑승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출처=청와대)
<대통령 전용차량으로 도입한 현대 넥쏘에 탑승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출처=청와대)>

현대자동차는 작년 한 해 동안 4000여대의 넥쏘를 국내에 판매했으며 올해 국내 판매 목표가 1만 100대라고 발표한 바 있다. 정부 역시 청와대의 대통령 전용차량으로 넥쏘를 도입하고 올해부터 수소차 지원을 확대, 넥쏘를 사는 소비자에게 최대 425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하는 등, 수소경제의 활성화에 적극적인 점을 주목할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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