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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고성능 노트북의 결정적 기준, 애플 맥북 프로 16형

남시현

애플 맥북 프로 16형, 15형 모델이 16형 모델로 재탄생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워크스테이션(Workstation)은 공학 설계나 통계 처리, 그래픽 연산 처리에 특화된 고성능 개인용 컴퓨터다. 개인용 컴퓨터 성능의 상향 평준화와 다중 코어 데스크톱 가격이 하락하면서 워크스테이션이라는 단어가 주는 위상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고성능 작업용 컴퓨터라는 인식이 여전하다.

반면, 노트북으로서의 워크스테이션은 그야말로 '핫한' 시장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노트북용 고성능 프로세서 성능이 큰 폭으로 발전했고, 작업 환경에 대한 위치적 제약도 줄어들면서 어디서든 고성능으로 작업할 수 있는 워크스테이션 노트북이 각광받는 것이다. 단순 성능 비교로 데스크톱 워크스테이션과 비교할 정돈 아니나, 언제 어디서든 부족함 없는 성능을 누릴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크다.

이에 따라 애플의 노트북 제품군인 맥북 프로도 새롭게 정의되었다. 애플 맥북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출시된 이후 애플 맥북 프로 시리즈는 13.3형 15.4형 두 모델만 출시돼왔다. 두 제품 중에서도 더 성능이 뛰어난 제품은 맥북 프로 15형인데, 올해부터는 더 강력한 프로세서와 그래픽 카드, 더 큰 배터리를 탑재하고 화면도 16인치로 키운 모델로 대체된다.

전문가를 위한 전문가용 노트북, 맥북 프로 16형

인텔 코어 i9 / i7과 AMD 라데온 프로 5300M/5500M이 적용된다.

맥북 프로 16형은 외부 환경에서도 뛰어난 컴퓨터 성능이 필요한 사진 작가와 영화 제작자, 프로그램 개발자 등을 위한 노트북이며, 우수한 연산 성능이 필요한 금융, 과학, 산업 분야의 인력에게도 만족할만한 성능을 제공한다. 프로세서는 인텔 8코어/6코어 프로세서를 선택할 수 있고, 16/32/64GB DDR4 메모리 옵션이 제공된다. 또한, 그래픽 연산이 필요한 전문가를 위해 AMD 라데온 프로 5300M/5500M 4GB/5500M 8GB 외장 그래픽 카드를 선택해서 탑재할 수 있다.

외관상 크기는 두께 1.62cm, 가로 37.79cm, 세로 24.59cm이며, 무게는 약 2kg으로 휴대용 노트북 중으로는 큰 편에 속한다. 하지만 상하판 전체에 견고한 알루미늄 재질을 적용하고, 16인치의 대화면을 갖췄음에도 2kg인 점은 상당히 놀라운데, 통상적으로 15.6인치 플라스틱 노트북도 이보다 크고 무거운 제품이 많기 때문이다.

최대 500니트 밝기를 내는 레티나 디스플레이

16인치로 확장된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3,072x1,920 픽셀로 구성돼있고, 일반 FHD 모니터보다 훨씬 세밀하게 화면을 표현한다. 패널 성능은 최대 500니트 밝기를 제공하며, 상하좌우 어디서 보든 색상 및 밝기에 변화가 없는 광시야각 IPS 패널을 탑재했다. 500니트 밝기는 촛불 500개를 켠 수준의 밝기를 뜻하는데, 화면에 직사광선이 비쳐도 화면을 확인하는 데 무리가 없다.

디스플레이가 표현할 수 있는 색상을 규정한 색영역은 디스플레이 P3 색영역을 준수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P3란, 디지털 영화의 재생 및 편집을 위해 규정된 색 공간이다. 공동으로 영상 작업물 하나를 편집할 때, 사람마다 결과물이 다르게 보이는 것을 방지한다.

좌우 총 4개의 썬더볼트 3 포트, 오디오 단자가 배치돼있다.

맥북 프로 시리즈의 인터페이스 포트는 총 4개의 썬더볼트 3로만 구성돼있다. 썬더볼트 3는 USB C 규격(타원형) 형태로 된 단자인데, USB 3.0과 비교해 8.5배나 빠른 최대 40Gbps(초당 5GB) 전송속도와 100W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일반 USB나 SD카드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별매의 연결 장치(USB C 규격 허브)를 구매해 연결해야 한다는 단점은 있으나, 기존 USB로는 활용할 수 없었던 외장형 그래픽 카드나 네트워크 스토리지(NAS), 공유기, 모니터 같은 고성능 장치를 연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전력 공급이 가능한 썬더볼트 3 특성상, 이 4개 중 어떤 포트에 꽂아도 노트북을 충전할 수 있다. 기본 제공되는 96W USB-C 전원 어댑터 대신 USB-PD 규격을 지원하는 타사 충전기도 꽂을 수 있으니, 전 세계 어디서든 쉽게 노트북을 충전할 수 있다.

나비식 키보드에서 가위식으로 회귀했고, 배열도 더 편하게 바뀌었다.

키보드는 2015년 이전에 사용되던 가위식 키보드로 회귀했고, 모니터 화면 일부가 들어오는 터치 바(Touch Bar)와 함께 키보드 형태(레이아웃)를 더욱 편하게 바꿨다. 프로그래머의 편의를 위해 좌측 모서리의 ESC 버튼을 물리 버튼으로 꿨고, 측 하단의 방향키도 4개 모두 동일한 사이즈로 바꿨다. 터치바 역시 터치 ID 버튼을 독립시키면서 더욱 구분이 쉬워졌다.

영상 제작 및 편집자를 위한 사운드 기능은 맥북 프로 16형의 숨겨진 매력 포인트다. 키보드 양 좌측의 무수한 타공 내부에는 하이파이 6 스피커 시스템은 포스 캔슬링 우퍼를 포함한 6개의 스피커로 구성돼있는데, 높은 볼륨에서도 노트북의 떨림이 잘 억제되는 모습이고, 개방감이 탁월하면서도 높은 음압을 낸다. 마이크 역시 아마추어용 녹음 마이크로 쓸 수 있는 수준인데, 노트북 마이크임을 고려한다면 대단히 우수한 수준이다.

상 하판 전부 알루미늄으로만 된 것이 특징.

맥북 프로 16형의 외관은 단순함 그 자체다. 색상 선택도 실버, 스페이스 그레이 두 종류 뿐이며, 다른 기업의 고성능 제품과 다르게 아름다운 패턴이나 꾸밈도 찾아볼 수 없다. 알루미늄 그 자체를 노트북으로 깎는다면 이런 느낌이다. 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 숨겨진 성능은 워크스테이션 노트북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강력하다. 어느 정도일지 간단한 성능 비교 자료를 통해 소개해드린다.

애플 맥 OS를 기반으로 한 모든 프로그램에 최적.

맥 OS 카탈리나가 적용된 맥북 프로 16형

맥북 프로 16형은 8코어 16스레드로 구성된 인텔 코어 i9-9980HK, 6코어 12스레드로 구성된 인텔 i7-9750H 프로세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메모리는 2,666MHz로 동작하는 16GB DDR4 메모리를 기본으로, 32GB 또는 64GB 메모리를 선택할 수 있다. 데스크톱인 애플 맥프로, 아이맥 프로와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애플 아이맥과 비교하면 대등하거나 그 이상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인텔 코어 i9 프로세서와 32GB DDR4 메모리, 선택 사양 중 가장 성능이 높은 AMD 라데온 프로 5500M 8GB가 탑재된 모델이다.

인텔/AMD 데스크톱 프로세서에 근접한 성능을 낸다.

성능을 수치로 보여주는 프로그램, 긱벤치 5 실행 결과다. 총 8개 코어가 있으며 단일 기준 1,144점, 8개 전체 기준 7,314점을 획득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른 프로세서와 비교하자면 데스크톱용 인텔 9세대 코어 i7-9700K의 다중 코어 점수가 6,900~8,000 사이이며, AMD 라이젠 3세대 3700X가 7700~8800 사이를 오간다. 실제 작업 환경을 1:1로 비교하면 데스크톱쪽이 높겠지만, 단순 비교로는 최신형 데스크톱 프로세서에 근접한다.

이 결과가 대단한 이유는 맥북 프로가 휴대용 컴퓨터기 때문이다. 비교군인 인텔 9세대 및 라이젠 3세대 프로세서는 작년에 출시된 데스크톱 프로세서 중에서도 상위급 제품이며, 최소한 10kg 이상 부품으로 채운 다음 대형 쿨러까지 갖춰야 안정적으로 동작한다. 맥북 프로 16형은 2kg대 몸체에 고성능 컴퓨터 하나를 완전히 집약했다고 보면 된다.

최신형 초경량 노트북과 비교해 약 6배 높은 성능을 보인다

다른 일반 노트북과 비교하면 어떨까? 실제 영상 편집 작업을 통해 작업 역량을 비교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 V-레이(RAY)를 활용해 맥북 프로 16형 그리고 인텔 8세대 i5-8265U가 탑재된 초경량 노트북을 비교했다. 4개의 저전력 코어가 적용된 초경량 노트북은 1,769점, 맥북 프로 16형은 10,333점을 획득했다. 동일한 작업 수행 시 약 5.8배의 소요시간 차이가 난다는 의미인데, 장시간 작업이라면 6배 이상의 시간차가 난다.

쓰기 속도 초당 2.8GB, 읽기 속도 초당 2.6GB를 기록했다.

맥북 프로 16형의 저장 장치는 최소 512GB SSD부터 시작해 1TB, 2TB, 4TB 또는 8TB로 구성할 수 있다. 또한, 4개의 썬더볼트 포트를 통해 빠른 속도로 외부 저장 장치를 활용할 수 있다. 여행 작가, 다큐멘터리 촬영, 영화 촬영이라면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한데, 행여 전송 속도나 용량이 부족하다면, 촬영 외 소모되는 시간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맥북 프로 16형은 속도와 용량 모두 흠잡을 데가 없다.

리뷰 제품에 탑재된 2TB SSD를 블랙매직디자인의 디스크 속도 테스트로 측정했다. 해당 시험에서 쓰기 속도는 초당 2.8GB, 읽기 속도는 초당 2.6GB를 기록했는데, 4GB급 Full-HD 영상을 2초 안에 다운로드할 수 있다. 해당 노트북에 사용된 썬더볼트 3의 최대 전송 지원 속도가 40GBps, 초당 5GB를 보낼 수 있으니 RAW 원본 영상 작업, 혹은 수백GB급 대용량 파일도 커피 한잔 마시는 새 읽고 쓸 수 있다.

모바일 워크 스테이션의 표준을 제시하다.

맥북 프로 16형은 활용도가 대단히 높은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이다.

기자 역시 한 대의 윈도우 노트북과 맥북 프로를 동시에 쓰고 있는데, 기사 작성 등은 윈도우 컴퓨터로 하고, 사진이나 영상 편집은 맥북을 사용한다. 고품질, 고성능 영상 표준인 애플 프로레스(ProRes) 코덱을 지원하는 파이널컷 프로, 디스플레이 P3를 준수하는 화면, 디지털 음원 작곡가와 떼놓을 수 없는 애플 로직 프로 같은 업계 표준 프로그램은 맥OS가 탑재된 매킨토시에서만 쓸 수 있는 게 이유다.

리뷰를 통해 접한 맥북 프로 16형은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이면서, 맥북 프로 및 맥OS 고유의 활용도를 더욱 끌어올린 제품이라는 느낌이다. 인텔 코어 i9 프로세서는 노트북 중에서는 최고 수준의 작업 역량을 보여주며, 16인치 대 대화면으로 더 넓게 볼 수 있다. 편리한 트랙 패드나 하이파이 6 스피커, 사용자가 열기를 느끼지 않는 방향으로 열 배출구 등등, 세부적인 부분의 완성도는 최고 수준이다.

지금까지 구형 맥북을 사용하고 있었다면 맥북 프로 16형에 반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최소 310만 원대부터 최대 770만 원대에 이르는 가격은 감당해야 할 것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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